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군9보병사단 참독수리대대 유해발굴 현장

입력 2026. 06. 22   17:24
업데이트 2026. 06. 22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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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심, 다합니다
영웅의 영원한 안식을 위해…
진심, 느낍니다 
희생의 숭고한 의미를 찾아…

6·25전쟁 당시 정찰기지작전·봉일천전투 벌어진 곳
참독수리대대·국유단 장병 기초발굴·정밀발굴 매진
‘군 특성화’ 세경고 학생들 추모의식 참여·유품 관람도
유가족 DNA 시료 채취 부스 운영…“영웅 가족 품으로”

정전협정이 체결된 지 73년이 지났지만 아직 가족의 품으로 돌아가지 못한 6·25전쟁 전사·실종자 수는 13만여 명에 이른다. 우리 군은 나라를 위해 희생한 영웅들을 끝까지 책임진다는 자세로 전국에서 유해발굴작전에 임하고 있다. 6월 호국보훈의 달, 그중에서도 6·25전쟁 발발 76주년을 앞두고 유해발굴에 나서는 장병들의 마음가짐은 남다를 수밖에 없다. 예년보다 일찍 찾아온 무더위 속 선배 전우들의 영원한 안식을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는 육군9보병사단 참독수리대대의 유해발굴 현장을 찾았다. 글=최한영 기자·박유빈 인턴기자/사진=조용학 기자

호국보훈 정신 가슴에…경기 파주시 비호봉 일대에서 펼쳐진 육군9보병사단 참독수리대대의 유해발굴작전 현장을 찾은 파주 세경고등학교 학생들이 호국보훈의 의미를 되새기고 있다. 대대의 유해발굴작전은 다음 달 3일까지 계속된다. 조용학 기자
호국보훈 정신 가슴에…경기 파주시 비호봉 일대에서 펼쳐진 육군9보병사단 참독수리대대의 유해발굴작전 현장을 찾은 파주 세경고등학교 학생들이 호국보훈의 의미를 되새기고 있다. 대대의 유해발굴작전은 다음 달 3일까지 계속된다. 조용학 기자

 

 

파주 비호봉 일대서 7월 3일까지 전개

지난 18일 오후 경기 파주시 비호봉 일대에 전개한 참독수리대대와 국방부유해발굴감식단(국유단) 장병들은 선배 전우의 흔적을 찾는 데 여념이 없었다. 비호봉 일대는 1951년 5월 국군1사단이 중공군의 5차 공세 방어에 성공한 다음 공격으로 전환한 ‘정찰기지작전’ ‘고양·봉일천·동거리전투’ 등이 벌어진 곳이다. 이 과정에서 적 2500여 명을 사살, 190여 명을 포로로 잡는 전과를 올렸지만 우리 군도 80여 명이 전사·실종되고, 240여 명이 다치는 피해를 봤다.

75년 전 선배 전우들의 피와 땀이 서린 곳에서 대대 장병들은 지난달 26일부터 능선을 따라 올라오며 기초발굴에 매진하고 있다. ‘그들을 조국의 품으로’ 문구가 등쪽에 선명한 복장을 착용한 대대 장병들은 박은석(상사) 발굴팀장을 비롯한 국유단 장병들의 도움을 받으며 삽으로 6·25전쟁 당시 지표층까지 흙을 파내는 굴토 작업에 한창이었다. 발굴 4주 차에 접어들면서 각기 다른 지점 8부 능선에서 일렬로 전개해 위로 올라가기 시작한 기초발굴 장소는 고지 정상에 이르렀다.

장병들의 진심이 하늘에 닿았을까. 이날까지 유해 3구와 유품 242점을 발굴하는 성과도 거뒀다. 김재구 병장은 “6·25전쟁 당시 격전지였던 곳에서 선배 전우의 유해를 한 구라도 더 찾겠다는 마음가짐으로 모두가 진심을 다한 결과”라고 힘줘 말했다.

