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부대 집중탐구 - 공군15특수임무비행단
C-130·CN-235 수송기 주력으로
20개국 27곳에서 성공적으로 임무 완수
긴급 재난·해상 사고에도 적극 투입
안전 경호·경비 ‘군복 입은 외교관’ 역할도
장병들의 작은 소망을 하나하나 현실로 만들어주는 부대가 있다. 장병들이 ‘꿈을 이루는 부대’는 바로 공군15특수임무비행단(15비). 활주로를 함께 달리고, 지휘관의 하루를 곁에서 체험하는 등 장병들의 작은 꿈이 하나씩 현실이 되는 과정에서 15비의 전우애와 팀워크는 더욱 단단해지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결속력은 어떤 임무가 주어져도 완벽히 완수해내는 강력한 무기가 되고 있다. 여기에는 어떤 사연이 있을까? ‘우리부대 집중탐구’를 통해 집중 조명한다. 글=임채무 기자/사진=부대 제공
‘내 꿈을 들어줘.’ 15비 인트라넷 홈페이지에만 있는 특별한 게시판이다. 장병들이 각자의 소망을 적고 서로 응원하는 이 공간은 단순한 소통 창구를 넘어 꿈이 이뤄지는 현실의 무대가 되고 있다. 올 초 “넓은 활주로에서 한번 뛰어보고 싶다”는 신연진 하사의 당찬 꿈이 담긴 글이 올라왔다. 15비는 신 하사의 꿈을 실현하기 위해 부대 창설기념일(5월 1일)과 가정의 달을 앞둔 4월 30일, 활주로 하나를 개방해 ‘5㎞ 한마음 달리기 대회’를 전격 개최했다. 평소 거대한 항공기가 이착륙하는 활주로가 장병 1000여 명이 달리는 축제의 장으로 변모한 순간이었다. 신 하사는 “나만의 작은 꿈이었지만, 부대원들과 넓은 활주로를 함께 달리며 특별한 꿈을 이뤄 영광”이라고 소감을 전했다.
장군을 꿈꾸는 초급 장교의 소망도 현실이 됐다. “장군이 되고 싶다. 장군이 어떤 생활을 하는지 체험해 보고 싶다”는 사연에 김기영 15비 단장이 직접 화답한 것이다. 김 단장은 해당 장교를 일일 부관으로 임명해 새벽 5시 30분 체육관에서 운동하는 것을 시작으로 온종일 모든 일과와 접견, 야간 비행 대기까지 함께하며 지휘관의 무거운 책임과 촘촘한 일상을 생생하게 체험하도록 했다. 이처럼 장병들의 작은 목소리에도 귀 기울이고 사연 하나하나에 공감하며 꿈을 이뤄주는 과정은 부대 전체에 강한 소속감과 자긍심을 불어넣고 있다.
중요한 점은 이러한 결속력이 15비 본연의 막중한 임무를 빈틈없이 수행하는 강력한 뼈대가 된다는 점이다. 1974년 대구 106비행대대를 모태로 창설된 15비는 현재 C-130과 CN-235 수송기를 주력으로 운용하며 전술 공수작전의 핵심 축을 담당하고 있다. 그동안 15비는 필리핀, 태국, 괌, 미국 알래스카 등 20개국 27개 지역에서 해외 공수 및 파병 임무를 성공적으로 완수해냈다.
특히 크리스마스 공수작전, 데저트 플래그(Desert Flag), 다국적 연합훈련 카만닥(KAMANDAG), 블랙이글스 에어쇼 등 타 부대 및 타군 작전 시 병력과 물자를 신속히 수송해 완벽한 작전 여건을 보장하고 있다. 다기종의 항공기와 헬기를 복합적으로 운용하는 까다로운 환경 속에서도 항공작전전대, 항공정비전대, 작전지원전대, 기지방호전대가 유기적으로 협력하며 기종별 취약 요소를 철저히 관리·통제하고 있다.
이들의 톱니바퀴 같은 팀워크와 작전 수행 역량은 국가적 위기 상황과 국민의 안전이 직결된 순간 더욱 빛을 발한다. 15비는 지진, 해일, 태풍 등 긴급 재난 상황이나 전쟁으로 인한 현지 고립 상황 발생 시 인도적 구호를 위한 공수 임무를 즉각 수행한다. 해상 사고가 발생하면 야간에 조명탄을 투하해 실종자 탐색과 인명 구조를 돕는다. 특히 최근 ‘사막의 빛 작전’을 성공적으로 전개해 중동 지역에 체류 중이던 우리 국민을 서울공항 활주로까지 안전하게 귀환시키며 대한민국의 위상을 드높였다.
나아가 15비는 정부 및 귀빈, 해외 국빈 공수 등을 안전하게 경호·경비하는 핵심 임무도 수행하고 있다. 내실 있는 훈련을 반복하며 각종 우발상황에 철저히 대비하고, 관련 기관과의 긴밀한 공조를 통해 어떠한 긴급 상황에서도 완벽한 경호·경비 임무를 완수하고 있다.
