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사회의 토론문화 정착을 위한 제언

입력 2026. 06. 30   15:15
업데이트 2026. 06. 30   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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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학교에서는 재학생들의 취업 대비 역량 강화 프로그램의 하나로 ‘교수 취업 특별강좌’를 연중 실시한 적이 있다. 분야별 전문가로 구성된 학내 교수진이 진행한 이 프로그램에서 ‘성공적인 커뮤니케이션을 위한 스피치 기법’이란 과목을 맡았었다. 

학점과는 관계없지만 취업을 열망하는 학생들의 열기에 힘입어 매번 성황을 이뤘다. 그 결과 ‘토론 동아리’가 생겨나고, 이를 취업을 위한 필수코스인 ‘면접’에 적용해 열심히 전공별 주제토론에 참여하는 학생들 때문에 큰 보람을 느끼곤 했다. 하지만 이처럼 토론의 중요성을 깨닫고 스스로 말문을 여는 학생이 그리 많지 않다는 데 심각성이 있다.

토론이란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두 사람 이상이 모인 대면상황에서 정보나 아이디어를 교환하는 과정’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그 목적과 의도가 명확한 가운데 체계적이고도 논리적인 계획에 따라 이뤄져야 한다. 이는 어디까지나 대화의 과정이므로 참가자들이 제기하는 모든 아이디어와 사실, 의견이 고려돼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런데 우리 현실은 어떠한가? 한마디로 토론을 거쳐 문제를 해결하려는 의지가 부족하다 보니 ‘사람’과 ‘말’을 분리하지 못하는 경향이 짙고, 체면이나 자존심과 결부시키려는 경우가 많다. 토론이 주는 민주시민정신의 함양효과라는 측면에서 볼 때 우리 현실은 토론문화와 상당히 동떨어져 있는지도 모르겠다.

언젠가 ‘토론의 달인’으로 불리는 ‘손석희’ 앵커의 스타일을 집중분석한 『손석희 스타일』이란 책이 출간돼 서평을 썼던 기억이 있다. ‘손석희’는 언제, 어디서나 참된 ‘소통’을 꿈꾼다는 게 저자(진희정)의 주장이었다. 이를 위해 왜곡되고 비틀린 가치들은 이성과 논리의 칼로 날카롭게 비판하고, 자칫 소외되기 쉬운 작지만 깊은 가치의 경우 따뜻한 가슴으로 품어 안는다는 것. 아울러 그가 가장 주목받은 오피니언 리더로 성장한 비결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은 다른 사람들이 흉내 내기 어려운 그 자신만의 독특한 ‘스타일’을 창출해 냈다는 게 저자의 진단이다.

사람들은 손석희 개인의 능력이 아니라 그가 창출한 ‘스타일’에 열광하는 것이며, 나아가 굽힘 없는 원칙과 소신을 바탕으로 사람과 사람 사이의 소통을 가장 매력적인 가치로 만들어 내는 ‘손석희 스타일’에서 짜릿한 쾌감과 매혹을 경험한다는 것이다.

이제부터라도 우리 교수자와 지휘관들은 갈등을 일으키는 문제의 바람직한 결과(대안)를 찾도록 도와주는 토론의 중요성을 자기만의 스타일로 전파할 수 있어야 한다.

토론수업을 통해 절대적인 가치가 없다는 것, 토론을 하며 생각을 논리적이고 합리적으로 구체화할 수 있다는 것을 가르쳐야 한다. 제자와 부하들이 사회 구성원으로 진출했을 때 높은 수준의 도덕성을 이행하도록 촉구해야 하며, 활발한 상호관계가 되도록 도와줘야 한다.

그렇게 하려면 토론 초기 단계부터 항상 분위기가 경직된다든지, 제한된 인원만 토론에 참여할 수 있고 시간이 많이 소요된다든지, 토론 전개 시 논제에서 이탈하는 경우가 자주 생긴다든지, 토론이 일부 토론자에 의해 지배되는 문제가 생긴다든지 하는 등의 문제점을 슬기롭게 해결할 수 있어야 한다.

나아가 의미 있는 토론을 만드는 방법에 관해 수시로 자기만의 스타일을 연구하고 성공사례를 교환함으로써 모든 교육에 토론과정이 자연스레 스며들도록 이끌어야 한다.

김기태 세명대학교 미디어콘텐츠창작학과 교수
김기태 세명대학교 미디어콘텐츠창작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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