유해를 찾은 곳에서는 국유단 장병들이 호미, 붓 등을 이용한 정밀발굴에 매진했다. 최대한 온전히 유해를 수습해야 하기에 지표면에 드러난 뼈 위치 등을 토대로 호미질, 붓질을 하는 손놀림은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박 팀장은 “유해를 수습하면 최고의 예우를 하는 것이 사업 목표”라며 “작전에 임하는 전 장병이 모여 약식제례를 한 유해는 대대 주둔지로 옮겨 봉안 행사를 거쳐 유전자(DNA) 분석을 포함한 감식을 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대대 장병들은 다음 달 3일까지 계획된 유해발굴 기간 선배 전우를 가족의 품으로 모시기 위한 최대한의 노력을 다한다는 방침이다. 김진호(대위) 중대장은 “장병들이 6·25전쟁의 치열함을 생생하게 체험하는 현장에서 의미 있는 작전에 참여하고 있다”며 “온도지수에 따른 안전관리도 철저히 하는 등 장병들의 건강을 면밀히 살피고 있다”고 말했다.

 

 

육군9보병사단 참독수리대대 장병들이 지난 18일 경기 파주시 비호봉 일대에서 6·25전쟁 당시 전사한 선배 전우의 유해를 수습하기 위한 발굴작전에 매진하고 있다.
육군9보병사단 참독수리대대 장병들이 지난 18일 경기 파주시 비호봉 일대에서 6·25전쟁 당시 전사한 선배 전우의 유해를 수습하기 위한 발굴작전에 매진하고 있다.

 

유해발굴 견학에 나선 파주 세경고 학생들.
유해발굴 견학에 나선 파주 세경고 학생들.

 

발굴한 총탄을 들여다보고 있는 장병.
발굴한 총탄을 들여다보고 있는 장병.

 

드러난 유해 일부.
드러난 유해 일부.



세경고 학생과 교직원 방문해 현장 견학


이날 유해발굴 현장에는 군 특성화고인 파주 세경고등학교 학생과 교직원 20여 명이 방문해 의미를 더했다. 세경고는 호국보훈의 달을 맞아 학생들에게 호국영령의 숭고한 희생을 되새기고, 호국보훈 정신을 가슴에 새길 기회를 주기 위해 견학을 요청했다. 세경고 학생·교직원들은 유해발굴 현장에 도착해 호국영령 추모의식에 참여한 후 발굴 유품과 유해발굴 장비 관람, 발굴 현장 견학을 했다. 학생들은 유해 발굴 장비와 작전 과정을 직접 보고 느끼며 6·25전쟁의 아픔과 호국보훈의 진정한 의미를 깨달았다. 몇 년 후에는 ‘군 전투력 발휘의 중추’ 부사관이 될 가능성이 큰 학생들이 군에 관한 이해도를 높이는 데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였다.

3학년 정민영 군은 “교과서로만 배웠던 6·25전쟁 장소가 학교와 가까운 곳에 있었다는 사실에 놀랐다”며 “불과 몇십 년 전 이 자리에서 수많은 호국영령이 대한민국을 지키기 위해 희생했다는 사실을 실감했다”고 말했다.

이보람(중령) 대대장은 “장병들의 유해발굴 노력을 가까이서 본 학생들이 선배 전우의 호국정신을 느끼고 나라를 사랑하는 마음을 키우는 기회가 됐을 것으로 믿는다”고 강조했다.


오두산통일전망대 6·25전쟁 전사자 유가족 DNA 시료 채취 홍보부스. 사진 제공=이현석 중위
오두산통일전망대 6·25전쟁 전사자 유가족 DNA 시료 채취 홍보부스. 사진 제공=이현석 중위



오두산통일전망대서 DNA 시료 채취 홍보부스도 운영

한편 대대는 6·25전쟁 전사자 유해발굴 사업의 하나로 파주시 오두산통일전망대에서 유가족 DNA 시료 채취 홍보부스도 운영하고 있다. 홍보 부스 임무를 수행 중인 오준혁 중위는 “유해발굴사업을 통해 그동안 1만3000여 구의 유해를 발굴했지만 신원이 확인된 경우는 소수에 불과하다”며 “호국영웅들이 하루빨리 유가족 품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많은 분의 도움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부스는 대대의 유해 발굴이 끝나는 다음 달 3일까지 운영된다. 전사자 유해를 찾지 못한 친·외가 8촌 이내 유가족이 대상이며, 증빙서류(제적등본·유족증 사본·전사통지서 사본·병적증명서 중 하나)를 지참해 부스를 방문하면 된다.

채취한 유가족 DNA는 발굴 유해와 대조 작업을 거친다. 신원이 확인된 유해는 정중한 예를 갖춰 유가족에게 통보 후 국립현충원에 안장하고 있다. 시료 채취에 참여하면 1만 원 상당의 상품권, 제공한 DNA 정보로 전사자 신원이 확인되면 1000만 원의 포상금도 지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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