아울러 15비는 대군 신뢰도 향상과 지역사회 상생에도 앞장서고 있다. 국가적 행사인 서울 국제 항공우주 및 방위산업 전시회(ADEX), 국군의 날 행사, 스페이스챌린지 in 서울 등 국민 누구나 참여하고 즐길 수 있는 다양한 부대 개방행사를 성공적으로 개최해 왔다. 블랙이글스 특수비행 공연, 항공기 및 군장비 전시 등 항공우주 관련 축제를 선보이며 부대를 방문한 청소년들의 진로 탐색 기회를 제공하고, 행사를 운영하는 장병들의 사기가 증진되는 성과를 거두고 있다.
인터뷰 공군15특수임무비행단장 김기영(준장)
임무 수행에 명확한 비전으로 열정을 담는 “부대원 모두 MVP”
사람이 중심에 있는 지휘 철학
‘내 꿈을 들어줘’ 게시판도 연장선
공감·소통 문화로 임무 완벽 수행
“가장 많은 시간을 여러분들과 보내려고 노력하겠습니다.”
올해 1월 말 김기영(준장) 공군15특수임무비행단장이 취임식에서 부대원들에게 한 약속이다. 김 단장의 약속은 구호로 그치지 않았다. 취임 후 5개월 동안 그는 부대원들과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고, 그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 왔다.
김 단장의 지휘 철학 중심에는 ‘사람’이 있다. 그는 “군대에서 전투력을 창출하는 것은 무기체계도 있지만 결국 사람들의 사기와 정신전력, 그리고 관계”라고 강조했다. 각기 다른 인생 스토리를 가진 개개인들의 사연과 어려움을 경청하고 공감해 주는 것이 부대를 강하게 만드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라는 믿음에서 비롯된 말이다.
‘내 꿈을 들어줘’ 게시판 역시 이런 철학의 연장선에서 탄생했다. 이러한 철학은 과거 그가 직접 겪었던 시련과 극복 과정에서 형성됐다. 김 단장은 대대장 시절 갑작스러운 암 판정과 함께 시한부 선고를 받고 현역 부적합 판정 위기까지 겪었다. 100m 달리기를 하다 쓰러져 일어서지 못했던 절망적인 순간도 있었다. 하지만 그는 포기하지 않았다. 특유의 긍정적인 태도로 투병했고, 공군의 배려와 의료진의 치료, 가족들의 헌신적인 돌봄, 그리고 부대원들의 뜨거운 응원 덕분에 기적처럼 건강을 회복하고 다시 군복을 입을 수 있었다.
“그때 절실히 느꼈습니다. 인생은 결코 혼자 살아갈 수 없다는 것을요. 내가 이렇게 많은 사람의 도움을 받아 기적처럼 다시 살게 됐다면 나 역시 다른 사람을 돕고 보듬어주는 삶을 살아야겠다고 결심했습니다.”
김 단장의 이런 철학은 15비 전체에 선한 영향력으로 퍼져나가고 있다. 작은 소망이 성취되는 것을 직접 경험한 장병들은 이제 자신의 꿈을 넘어 타인의 꿈을 응원하고 이를 이뤄주는 데 적극적으로 동참하고 있다. 김 단장은 “꿈을 이룬 당사자의 기쁨도 크지만, 그 꿈을 이루도록 도운 사람들의 성취감과 기쁨 역시 무척 크다”며 “작은 꿈을 이루는 성취감이 모여 결국 더 큰 꿈을 꾸고 임무를 완수하는 강한 15비를 만들어 가고 있다”고 말했다.
공감과 소통의 조직문화는 15비 본연의 막중한 임무를 빈틈없이 수행하는 든든한 기반이 되고 있다. 15비의 임무는 여타 비행단과는 조금 다르다. 긴급 재외국민 수송 지원, 해상 조난 발생 시 야간 조명탄 투하 등 평시에도 국민의 생명을 직접적으로 지키고 보호하는 임무를 수행하기 때문이다. 최근 해병대 카만닥 연합훈련 복귀 공수 지원 당시에는 뇌우와 두터운 구름이 낀 악천후 속에서도 기상을 고려한 이륙 시간 변경과 실전 같은 시뮬레이션 훈련을 통해 중무장 병력과 탄약을 안전하게 수송해 냈다. 또한 ‘군복 입은 외교관’으로서 국외 국빈 방문 시 환영 행사 및 철통같은 경호·경비 작전을 수행하며 대한민국의 국격을 높이는 역할도 전담하고 있다.
김 단장은 부대원 한 명 한 명을 ‘MVP’라고 부른다. 일반적으로 최우수 선수를 뜻하는 MVP(Most Valuable Player)가 아니라 임무(Mission)를 수행함에 있어 명확한 비전(Vision)을 가지고 열정(Passion)적으로 임하는 ‘가장 소중한 사람(Most Valuable Person)’이라는 의미다.
김 단장은 이러한 힘을 바탕으로 한 15비 미래 청사진도 소개했다.
“철통같은 대비 태세 유지와 국가급 행사의 성공적 수행을 통해 국민에게 신뢰받는 군대, 국가가 필요로 할 때 가장 먼저 임무를 완수하는 비행단이 될 것”이라면서 “특히 브라질 엠브라에르(Embraer)사의 C-390 대형 수송기 2차 사업 전력화를 완수해 전·평시 공정 통제 임무는 물론 국민의 생명을 보호하는 다양한 특수 임무 능력을 한층 더 끌어올리겠다”고 강조했다.
사진=이윤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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