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를 배우며 국가를 품다

입력 2026. 06. 25   16:10
업데이트 2026. 06. 25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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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6월 말 육군사관학교 생도들은 교정을 떠나 국토 각지로 향한다. 1학년은 울릉도와 독도, 2학년은 제주도, 3학년은 백령도를 찾는다. 이는 단순한 견학이나 답사가 아니다. 안보현장과 전·사적지, 주요 지역과 부대 탐방을 하면서 국토수호 의지를 다짐하고 올바른 역사관·국가관·안보관, 리더로서 갖춰야 할 소양을 쌓기 위한 살아 있는 교육의 장이다. 

디지털환경에 익숙한 오늘날의 젊은 세대에게 국토는 때로 지도 속 지명이나 화면 속 정보로 인식될 수 있다. 군인에게 국토는 다르다. 국토는 군인에게 지켜야 할 대상이며, 국가와 국민의 삶이 담긴 공간이다. 미래의 장교들은 우리 국토를 직접 보고, 걷고, 느껴야 한다. 스마트폰 화면 속 가상의 세계에서 벗어나 자신의 발자국으로 국토를 하나씩 채워 나갈 때 비로소 영토의 소중함과 군인으로서 사명감이 마음 깊이 단단하게 뿌리내리기 때문이다.

울릉도와 독도를 찾은 1학년 생도들은 대한민국 최동단 영토가 갖는 의미를 체감한다. 교과서에서 보던 독도를 실제로 마주하는 순간, 영토주권은 더 이상 교과서 속 개념이 아니라 장차 자신이 지켜야 할 국가의 현실로 다가온다. 거친 파도와 예측하기 어려운 기상조건을 경험하며 독도가 왜 전략적으로 중요한지 자연스럽게 이해하게 된다.

제주도 국토순례는 대한민국의 역사와 문화, 안보의 중요성을 이해하는 과정이다. 2학년 생도들은 아름다운 자연환경 속에서 우리 민족의 역사와 해양의 중요성을 되새긴다. 또한 최남단 마라도를 찾아 대한민국 영토의 끝을 확인하고, 제주도가 대륙과 해양을 연결하는 전략적 요충지임을 몸소 느낀다.

백령도는 또 다른 의미를 지닌다. 북한과 가장 가까운 서북도서 중 하나인 이곳에서 3학년 생도들은 국가안보가 결코 추상적인 개념이 아님을 체감한다. 서해 최북단에서 마주하는 현실은 우리가 누리는 평화가 수많은 장병의 경계와 헌신 위에 유지되고 있음을 일깨워 준다. 북녘땅이 손에 잡힐 듯 가까운 서해 최전방의 삼엄한 긴장감 속에서 생도들은 장차 부하를 이끌고 현장을 책임져야 할 장교로서의 실전적 리더십을 치열하게 고민하게 된다.

국토순례의 진정한 가치는 현장의 흔적과 정신을 마주하며 깊이 있는 통찰을 얻는 데 있다. 책과 강의만으로는 배우고 느낄 수 없는 대한민국의 국토와 안보현실을 경험하면서 생도들은 장교로서 사명감과 책임감을 키워 간다. 울릉도와 독도, 제주도, 백령도에서 흘린 땀방울은 훗날 국가와 국민을 지키는 책임감과 사명감으로 이어질 것이다.

미래를 이끌어 갈 육군의 정예 장교는 강의실과 훈련장에서만 만들어지지 않는다. 국토를 마주하고 걸으며 배우는 과정에서 성장한다.

김성윤 소령 육군사관학교 훈육관
김성윤 소령 육군사관학교 훈육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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