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신의 힘을 다해 국민주권정부의 국방개혁을 완수합시다
사랑하는 국군 장병과 국방가족 여러분!
조국 대한민국의 땅과 바다, 하늘, 그리고 이역만리 타관에서 한 치의 빈틈없이 임무를 수행하고 있는 전 장병들과 지휘관, 그리고 소속기관장들의 노고에 감사를 표합니다.
지난해 7월 25일에 임명될 당시 저는 64년 만의 문민 국방부장관이 어떤 시대적 요청 앞에 서 있는지를 분명히 알고 있었습니다. 취임 후 가장 중점을 둔 것은 ‘내란 청산’이었습니다. 내란 청산은 ‘국민의 군대 건설의 기본전제’이자 ‘출발점’이었기 때문입니다.
이에 국방부와 군 수사기관에 신속하고 확실한 내란 청산을 주문하였습니다. 특검 등의 수사기관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고, 군 수사기관도 가용한 모든 수단을 동원하여 빠르고 확실하게 내란 종식을 마무리하도록 하였습니다.
그 결과 적지 않은 기소, 징계, 파면, 해임 등의 처분이 이루어졌습니다.
우리 군을 대표하는 국방부장관으로서, 단 한 명이라도 부당하게 처분받은 사람이 없는지 지금도 매일 스스로를 돌아봅니다. 그럼에도 단호하고 확실한 처분만이 역사적 교훈으로 남을 것이라는 확신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한 명 한 명 정말 가슴 아픈 일이지만, 대한민국 헌법과 국민을 향해 총칼로 도전한 군인에게 자비를 베풀 수는 없었습니다. 뼈를 깎는 아픔이지만, ‘국민의 군대’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반드시 이겨내야 할 과정입니다.
남아있는 내란 청산의 과제들도 신속하고 확실하게 마무리해서, 우리 군을 국민의 신뢰 위에 바로 세우는 그 날까지 장관으로서의 책무를 다하겠습니다.
국방부는 여러 가지 무겁고 복잡한 개혁들을 동시에 추진하고 있습니다.
△대한민국 국군이 새로운 차원으로 도약할 전시작전통제권 회복과 사관학교 교육개혁 △권력화를 차단하고 전문성은 강화하는 군 방첩 및 정보기관 개편 △군인의 직업적 매력과 비전을 높이는 군인 처우 개선 △인구절벽을 기회로 군의 체질을 개선할 군구조 개편 △핵추진잠수함 건조 △전략무기로서의 미사일 개발·확보 △50만 드론전사 양성 △세계적인 방산대국을 뒷받침할 우리 방산 생태계를 키워내는 일까지, 열거만으로도 숨이 차는 개혁과제들입니다.
이 과정에서 개혁이 혁명보다 어렵다는 점을 다시 한번 절감하고 있습니다.
판 자체를 뒤엎는 혁명에 비해, 개혁은 기득권과 선입견의 필사적인 저항을 수반하기 때문입니다.
정책에 대한 의견부터 장관 개인에 대한 인신공격까지 여러 층위의 목소리 앞에서, 국민의 지지를 더 두텁고 단단하게 엮어내야 할 책임이 크다는 점을 깊이 깨닫습니다.
진땀이 나기도 하고, 한 걸음 내딛을 때마다 백번 천번 생각에 생각을 거듭합니다. 그러나 포기하거나 안주할 수는 없습니다. 오늘 흘리는 땀 한 방울이 우리 장병의 생명과 국민의 안전을 지키는 양분이라고 믿기 때문입니다.
이제 한 해의 반환점을 도는 시기를 맞이했습니다. 어떠한 어려움이 있더라도 반드시 극복하고 한 마음 한 뜻으로 개혁을 완수해야 합니다.
특히 우리가 힘을 모아 반드시 완수해야 할 다음 세 가지 과제를 강조합니다.
첫째, 전시작전통제권 회복입니다.
우리 군은 1994년 평시작전통제권을 환수한 이후, 정권에 상관없이 전작권 회복을 위해 한 길로 달려왔습니다.
전작권 회복은 자주국방이라는 수식을 넘어 더 강한 대한민국을 만들고, 한미동맹을 한 차원 더 진화시키는 길입니다. 전작권을 회복하면 우리 군은 전시기획부터 계획수립, 작전수행까지 온전히 주도하게 되고, 이는 우리 군이 그동안 쌓아온 역량과 잠재력을 폭발시킬 것입니다.
수차례 말씀드린 바와 같이, 올해 SCM에서 FOC 검증을 마치고 전작권 회복의 X연도를 보고드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주기 바랍니다.
둘째, 사관학교 교육개혁입니다.
여러분은 사관학교의 역할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이제 사관학교는 각 군의 정예 장교를 길러내는 곳에 머물러서는 안 됩니다.
