유·무인 복합전 앞당길 ‘협력 무인전투기’

입력 2026. 07. 08   15:41
업데이트 2026. 07. 08   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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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신 무기의 세계 - 안두릴 인더스트리 ‘FQ-44 퓨리’

50년 만에 등장한 신생 업체 개발
F-22 등 유인 전투기와 함께 투입
인명 살상 제외 자율적 임무 수행
美, 2030년까지 150대 이상 배치
스타트업에 방산 생태계 개방 과제
우리도 美 CCA 시장 수출 모색을

암람 미사일 훈련탄을 장착하고 이륙 중인 FQ-44 퓨리 무인전투기. 사진=미 전쟁부 공식 홈페이지
암람 미사일 훈련탄을 장착하고 이륙 중인 FQ-44 퓨리 무인전투기. 사진=미 전쟁부 공식 홈페이지



2차 세계대전 때만 해도 미국에서 전투기를 공급하던 업체들은 10여 개가 넘었다. 육군 항공기는 노스 아메리칸과 리퍼블릭, 해군용 함재기는 그루먼 등 수많은 업체가 독특한 특징을 지닌 다양한 전투기를 생산했다.

이후 제트 전투기 시대가 됐을 때도 리퍼블릭 등 여러 곳의 전투기 업체가 있었다. 하지만 1980년대 이후에는 수많은 인수합병 끝에 전통 전투기 생산업체들이 노스롭그루먼이나 맥도널더글러스 등으로 합병을 반복하다가 결국 록히드마틴과 보잉만이 미국에서 전투기를 생산할 수 있는 업체로 남아 있었다.

하지만 2026년 6월 17일 수십 년간 계속된 두 회사의 ‘전투기 독점’이 깨졌다. 2017년 설립된 국방 스타트업인 안두릴 인더스트리가 그 주인공이다. 보잉, 록히드마틴, 노스롭그루먼이 장악해 온 전투기 시장을 10년도 안 된 기업이 뚫어낸 셈이다. 더욱 놀라운 것은 속도다. 2024년 4월 프로토 타입 계약, 2025년 10월 31일 첫 비행, 2026년 6월 생산 계약을 따냈다. 안두릴은 설계부터 양산 결정까지 전례 없는 속도전으로 실용화에 가까워지고 있다.

이번호 ‘최신 무기의 세계’에서는 이 ‘50년 만에 새로 진입한 전투기 회사가 개발한’ 협력 무인 전투기(CCA·Collaborative Combat Aircraft) 안두릴 FQ-44 퓨리(Fury)를 다뤄 보고자 한다.


F-16의 절반 크기

FQ-44 퓨리의 외형적 제원은 평범하다. 길이 6.1m(20ft), 날개폭 5.2m(17ft)로 F-16 전투기의 약 절반 크기며, 최대 이륙 중량은 5000lb(약 2268㎏)에 불과하다.

그러나 이 작은 몸체 안에는 윌리엄스(FJ44-4M) 터보팬 엔진이 탑재돼 4000lb(약 1779㎏)의 추력을 내뿜으며 최고 속도 마하 0.95, 최대고도 5만 피트(약 1만5240m)까지 도달할 수 있다. 최대 9G(중력 가속도의 9배)의 기동성까지 갖췄다. 비록 초음속 비행 능력은 없지만 현대적 전술 항공기의 기동성을 갖춘 셈이다.

안두릴은 “현재 구성에서 FQ-44는 전 세계 어디든 이동할 수 있는 항속거리를 갖추고 있으며 단거리 활주로에서 이착륙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승무원이 탑승하지 않고 간략화돼 항속거리와 이착륙 중량에서 유인 전투기보다 유리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FQ-44는 기존 전투기의 전투 반경을 크게 웃도는 작전 반경과 함께 소규모 팀만으로도 발진·회수·재장전이 가능한 유연성을 지녔다.

