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우들 배려 덕에 의대 진학 꿈 이뤄... 이제 후임 꿈 응원

입력 2026. 07. 03   15:23
업데이트 2026. 07. 06   1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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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군1방공여단 고재흔 하사 수능 응시 계명대 의예과 합격

육군 병사 입대 후 '의사' 꿈 품어

자기계발·학습 보장 병영문화 덕
수능 응시해 계명대 의예과 합격
전역 앞두고 임기제부사관 선택
부대·사회에서 선한 영향력 발휘

우리 군은 장병들이 복무기간을 ‘청춘의 단절’로 여기지 않고 ‘도약의 발판’으로 삼도록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주어진 환경에서 최선을 다해 성과를 내는 것은 물론 자신을 성장하게 만들어 준 군과 전우들에게 보답하는 결정을 한 장병의 사연이 감동을 준다. 군 복무 중 의대 합격이라는 꿈을 이룬 다음 입학 전까지 6개월 동안 임기제부사관의 길을 걷기로 한 육군1방공여단 고재흔 하사가 그중 하나다. 최한영 기자/사진=부대 제공

육군1방공여단 고재흔(앞줄 가운데) 하사가 지난달 9일 열린 임관식에서 안효섭(앞줄 왼쪽) 1방공대장과 김종국(앞줄 오른쪽) 행정보급관으로부터 하사 계급장을 수여받고 있다.
육군1방공여단 고재흔(앞줄 가운데) 하사가 지난달 9일 열린 임관식에서 안효섭(앞줄 왼쪽) 1방공대장과 김종국(앞줄 오른쪽) 행정보급관으로부터 하사 계급장을 수여받고 있다.


부대·전우 배려 속 계명대 의예과 합격

고 하사는 다니던 대학을 휴학하고 2024년 12월 9일 육군 병사로 입대했다. 성실하게 군 생활을 하던 중 ‘의사’라는 새로운 꿈을 갖게 됐다. 그는 “군인과 의사는 타인에게 헌신한다는 점에서 같은 본질을 공유한다고 생각한다”며 “입대 후 전우들과 생활하고 그들의 책임감과 헌신을 느끼며 다시 한번 의사라는 꿈을 향해 전진하겠다는 마음을 갖게 됐다”고 회상했다.

결심이 서자 자연스레 행동이 뒤따랐다. 활용할 수 있는 시간을 이용해 공부에 매진했다. 평일에는 점심 및 일과 후 개인정비, 야간연등 시간을 이용했다. 주말과 공휴일에도 열영상감시장비(TOD) 임무 수행이 끝나면 책상에 앉았다. 고 하사는 “일과 시간 후 공부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해 준 부대, 믿고 의지한 전우들에게 감사하다”고 말했다.

장병 개개인의 목표를 존중하는 여단 병영문화도 고 하사가 공부에 집중할 수 있는 토대가 됐다. 여단은 일과 후에는 자기계발 시간을 보장하고 학습여건을 지원하며 장병들이 군 복무와 미래 준비를 병행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왔기 때문이다.

고 하사는 부대의 배려와 치열한 노력 끝에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에 응시해 계명대 의예과 최종 합격의 영예를 안았다.



고재흔 하사가 임무에 매진하는 모습.
고재흔 하사가 임무에 매진하는 모습.


임기제부사관으로서 ‘선한 영향력’ 발휘

주목할 점은 의대 합격 이후 고 하사의 선택이다. 당초 지난달 8일 병장 만기전역을 앞두고 있던 고 하사는 익숙한 사회의 품 대신 임기제부사관의 길을 선택했다. 입시를 준비하며 부대와 전우로부터 받았던 도움을 돌려주고자 ‘선한 영향력’을 발휘하기로 한 것이다.

고 하사는 “함께 꿈꿔 준 전우들, 꿈을 이룰 수 있도록 여건을 보장해 준 부대가 없었다면 합격의 영광은 없었을 것”이라며 “제가 받은 존중과 배려를 부대와 전우에게 돌려줄 차례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언급했다. 부사관으로서 병사들의 꿈을 응원하며 자기계발에 힘쓸 수 있는 부대환경을 만들어 감사의 마음을 표현하기로 한 것이다. 군 생활 중 지켜봤던 간부들의 책임감·리더십을 경험하고 성장시켜 준 조직에 이바지하겠다는 마음도 판단의 토대가 됐다.

지난달 9일 하사 계급장을 단 고 하사는 앞으로 6개월간 TOD 운용관리관 임무를 맡게 된다. 초급간부 인력획득에 매진 중인 군 입장에서 고 하사와 같은 우수 인력이 군에 남기로 한 결정은 반가울 수밖에 없다. 윤철남(준장) 여단장은 “부대가 장병 개인을 존중하면 부대에 대한 충성과 헌신으로 돌아온다는 것을 고 하사가 보여 줬다”며 “앞으로도 장병들의 성장을 뒷받침하는 여단을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고 하사의 각오도 남다르다. 장비 운용과 부대 운영에 집중하는 책임감 있는 부사관이 되는 것이 목표다. 병사 생활 중 자기계발에 힘썼던 선배·멘토로서의 노하우를 공유하는 긍정적인 선례를 만들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일과가 끝나고 개인정비 시간을 이용해 공부 중인 고재흔 하사.
일과가 끝나고 개인정비 시간을 이용해 공부 중인 고재흔 하사.


“후임들의 꿈 응원해 주는 선배, 믿음직한 간부 될 것” 

부대 주요 직위자들도 고 하사에게 거는 기대를 감추지 않고 있다. 안효섭(소령) 1방공대장은 “병사 시절부터 임무에 소홀함 없이 복무하면서도 남은 시간에 자신의 발전을 위해 노력하는 모습은 후임들에게 훌륭한 본보기가 됐다”며 “개인의 성취에 안주하지 않고 공동체를 먼저 생각하는 마음가짐은 우리 여단이 지향하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후임들에게는 꿈을 응원해 주는 선배, 부대에는 믿음직한 초급간부로 성장해 나갈 것”이라고 확신했다.

고 하사도 지금의 군 생활이 향후 인생의 좋은 분기점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의학은 사람을 치료하는 법을 가르치는 학문이면서 사람을 사랑으로 대하는 법과도 관련 있다”며 “군 생활에서 배운 인내심과 책임감, 전우들이 보여 준 배려에서 깨달은 따뜻함은 향후 의사가 됐을 때 환자에게 더욱 가까이 다가설 수 있게 해 주는 자산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자기계발에 힘쓰는 장병들에게 보내는 응원도 잊지 않았다. “돌아보니 단순히 목표를 달성하는 것보다 목표를 향해 힘쓴 시간을 견디는 과정 자체가 지금까지의 인생에서 가장 큰 성취였습니다. 도전하는 시간은 절대 헛되지 않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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