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남긴 전략적 교훈

입력 2026. 07. 03   14:53
업데이트 2026. 07. 05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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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4년을 넘기고 있다. 전쟁 초기만 해도 러시아의 압도적인 군사력 앞에서 우크라이나가 오래 버티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예상은 빗나갔다. 강대국 러시아는 상대적으로 약자인 우크라이나를 굴복시키지 못한 채 장기 소모전에 빠져 있다. 이 전쟁은 우리에게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다. 왜 강자는 쉽게 이기지 못하는가.

역사는 이미 여러 차례 답을 보여 줬다. 강대국은 압도적인 군사력을 믿고 단기간 내 승리를 기대하지만, 전쟁의 승패는 병력과 무기 숫자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국민의 항전의지와 경제력, 산업 생산력, 국제사회의 지지, 정치적 정당성이 결합하는 국가 총력전이기 때문이다.

1979년 소련의 아프가니스탄 침공이 대표적 사례다. 세계 최강의 지상군도 험준한 지형과 게릴라전, 서방의 지속적인 지원 앞에서 10년 가까이 수렁에 빠졌다. 막대한 전비와 병력 손실은 결국 소련 붕괴를 앞당기는 요인 중 하나가 됐다.

러시아 역시 우크라이나에서 비슷한 현실과 마주하고 있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의 기갑전과 화력전을 정면으로 상대하지 않고 도시방어와 기동전, 정보전, 장거리 정밀타격, 드론전을 결합해 상대의 우위를 상쇄하고 있다.

여기에 4차 산업혁명은 전쟁의 문법 자체를 바꾸고 있다. 과거 전투기와 전차가 전장을 지배했다면 이젠 저렴한 드론이 정찰과 타격을 동시에 수행하며 고가의 무기체계를 무력화한다.

인공지능(AI), 위성정보, 실시간 정보 공유, 전자전이 결합하면서 전쟁은 군수시설과 에너지 기반시설, 통신망까지 동시에 타격하는 네트워크 중심전으로 진화하고 있다. 이제 승패는 병력과 화력보다 정보와 기술, 이를 실시간으로 연결하고 활용하는 능력이 좌우한다.

우크라이나의 저항을 가능하게 한 배경에는 미국과 유럽의 군사·경제 지원이 있었다. 그러나 전쟁이 장기화할수록 더욱 중요한 것은 국가의 지속 능력이다. 경제력과 산업 기반, 국민의 회복탄력성, 동맹의 결속은 군사력 못지않은 전략자산이다.

대한민국도 예외가 아니다. 북한은 핵과 미사일뿐 아니라 드론, 사이버전,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 교란, 전자전, 특수전 능력을 지속적으로 강화하고 있다.

미래 한반도 전장은 재래식 전력만으론 대응하기 어려운 복합전장이 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첨단 무기 도입을 넘어 민간의 첨단 기술을 신속히 군사력으로 전환하는 민·군 융합체계를 구축하고, 지속 가능한 방위산업과 국가 회복탄력성을 강화해야 한다. 여기에 굳건한 한미동맹과 국제협력을 더욱 발전시켜 국가 총력전 수행 능력을 높여야 한다.

21세기 전쟁의 승패는 누가 더 강한가보다 누가 더 빨리 적응하고 오래 버티며, 국가의 모든 역량을 하나로 결집하느냐에 달려 있다. 강한 군대만으로는 전쟁에서 승리할 수도, 전쟁을 억제할 수도 없다. 군사력과 첨단 기술, 산업력과 경제력, 국민의 회복탄력성, 굳건한 동맹이 하나의 국가 전략으로 통합될 때 비로소 지속 가능한 억지력이 완성된다. 이것이 4년 넘게 이어진 러·우 전쟁이 대한민국 국방에 주는 전략적 교훈이다.

채성준 교수 서경대학교 군사학과
채성준 교수 서경대학교 군사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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