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과의 전쟁’, 그 최전선에 군이 있다

입력 2026. 06. 25   16:09
업데이트 2026. 06. 25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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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이 마약과 싸우고 있다. 2022년 ‘마약과의 전쟁’을 선포한 이후 2023년부터 매년 2만 명이 넘는 마약류 사범이 단속되고 있다. 그러나 마약류 사범 단속인원 수치는 수사 역량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주목해야 할 점은 마약류 사범 숫자보다 그 구성이다. 마약류 사범의 70~80%가 남성이며, 단속인원 10명 중 6명 이상이 30대 이하 청년층이다. 2025년 하반기 경찰 마약류 집중단속 결과 온라인 마약범죄자 3명 중 2명이 30대 이하였다. 텔레그램과 SNS로 쉽고 저렴하게 마약을 구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졌고, 축제·클럽에서의 마약 유통과 의료용 마약류 오남용도 증가했다. 마약이 청년세대의 일상으로 파고들었다. 

대한민국 남성이라면 거의 예외 없이 18~21개월의 군 복무를 마친다. 다시 말해 마약 문제가 가장 집중된 연령대인 20대 청년 남성의 절대다수가 군이라는 공간을 통과한다는 뜻이다. 국가 마약류 관리 대응의 관점에서 군대는 단순한 군사조직을 넘어 전 국가적 마약 문제 예방의 전략거점 역할을 한다. 입영 전 검사와 복무 중 체계적인 예방교육으로 군은 사실상 수십만 명의 청년에게 ‘마약백신’을 접종하는 공간이 된다.

군대 내 마약 문제는 예방 차원을 넘어 국가 방위 문제이기도 하다. 무기·탄약·폭발물을 다루는 장병이 마약으로 판단력과 신체 기능이 손상된다면 이는 자신과 동료 장병의 생명은 물론 국방력 손실까지 초래하는 직접적 안보 위협이 된다. 군의 집단생활 구조는 청년 마약 문제 예방의 거점이 되기도 하지만, 동시에 한 명의 문제가 조직 전체로 빠르게 번지는 취약성을 보이기도 한다. 마약류 반입 차단과 조기 발견이 중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정부 역시 군 마약 문제의 중요성을 간과하지 않고 관련 정책을 펼쳐 나가고 있다. 마약류 검사와 반입 차단을 강화하고, 특별신고기간을 운영해 병영 내 마약류 확산을 막으며, 도움이 필요한 장병에게는 적절한 지원을 이어 갈 계획이다. 마약 문제 대응에 있어 군의 중요성을 고려한다면 예방교육과 홍보를 일회성에 그치지 않고 꾸준히 해 나갈 필요가 있다. 익명 신고나 상담창구를 활성화하는 등 군대 내 마약 문제를 묵인하지 않는 노력도 중요하다.

제도는 문화로 정착될 때 비로소 힘을 발휘한다. 병영문화는 결국 장병 한 사람 한 사람이 만들어 가는 것이다. 단 한 번의 마약 투약이나 극소량의 반입만으로도 형사처벌을 피할 수 없으며, 스스로가 국가안보를 위협하는 존재가 된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동료의 마약 투약이나 반입을 알고도 감싸는 것은 동료를 위하는 일이 아니다. 용기 있게 상담과 도움을 요청하는 것이야말로 동료 장병을 더 심각한 마약범죄로부터 지키는 방법이다.

나라를 수호하는 본연의 임무 수행만으로도 벅찬 상황에서 청년 마약 문제까지 맞서야 하는 군의 역할이 절대 가볍지 않다. 그럼에도 병영을 청정하게 지켜 내려는 국방부의 의지와 장병들의 노력은 그 자체로 국가안보의 방어선이 된다. 병영을 마약으로부터 지켜 낸 결과의 여파는 군 안에만 머물지 않는다. 건강하게 전역한 청년들이 대학교로, 직장으로, 가정으로, 지역사회로 돌아가 마약에 흔들리지 않는 사회구성원이 될 때 비로소 군의 노력이 국가 전체를 마약으로부터 지키는 힘이었음을 알게 될 것이다.

김낭희 부연구위원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
김낭희 부연구위원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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