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긋한 봄이 오면 상무대는 유난히 더 분주해진다. 신임장교들은 이제 막 군인의 길로 들어섰고, 각자 병과에 걸맞은 능력을 갖추기 위해 첫발을 내디딘다. 교관으로서 그들의 첫걸음을 함께하게 됐다.
『손자병법』 제1편 시계(始計)에서는 지휘와 교육의 본질을 간결하게 언급한다. “將者(장자), 智信仁勇嚴也(지신인용엄야).” 장수는 지(智)·신(信)·인(仁)·용(勇)·엄(嚴), 즉 지혜·신뢰·인애·용기·엄정함을 갖춰야 함을 이야기한다. 이는 교관에게도 그대로 요구된다. 교관은 단순히 지식을 전달하는 사람이 아니라 장교가 갖춰야 할 기준을 먼저 체현해야 하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첫 임무를 수행하며 교관에게 제일 먼저 요구되는 덕목은 전문성이다. 교범을 읽어 주는 수준을 넘어 그 의미와 이유를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교육생은 내용뿐만 아니라 상황 속에서의 ‘판단 기준’을 배운다. 교관의 이해도가 얕으면 교육생의 판단도 흔들릴 수밖에 없다.
그러나 전문성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교육은 말이 아닌 태도로 완성된다. 『손자병법』 제9편 행군(行軍)에는 이런 구절이 나온다. “令之以文 齊之以武(영지이문 제지이무).” 문으로 가르치고, 무로 다스린다는 이 구절은 교관의 역할을 정확히 짚는다. 교육으로 이끌고 규율로 바로 세울 때 비로소 성과를 이룬다는 뜻이다.
여기에 더해 책임감은 교관의 본질이다. 교육생 한 명 한 명은 미래에 장병의 생명과 임무를 책임질 지휘자다. ‘이 정도면 충분하다’는 타협은 곧 전투력의 공백으로 이어진다. 이해할 때까지 묻고, 스스로 판단할 수 있을 때까지 고민하게 만드는 것이 교관의 역할이다.
마지막으로 소통과 공감을 통해 교육을 완성해야 한다. 『손자병법』 제10편 지형(地形)에서 “視卒如愛子 故可與之俱死(시졸여애자 고가여지구사)”라고 했듯이 병사를 자식처럼 대할 때 함께 싸울 수 있는 것처럼 교육생을 미래의 전우로 바라볼 때 교육은 비로소 힘을 갖는다.
결국 교관의 사명은 하나로 수렴된다. 가르치는 게 아니라 이기도록 준비시키는 것이다. 『손자병법』 제4편 군형(軍形)에서 “勝兵先勝 而後求戰(승병선승 이후구전)”이라고 했듯이 이기는 군대는 먼저 승리를 준비한 뒤 싸운다. 교관의 역할은 바로 그 ‘승리의 준비’를 완성하는 데 있다.
장병들이 훗날 현장에서 흔들림 없이 임무를 완수할 수 있도록 돕는 게 교관의 본질이다. 그들이 야전에서 제때 제 역할에 맞는 임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교관의 길이라고 생각하고 업무에 매진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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