시대가 요구하는 인재상이 달라지고 있습니다. 사관학교는 미래 전장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고, 사회를 이끌어갈 국가 인재를 양성할 수 있도록 패러다임의 근본적 전환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세계 변화의 속도는 이루 짐작하기 어렵습니다. AI는 우리가 살아온 환경 자체를 바꾸고 있고, 드론과 같은 새로운 무기체계는 비대칭 전력의 개념을 통째로 바꾸고 있습니다.
특히, 2040년이면 인구절벽의 충격이 본격화됩니다. 병역자원이 급격히 감소하는 그 시점에, 첨단기술은 또 몰라보게 달라져 있을 것입니다. 결국, 장교 한 명 한 명의 질이 더 중요해집니다.
드론 전장을 설계하고, AI 기반 작전체계를 구상할 수 있는 장교. 그런 인재를 지금 길러내지 않으면, 2040년 이후 우리 군의 미래를 장담할 수 없습니다.
우리가 이 ‘골든타임’을 놓치게 된다면 그 공백은 고스란히 국익의 손실이 되고, 더 나아가 국가 생존의 문제가 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의 현실은 어떻습니까?
사관학교 입학성적은 계속 낮아지고 있습니다. 지금의 사관학교가 우수한 인재들에게 자신의 비전과 잠재력을 펼칠 수 있다는 확신을 주지 못한다는 방증입니다.
교장에서 생도에 이르기까지 누구보다 열심히 임하고 있다는 것을 믿습니다. 그러나 사관학교 교육의 비전과 목표, 교수진, 시설 및 인프라, 교육 커리큘럼 등의 근본적 개혁이 시급합니다.
또한, 우리는 全영역 전장을 말하면서도 실상은 육군의 全영역 작전, 공군의 全영역 작전, 해군ㆍ해병대의 全영역 작전을 각자 이야기합니다.
각 군의 전문성은 반드시 지켜져야 합니다. 그러나 그 전문성이 ‘칸막이’가 되어서는 안 됩니다. 더욱이, 합동성은 강화해나가야 하는 게 아니라, 이제는 체질화해야 합니다. 그리고 그 체질은 야전에서 저절로 길러지지 않습니다.
합동성은 사관학교에서부터 함께 배우고, 함께 훈련하고, 함께 생각하는 과정을 통해 체질화시킨 후에, 야전에서 더 다듬고 진화시켜 나가야 합니다.
이를 달성하려면, 사관학교의 규모를 키워서 ‘국가 인재 양성을 위한 커다란 그릇’을 만들어야 합니다. AI, 드론, 양자 등 급변하는 과학기술을 습득하고,전문화된 각 군 특성화 교육이 조화를 이루는 최고 수준의 ‘통합 교육 플랫폼’을 구축해야 합니다.
그리고 국가가 책임지고, 이를 확실하게 지원하고, 끊임없이 더 발전시켜 나가야 합니다. 생도 한 명 한 명의 시선이 각 군을 넘어 대한민국 국군으로, 대한민국 전체로 넓어지는 것, 그것이 최종상태입니다.
셋째, 방첩 및 정보기관 개편입니다.
과거 5·16 군사정변, 12·12 군사 쿠데타, 5·17 비상계엄 확대, 5·18 광주학살 등 현대 사회의 어두운 순간마다 우리 군의 방첩 조직은 본연의 임무를 망각한 채 권력의 도구로 전락하는 뼈아픈 과오를 범했습니다. 국민의 분노와 심판 앞에 우리 군은 수차례 반성과 개혁을 다짐했지만, 과거의 악습을 온전히 청산하지 못했습니다.
보안사, 기무사, 그리고 현재의 방첩사에 이르기까지 실패한 개혁의 역사가 주는 교훈은 명확합니다. 구성원의 개인적 도덕성이나 단편적인 인적쇄신으로는 제자리를 맴돌 뿐입니다.
이제는 법령상 근거가 명확하지 않거나, 불법의 소지가 있는 임무를 원천적으로 폐지하고, 기능 중심으로 조직을 전면 재구성해야 합니다. 어떠한 부당한 권력이 등장하더라도 방첩기관을 정치적 도구로 악용할 수 없도록 ‘제도적 빗장’을 걸어야 합니다. 군 정보기관이 ‘국가 안보’와 ‘장병 보안’이라는 본연의 임무에만 충실할 때, 우리 군은 국민의 신뢰를 온전히 되찾을 것입니다.
자랑스러운 국군 장병과 국방가족 여러분!
우리가 갈 길은 명확합니다.
이 길의 끝에는 ‘국민에게 신뢰받는 첨단강군’이라는 목표가 있습니다.
국민이 신뢰하고, 적이 두려워하며, 스스로에게는 자랑스러운 대한민국 국군을 만듭시다. 감사합니다.
2026년 6월 30일 국방부장관 안규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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