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담현장에서 만나는 이들은 저마다의 이야기를 갖고 있다. 상담은 그 이야기를 듣는 일에서 시작된다. 또 한 사람 안에 숨어 있는 가능성을 발견하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몇 해 전 부대 내 사고 예방을 위한 전 병력 대상 상담에 투입돼 상담을 하던 중 한 20대 병사를 만났다. 그는 앞으로의 인생·진로와 관련한 고민을 이야기했다. 평소 성실하게 임무를 수행하던 병사였기에 그의 고민이 더욱 진지하게 다가왔다. 그 병사는 자신의 상황을 탓하기보다 주어진 자리에서 무엇을 해야 할지 고민했고, 사람을 대하는 태도도 반듯했다. 무엇보다 군 생활이 자신에게 잘 맞고, 간부들의 칭찬과 인정 속에서 조직 생활의 보람을 느끼고 있었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이 친구는 간부가 돼도 참 잘하겠다’. 조심스러웠지만 진심을 담아 전역 후 진로를 고민 중이라면 간부의 길도 생각해 보면 어떻겠느냐고 권유했다. 빠른 결정을 재촉하기보다 임기제부사관으로 시작해 경험을 쌓고, 이후 단기하사로 지원하는 방법을 권유하고 함께 살펴봤다. 군에서 받을 수 있는 간부 혜택과 장학제도, 위탁교육 등을 안내하며 공부를 병행하는 것도 권했다.
시간이 흘러 그는 전역 후 임기제부사관의 길을 택했다. 이후 그 병사는 임기제부사관 복무를 마치고 단기하사로 임관했다.
더 의미 있는 일은 그다음에 일어났다. 그의 모습을 지켜본 같은 부대 용사 2명이 뒤따라 임기제부사관으로 임관한 것이다. 한 병사의 선택이 개인의 진로에 머물지 않고 주위 병사들에게 ‘나도 해 보고 싶다’는 가능성의 메시지가 된 셈이다.
현재 그는 자신이 원했던 전방부대에서 맡은 임무를 성실히 수행하며 군 간부로 성장하고 있다. 며칠 전 그에게서 자신이 선택한 방공병과 교육을 받기 위해 방공학교에 입소했다는 반가운 연락이 왔다. 현 부대에서도 아주 잘 지내고 있고, 선배들의 응원과 격려 속에서 즐겁게 복무 중이라는 인사와 함께였다. 꼭 안부를 전하고 싶었다며 고맙다는 말도 덧붙였다. 짧은 연락이었지만 그 안에는 지난 시간의 의미가 모두 담겨 있었다. 상담실에서 만났던 한 병사가 이제는 자신의 진로를 선택하고 전문성을 갖춘 군 인재로 성장하고 있었다.
인구절벽 시대 병력자원 획득은 우리 군의 중요한 과제다. 인력 획득은 단지 숫자를 채우는 일이 아니다. 우리가 먼저 병사들이 계속 복무하고 싶은 군이 되도록 좋은 간부로서의 모습을 보여 주는 게 선행돼야 한다.
더불어 군 안에서 성실함과 책임감, 리더로서 자질을 보여 주는 청년들을 발견하고 그들이 군의 미래 인재로 성장할 수 있도록 격려하는 일 역시 중요한 병력 획득의 한 방법이 될 수 있다. 인력 획득은 결국 사람을 발견하는 따뜻한 시선에서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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