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음은 무엇에 비길 수 있을까?

입력 2026. 07. 07   15:38
업데이트 2026. 07. 07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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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준교 대위 공군16전투비행단 신부
정준교 대위 공군16전투비행단 신부



믿음은 무엇에 비길 수 있을까요? 요즘 ‘믿음’ 하면 등산하는 이미지가 떠오릅니다. 부활하신 예수님은 제자들을 산으로 불러 모으셨습니다. 성경에서 산은 하느님을 만나는 장소로 여겨집니다. 하느님을 만나러 오라고 예수님은 사람들을 부르십니다. 믿음으로 사는 이들은 예수님의 부르심에 따라 하느님을 만나러 산에 오릅니다.

문제는 등산이 쉽지 않다는 데 있습니다. 오르다가도 후회하며 포기하고 싶어집니다. 때론 험난한 산길을 헤쳐 가야 합니다. 등산은 용기와 노고가 필요한 일입니다. 믿음으로 산다는 것도 그렇지 않을까요. 쉽지만은 않습니다. 청소년 성가 중 이런 노랫말이 있습니다. ‘당신을 몰랐더라면 더욱 편했을지도 모르는 그런 세상이지만’이란 노래 가사처럼 믿음은 때론 우리에게 불편함을 요구합니다. 이른 시간 일어나 기도하러 가는 귀찮음을 감수하게 하고, 해 준 것도 없는 가난한 이의 때 묻은 손을 잡게 하고, 원수에게 용서를 베풀게 합니다. 세상이 가치 있다고 말하는 많은 것을 포기하게 합니다. 믿음은 산에 오르는 것처럼 많은 용기와 노고가 필요합니다.

그런데도 많은 장병이 기꺼이 믿음을 고백합니다. 그들이 고맙습니다. 간혹 부스스한 머리를 하고 미사에 참석하는 사람들을 봅니다. 미사를 시작하고 5분 지나고 나서야 나타나기도 합니다. 옛날 같았으면 ‘저 사람 봐라!’ 했을 텐데, 요즘은 그런 모습조차 참 고맙습니다. 믿는다는 게 얼마나 힘든 일인지 알기 때문입니다. 놀 것 천지인 세상에, 자고 싶은 주말에 그들이 성전 앞에 봉헌해 준 시간과 재물, 정성이 고맙습니다.

오늘도 산에 오르는 고마운 사람이 참 많습니다. 애써 시간을 내 기도하고, 가진 것을 베풀고, 사랑하기 위해 가슴을 치며 용기를 내는 이들이 있습니다. 믿음으로 사는 그들에게 말해 주고 싶습니다. 어려운 것 안다고, 하느님을 만나러 가는 길은 원래 그런 거라고, 잘하고 있다고, 힘내라고 이야기해 주고 싶습니다.

등산을 마치고 정상에 다다랐을 때가 생각납니다. 마침내 다다른 정상은 지금까지 전혀 보지 못한 새로운 전망을 보여 줍니다. 언제 그랬냐는 듯이 쿵쾅거리던 심장은 고요해지고 몸은 상쾌해집니다. 어제보다 더 건강해졌음을 느낍니다. 믿음으로 사는 사람들도 그러할 겁니다. 하느님을 몰랐더라면 더욱 편했을지도 모르는 세상이지만, 끝끝내 믿음으로 살아 낸 이들에게 하느님은 전혀 새로운 전망을 펼쳐 주십니다. 고요하게, 평온하고 상쾌하게 만들어 주십니다. 그러니 힘을 내 정상을 향해 오릅시다. 하느님을 만나러 오늘 길을 나섭시다. 여러분을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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