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투화 묶는 손끝에서…
새벽 경계근무 서는 눈빛으로…
현역·예비역 육군 간부 함께한
‘초록동색문학회’ 시집 2권 발간
군인의 삶·호국정신 등 문학으로 엮어내
강인함 아래 숨겨진 감성·사명감 오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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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과 군인. 가장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두 역할을 동시에 해내는 현역·예비역 육군 간부들이 함께 모여 시집을 펴냈다. 시를 쓰는 현역·예비역 간부들이 결성한 ‘초록동색문학회’가 최근 내놓은 시집 『푸른 바람꽃』과 『기억의 연』이 그것.
문학회의 첫 시집인 『푸른 바람꽃』은 김원식(육군소령)·강모아(육군상사)·김형국(예비역 육군중령)·류유정(육군중위)·염승민(육군상사)·정시연(예비역 육군소령) 시인이 참여했다.
140쪽 남짓한 분량의 가벼운 시집이지만 이 속에 담긴 시인들의 시심은 결코 얇지도, 가볍지도 않다.
입영통지서를 받아 든 날의 떨림부터 새벽 경계근무를 서며 올려다본 별빛, 행군 끝에 나눠 먹던 차가운 햄버거 한입의 온기, 철책 너머 비무장지대(DMZ)를 바라보며 삼킨 고요, 오래도록 옆자리를 지켜 준 아내를 향한 사랑, 어머니의 붉어진 눈시울과 아버지의 넓은 등까지. 군 복무라는 시간 속에 차마 꺼내지 못했던 마음이 비로소 시가 돼 한 권의 책에 오롯이 담겼기 때문이다.
전투화 끈을 동여매고 개인화기를 움켜쥐던 손으로 써 내려간 시를 모은 시집에는 입영통지서를 받던 날의 떨림부터 전역식 마지막 경례까지 군 복무라는 시간이 한 편 한 편의 시로 살아 숨 쉰다.
그동안 차마 입 밖으로 꺼내지 못했던 마음을 담은 시들을 읽다 보면 무서운 얼굴 위장 아래 숨겨진 우리 장병들의 마음속 부드러운 속살을 보는 듯한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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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사의 강인함 속에 숨겨진 내밀한 속내에 초점을 맞춘 『푸른 바람꽃』과 달리 ‘호국시집’이라는 수식어를 단 『기억의 연』은 조국과 국민을 위해 충성하는 군인의 마음에 초점을 맞췄다.
『푸른 바람꽃』에 참여했던 김원식·강모아·류유정 시인 외에 윤승준(육군소령)·윤태호(군무주무관)·이운수(예비역 육군상사)·이찬우(육군상사)·이환용(육군대위)·한지연(육군중사) 시인이 동참했다.
노량의 부서진 전선 위에 일렁이던 달빛, 하얼빈역에 울려 퍼진 총성, 철원의 야산에 묻혀 어머니께 부치지 못한 편지, 인천 앞바다로 향하던 9월의 갈마바람, 총 대신 붕대를 들고 이 땅에 와 준 낯선 나라의 의료진까지. 이들의 펜 끝에서 역사책의 한 줄로는 다 담을 수 없었던 그날의 숨결과 남겨진 이들의 사무침, 오늘도 같은 자리를 지키는 이들의 발자국이 시가 됐다.
시를 빌려 이들은 말한다. 우리가 지금 누리는 따뜻한 차 한 잔과 아이들의 웃음소리, 눈부신 도시의 불빛, 그 모든 평온이 누군가의 견딤 위에 놓여 있다는 것을.
호국보훈의 달 끝자락이었던 지난달 28일 두 시집의 출간기념회를 연 김원식 초록동색문학회장은 “현역과 예비역, 계급과 보직을 넘어 군인으로 살아가고 군인으로 살아온 마음의 언어를 시집으로 엮어 내고자 했다”며 “앞으로 현역·예비역 국군 장병과 군무원의 문학 감성을 일깨우는 다양한 활동을 통해 나라를 위해 헌신하신 분들을 널리 알리고 군 복무에 관한 자긍심을 고취하는 데 힘쓸 것”이라고 밝혔다.
김가영 기자/사진=국방일보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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