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국보훈의 달, 전역 순간에도 국가 감사가 이어지길

입력 2026. 06. 29   15:00
업데이트 2026. 06. 29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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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국가보훈부(보훈부) 주관 ‘국민 참여 호국보훈의 달 아이디어 공모전’ 우수상 입상 소식을 들었다. 국가를 위해 헌신한 군인들의 마지막 순간에 대한 아이디어가 내 안에 머물지 않고, 공감을 얻어 공론의 장으로 나아갔음에 기쁘고 감사하다. 

22년간 해군 장교로 복무하며 바다에서 청춘을 보냈고, 국가와 군을 위해 헌신하는 삶이 당연하다고 믿으며 살아왔다. 하지만 전역하던 날의 기억은 지금도 마음 한편에 묘한 허전함으로 남아 있다.

많은 간부가 전역행사 참석을 부담스러워했다. 나 또한 전역일이 다가오자 소속 부대에서 전역식 참석 여부를 묻는 순간 부대원들에게 폐를 끼치지 않고 싶은 마음에 조용히 집에서 보내겠다고 했다.

스스로 선택한 군인의 길이지만, 그 마지막 순간이 따뜻한 존중과 감사가 느껴지는 자리였다면 어땠을까. 오랜 기간 근무한 군인들이 마지막으로 군복을 입는 날이 그간의 헌신에 존경과 감사를 온전히 받는 ‘보훈의 순간’이 됐으면 하는 소망이 마음에 남아 있었던 것이다.

전역 후 경북 칠곡군 재향군인회 사무국장으로 근무하게 되면서 보훈과 안보에 관심이 더욱 깊어졌다. 현역 시절엔 미처 느끼지 못했던 제대군인들의 현실도 가까이서 보게 됐다.

오랜 군 생활을 마친 뒤 사회로 돌아오는 과정은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특히 ‘국가를 위해 헌신했다’는 자부심보다 ‘이제는 잊히는 게 아닐까’라는 허전함을 느끼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이런 고민을 하던 중 보훈부 호국보훈의 달 아이디어 공모전을 알게 됐고, ‘Honor Again Day’를 제안하게 됐다.

이 아이디어는 현역 군간부들의 ‘전역’을 국가가 공식적으로 함께 기억하고 축하해 줬으면 하는 바람에서 출발했다. 중·장기복무 장교·부사관들이 가족과 함께하는 명예 전역식에서 군 복무의 숭고한 가치와 의미를 되새기고, 국가가 그들의 헌신을 끝까지 기억하고 있다는 메시지를 담고 싶었다.

‘전역’이 끝이 아니라 다른 역할로 나라에 기여할 수 있는 ‘시작’이라고 생각한다. 군복을 벗었다고 나라사랑 마음과 올곧은 사명감까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재향군인회 같은 안보단체 활동 역시 또 다른 봉사의 길이라고 여긴다. 그래서 공모전 제안서에 전역 이후 보훈·안보단체와의 연계방안 아이디어도 담았다.

호국보훈의 달 6월, 우리는 과거의 희생을 추모하는 데만 머물러선 안 된다. 지금 이 순간에도 국가를 위해 헌신한 이들을 끝까지 존중하고 예우하는 문화가 무엇인지 고민해야 한다. 누군가의 전역이 외롭고 허무한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힘찬 출발점이 되길, 국가와 국민을 대신해 누군가가 깊은 감사를 표해 주는 자리가 되길 진심으로 바란다.

강석민 예비역 해군소령 경북 칠곡군 재향군인회 사무국장
강석민 예비역 해군소령 경북 칠곡군 재향군인회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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