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은 호국보훈의 달이다. 나라를 위해 헌신한 순국선열과 호국영령의 희생을 기억하며 그 뜻을 새기는 시간이다. 최근 『민군 관계와 국민의 군대』라는 책을 읽으며 군의 사명과 국민의 군대, 민주주의의 의미를 다시 생각하게 됐다. 마침 국방부가 전 장병을 대상으로 ‘민주주의와 헌법수호’ 교육을 하고 있는 지금, 이러한 물음은 더욱 뜻깊게 다가온다.
대한민국 헌법 제5조는 국군의 사명을 국가의 안전보장과 국토방위에 두고 있다. 국군은 국민의 생명과 자유를 지키기 위해 존재하는 조직이며 군인의 충성 역시 그 출발점은 헌법과 국가, 국민이다. 강한 군대일수록 헌법적 가치와 민주주의 원칙을 바탕으로 운용될 때 더욱 견고하고 강력해진다.
문민통제 역시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이는 군을 더욱 건강하게 만드는 민주주의의 안전장치다. 6·25전쟁 영웅으로 불리는 더글러스 맥아더 장군도 미국의 전략방침에 전면적으로 배치되는 주장을 펼쳐 해임됐다. 전쟁 영웅이라는 명성보다 헌법 질서가 우선한다는 원칙을 보여 준 대표적인 사례다.
군이 헌법적 가치를 수호하고, 문민통제 원칙을 지켜야 하는 이유는 군과 연관된 모든 과정이 국민의 신뢰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국민의 신뢰는 군의 가장 중요한 전투력 중 하나다.
독일이 제2차 세계대전의 과오를 딛고 ‘제복 입은 민주시민’이라는 확고한 원칙 아래 군을 개혁해 민주 군대로서 귀감이 됐다면 미국은 정치적 중립과 전문성, 끊임없는 소통으로 베트남전쟁의 아픔을 극복하고 군을 향한 국민의 전폭적 신뢰를 구축했다. 결국 신뢰는 선언으로 얻어지는 게 아니라 원칙을 지키는 작은 실천이 오랜 시간 축적될 때 비로소 만들어진다.
호국영령들이 목숨을 바쳐 지키고자 했던 것도 단순히 국토만은 아니었을 것이다. 그들이 수호하고자 했던 건 자유롭게 살아갈 수 있는 대한민국이었고, 민주주의와 헌법이 보장하는 소중한 가치였을 터. 군의 전투력도 국민의 신뢰와 헌법적 가치 위에서 더욱 빛을 발한다.
이런 이유로 장교의 90%를 양성하는 육군학생군사학교 역시 핵심 강의, 토의, 초빙강연 등을 통해 육군의 미래인 학군사관후보생에게 ‘민주주의와 헌법수호’ 교육을 강화하고 있다.
호국보훈의 달을 맞아 군인의 사명을 다시 새겨 본다. 국민의 군대로서 본연의 사명을 다하고, 헌법이 부여한 책임을 충실히 수행하는 게 선열들의 희생을 기억하는 가장 의미 있는 방법이며, 국민에게 신뢰받는 강한 군대로 나아가는 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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