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이슈돋보기』
美 본토를 지켜라…통합방위태세 구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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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2025년 12월에 공개한 국가안보전략서(NSS)를 통해 서반구(Western Hemisphere) 지역에서 우위를 회복하겠다고 천명했다. 비서반구 경쟁국들이 이 지역에서 영향력을 강화하면서 미국에 도전해 왔다는 평가에 따른 것이다. 이에 서반구에서의 압도적 우위 구축을 미국의 안보와 번영을 위한 전제조건으로 규정했다. 국가안보전략의 관점에서 이 지역에 최우선적 중요성을 부여한 것이다.
이런 상위전략의 지침에 따라 미 국방조직은 본토 방어와 연계된 서반구 군사태세 구축에 착수했다. 즉 서반구 지역을 담당하는 북부사령부(NORTHCOM)와 남부사령부(SOUTHCOM)의 태세를 본토 방어 관점에서 재검토한 것이다. 2002년 10월에 창설된 북부사령부는 미 본토를 중심으로 북아메리카 지역 대부분과 인접 해역·멕시코를 책임구역(Area of Responsibility)으로 두고 있다. 1963년에 설립된 남부사령부의 책임구역은 중남미 전역, 카리브해 지역 대부분, 파나마운하 등을 포함한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남부 국경의 ‘국가적 비상사태(national emergency)’를 선포했다. 남부 국경이 통제력을 상실할 정도로 침범(overrun)당했다는 평가에 따른 것이다. 그는 남부 국경을 통한 불법 대량 이민, 마약 밀매, 인신매매, 기타 범죄 활동을 침략(invasion)으로 규정하면서 영토·주권 보존과 국경 봉쇄 등의 임무를 북부사령부에 맡겼다. 또한 미군이 국토안보부를 지원해 남부 국경의 ‘완전한 작전적 통제(complete operational control)’를 확보해야 한다고 명시했다.
이러한 통수권 지침에 따라 북부사령부는 남부 국경의 위협을 포괄적으로 규정했다. 특히 불법 월경을 비롯해 외국테러조직(FTO)으로 지정된 멕시코 기반 카르텔이 주도하는 불법 마약 유입, 불법 이주 촉진, 인신매매, 국경 접근로 장악 등 제반 위협에 주목했다. 이러한 위협 인식은 ‘남부 국경 합동전담반(JTF-SB)’ 창설로 이어졌다. JTF-SB는 영토 보존과 국경 봉쇄의 임무에 따라 국경 전역에서의 탐지·감시 강화, 공병 장벽 설치, 신속한 군수·지원 수송 등의 임무를 부여받았다.
남부 국경 일대에서의 실질적인 군사태세 구축도 가시화했다. 예를 들어 JTF-SB는 미 군사력의 전 영역 능력을 기반으로 한 상시 합동 경계임무 구축으로 남부 국경 문제 대응에 주력하고 있다. 또한 북부사령부는 남부 국경 일대에 설정한 국가방어지역(National Defense Areas) 내 출입통제 권한과 무단침입자 임시구금 권한을 가진다고 명시했다. 나아가 올 1월의 백악관 지시에 따라 사령부 내 ‘카르텔 대응 합동 범부처 전담반(JIATF-CC)’을 설치하고 범정부 정보자산을 통합해 카르텔 네트워크를 식별·교란·해제하는 임무를 줬다.
남부사령부 역시 미 본토 방어를 최우선 임무로 규정하면서 본토를 원거리에서 방어하는 전진방어사령부로서 역할을 재규정하기 시작했다. 특히 중남미 거점 FTO의 위협 양상에 주목하면서 대응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 결과 2025년 9월부로 시작된 ‘남부의 창 작전(Operation Southern Spear)’을 펼쳐 마약 밀매 및 초국가적 범죄 집단 소탕에 착수했다. 책임구역 내 범죄 대응으로 미 본토를 위협하는 글로벌 적대세력 지원망을 차단할 수 있다는 논리에 따른 것이다.
