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인이란 어떤 사람인가?” 이 물음은 입대 직전까지 가장 무거운 숙제였습니다. 군인은 무엇을 위해 존재하는지, 또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 알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기본군사훈련단에서의 시간은 그 어려운 질문의 답을 찾는 시간이었습니다. 그렇게 고민하다 보니 어느새 한여름에 가까워진 계절의 변화만큼 빠르게 5주가 흘렀습니다.
그토록 기다리던 수료를 앞둔 복잡한 감정을 짧은 글로는 다 담기 어려워 기억나는 선명한 장면을 소개하는 것으로 갈음하겠습니다. 처음 어색한 표정으로 옆 동기에게 말을 건네던 순간, 사격 한 발에 총소리가 들리지 않을 정도로 온 정신을 집중하던 순간, 도저히 올라가지 않는 두 다리를 손으로 움켜쥐고 버티던 유격훈련의 순간. 그중에서 기지방호 실습훈련을 한 날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하루 종일 훈련이 이어져 마지막 야간 기지방호 실습까지 마친 날, 잠시 대연병장에 누워 하늘을 바라볼 수 있는 선물을 받았습니다. 멀리서 보면 그 자리에 정지해 있는 것만 같았던 구름은 생각보다 분주하게 앞으로 달려가고 있었습니다.
그 구름의 모습을 보며 공군은 구름을 닮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구름은 묵묵하게 서서 햇빛을 막아 주면서도 누구보다 강하게 하늘을 가로질러 나아갑니다. 그렇게 지친 몸으로 구름을 보며 공군의 다짐을 새기던 그 순간을 아직도 잊을 수 없습니다.
이런 다짐의 출발은 짧은 머리로 비장하게 서 있던 입영식 날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처음 대연병장을 밟고 부모님께 서툰 경례를 하던 날이 떠오릅니다. 그때는 흙바닥에 그토록 많은 군화 자국을 남기게 될 줄 몰랐습니다.
수많은 발자국을 거치고야 고민하던 물음의 답을 겨우 알 것 같습니다. “군인은 어떤 사람인가?” 그 답을 이곳에서 버티게 해 준 사람에게서 찾았습니다. 한 번 찾아왔던 유난히 서러운 날, 곁에는 이제 얼굴만 봐도 웃음이 나는 동기들이 있었습니다. 숨이 턱끝까지 차오르던 전투뜀걸음 때는 포기하지 말자며 응원해 주시는 훈육관님들이 계셨습니다.
밤낮없이 군인으로 거듭나도록 힘써 주신 훈육관님들과 함께해 주신 모든 분께 감사드립니다. 다 같이 훈련을 당당히 이겨 낸 병 879기 동기들이 자랑스럽습니다. 여기서 얻은 모든 기억을 소중히 간직하고 더 멋있는 공군인이 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필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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