FQ-44가 단순히 ‘무인 비행체’가 아닌 이유는 그 임무 때문이다. 미 공군의 CCA프로그램 인크레먼트(Increment)1에 선정된 FQ-44는 유인 전투기 F-22 랩터(Raptor)나 F-35 라이트닝(Lightning) Ⅱ와 함께 공중을 날아다니는 ‘로열 윙맨(충실한 부조종사)’ 역할을 수행한다. FQ-44는 로열 윙맨으로서 공대공 전투, 정보·감시·정찰(ISR), 전자전 등 다양한 임무를 수행하며 실드 AI(Shield AI)의 하이브마인드(Hivemind) 자율 소프트웨어를 적용해 반자율 작전을 수행한다. 즉, 인명 살상에 대한 최종 결정은 인간 조종사가 결정하되 대부분 임무를 자율적으로 수행할 능력을 갖춘 셈이다.

주목해야 하는 부분은 ‘지휘와 제어의 분리’다. 기존 전투기 프로그램에서는 제조사가 기체,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 유지보수를 모두 장악했지만 CCA 프로그램은 기체와 자율 소프트웨어를 분리 구매함으로써 경쟁을 유도하고 기술 진화를 가속화하는 새로운 모델을 제시한다. 이 원칙 아래 안두릴은 FQ-44의 기체를, 실드 AI는 자율 소프트웨어를 담당하고 있다.

 

안두릴 FQ-44 퓨리 무인전투기. 사진=안두릴 인더스트리 공식 홈페이지
안두릴 FQ-44 퓨리 무인전투기. 사진=안두릴 인더스트리 공식 홈페이지



50년 만에 깨진 ‘빅3’의 독점

안두릴이라는 스타트업이 새로운 무인전투기를 생산하게 된 것은 미 공군에 그 어떤 혁신보다 충격적인 사건이다. 안두릴은 이를 “1970년대 이후 신규 기업이 전투기 사업을 획득한 최초 사례”라고 자평하며 “바닥의 냅킨에 그려진 스케치에서 대량 생산으로 이어진 놀라운 여정”이라고 표현했다. 미 공군장관 트로이 마인크도 “경쟁적 선정에서 대규모 제조로 빠르게 전환함으로써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는 신뢰성 있고 전투 준비가 된 반자율 시스템을 배치할 수 있는 위치에 서게 됐다”고 강조했다.

FQ-44 퓨리가 한국군에 주는 시사점은 명확하다.

첫째 유·무인 복합전(MUMT: Manned-Unmanned Teaming)이 더 이상 먼 미래의 개념이 아니라는 점이다. 미 공군은 2030년까지 150대 이상의 CCA를 배치하고 장기적으로는 약 1000대의 전투 능력 CCA를 운용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2027 회계연도 예산 요청에 10억 달러를 편성했다. 우리 공군 역시 KF-21 보라매와 FA-50과 함께할 CCA무인기 계획을 대한항공, 한국항공산업이 준비 중이다.

둘째, 방산 생태계의 ‘개방’이 경쟁력을 결정한다는 점이다. 안두릴이 성공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모듈형 설계, 개방형 하드웨어·소프트웨어 아키텍처, 그리고 제조사와 소프트웨어 제공사를 분리하는 혁신적 조달 방식이 자리하고 있다. 한국 역시 방산 분야에 신생기업과 스타트업이 진입할 수 있는 생태계를 조성해야 한다.

셋째, 한국 역시 미국의 CCA시장에 참여하는 것을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 FQ-44에 탑재된 FJ-44엔진은 개발된 지 40년이 넘은 구형 디자인으로 새로운 모델이 필요한 상황이다.

다행히도 한화에어로의 HAF4500 등 한국에서도 소형 고출력에 CCA에 필요한 대용량 전기발전이 가능한 차세대 소형 제트엔진이 개발되는 만큼 미국의 CCA 시장을 주목하고 엔진과 레이다 등 구성품 수출을 모색해야 한다.

 

필자 김민석은 에비에이션 위크 한국특파원으로, 국내 방위산업 소식을 해외에 소개하고 있다. 국내 매체 비즈한국 및 유튜브 채널에서 국내외 방위산업 소식을 알리고 있다.
필자 김민석은 에비에이션 위크 한국특파원으로, 국내 방위산업 소식을 해외에 소개하고 있다. 국내 매체 비즈한국 및 유튜브 채널에서 국내외 방위산업 소식을 알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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