이런 논리는 중국·러시아·이란 등 비서반구 경쟁국들이 책임구역 내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는 인식에 기인한다. 첫째, 중국의 경우 항만·중요 기반시설 투자, 우주 관련 시설 등 핵심 거점의 접근권 확대 추세에 주목했다. 둘째, 러시아가 잠수함·구축함·정보수집함 등을 니카라과 등지에 전개하면서 서반구에서의 군사력 투사를 과시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셋째, 역내 대표적 친이란 국가인 베네수엘라의 정권 교체에도 불구하고 이란의 서반구 내 네트워크 위협은 여전히 남아 있다고 판단했다. 남부사령부는 이러한 제반 평가에 따라 중국을 구조적·장기적 위협으로 규정했으며, 러시아와 이란은 가변적이지만 실질적인 위협으로 지목했다.
남부사령부는 책임구역 내 위협 평가에 따라 미군이 서반구 전방 지역에서 더욱 빈번하고 유연하게 활동할 수 있도록 접근권과 기반을 구축하겠다고 강조했다. 파나마에서는 실제 작전환경에 기반한 공동대비태세 구축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가령 ‘합동안보협력그룹-파나마(JSCG-P)’ 창설로 공동훈련과 미군의 순환 주둔을 확대했다. 또 미군과 파나마군의 정글작전 상호운용성을 높이는 훈련을 본격화했다. 관타나모 기지가 역내 접근과 전력 투사의 핵심 거점으로 부상했다는 점도 주목된다. 대테러 구금시설이라는 기존 기능을 넘어 이민, 국경관리, 전력 투사, 전구 기동 등을 아우르는 다목적의 전략거점으로 활용되기 시작했다는 측면에서다.
이들 두 사령부가 책임구역 내 파트너 국가들과 협력을 강조하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북부사령부는 미 남부 국경의 일방적 통제를 지양하면서 멕시코군과의 긴밀한 협력으로 이중방어선을 구축하는 방식으로 군사태세를 갖추고 있다. 남부사령부 역시 책임구역 내 파트너 국가들의 기여를 장려하면서 공동위협에 맞서 함께 움직이는 단계로 진화하겠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그 핵심은 미국이 역내 국가들과 함께 서반구 내 위협을 상쇄하는 안보·군사적 기제를 만드는 것이다. 이를 위해 남부사령부는 안보협력, 합동훈련, 우주·사이버·기술협력, 군수·공병, 군사교육훈련 등 가용한 수단을 모두 활용하겠다고 밝혔다.
서반구 군사태세에서 가장 주목할 특징은 양 사령부 전구전략의 연계가 본격화했다는 점이다. 북부사령부의 경계작전과 남부사령부의 원거리 차단작전을 결합한 통합방위태세가 구축됐다는 측면에서다. 북부사령부는 미국의 남부 국경을 본토 방어의 핵심 지역으로 규정하면서 국경현장에서의 군사태세 구축에 주력했으며, 남부사령부는 남부 국경 이남에서의 종심태세 구축에 착수했다. 남부 국경 통제와 중남미 지역에서의 종심 차단태세 구축으로 카르텔 네트워크를 와해하면서 국경에 가해지는 위협을 원격적으로 차단하려는 의도로 해석되는 대목이다.
미국의 서반구 군사태세가 인도·태평양 지역의 군사태세에도 영향을 초래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인·태 지역 내 군사태세 구축의 기회비용이 증가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 결과 이 지역에서 기술집약적이고 비용 절감형인 군사태세 구축이 모색될 수 있다. 역내 역동적 군사력 운용을 구현하려는 태세 구축도 본격화할 것이다. 이를 위해선 동맹·우방국의 역할·비용 증대를 수반하는 안보협력 네트워크 강화가 불가피하다. 우리 안보의 관점에서 이러한 역내 군사태세 동향에 이목을 집중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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