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에 새긴 그 이름 UN8240

입력 2026. 06. 25   16:10
업데이트 2026. 06. 25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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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호국보훈의 달이 되면 나라를 위해 헌신한 수많은 영웅을 떠올린다. 그러나 모든 희생이 역사 속에 선명히 기록되는 것은 아니다. 이름도, 얼굴도 남기지 못한 채 조국을 위해 싸운 이들도 존재한다. 6·25전쟁 당시 ‘UN8240부대’가 바로 그런 존재다.

‘UN8240부대’는 대한민국 특전사의 기원이 되는 부대다. 6·25전쟁 때 적 후방 깊숙한 곳에서 위험한 임무를 수행하며 자유대한민국을 지켜 냈다. 적지에서 수많은 첩보활동, 유격전, 조종사 및 포로 구출 임무를 담당했다. 그들의 전장은 눈에 보이지 않는 곳이었고, 임무는 기록보다 침묵을 요구했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그들은 오직 조국과 전우를 위해 싸웠다. 오늘 우리가 누리는 자유와 평화 역시 그러한 이름 없는 희생 위에 존재한다.

우리 부대는 매년 ‘UN8240부대’ 추모행사를 개최해 선배 전우들의 헌신과 군인정신을 되새기고 있다. 올해 행사 때 참전용사분들과 함께했다. 그분들의 따뜻한 환대는 큰 영광이었다. 그것은 나 혼자가 아닌 지금 이 시대를 살아가는 군인 모두를 향한 메시지라고 느껴졌다. 서로 살아온 시대는 달라도 그 공간을 하나로 묶고 있는 것은 단 하나였다. 바로 ‘희생’을 기억하겠다는 마음이었다. 우리 군인들이 ‘무엇을 위해 싸우는가’를 다시 마음에 새기는 시간이었으며, 자유를 지켜 낸 희생을 절대 잊지 않겠다는 다짐의 자리였다. 세월은 흘렀지만, 그분들의 정신은 현재를 사는 나와 전우들에게 이어지고 있었다.

특전부사관으로 임관해 임무 수행에 매진하면서 여단 ‘탑팀(Top Team)’으로 선발되기도 하며 자부심을 느껴 왔다. 하지만 그 어느 때보다 군 생활과 입고 있는 군복의 의미를 깊이 아로새긴 순간이 있었다. 매년 ‘UN8240부대’ 선배 전우들을 추모하며, 그들의 헌신을 기억하고 사명을 되새겼던 때였다. 우리가 입고 있는 군복과 지금 서 있는 이 자리는 누군가의 희생 위에 존재한다는 사실을 비로소 온전히 체감하며 선배 전우들이 목숨으로 지켜 낸 가치와 전통을 이어 나가야 함을 깨달았다.

오늘 다시 다짐한다. 기록되지 않더라도 분명히 존재했던 그분들의 희생을 절대 잊지 않겠다고. 지금 이 시대를 살아가는 군인으로서 선배 전우들처럼 대한민국과 자유를 끝까지 수호하겠다고. 그 기억을 이어 가는 게 지금을 살아가는 우리의 사명일 것이다.

최재만 상사 육군특수전사령부 독수리부대
최재만 상사 육군특수전사령부 독수리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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