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판 위에서 시작되는 해군 전투력

입력 2026. 06. 22   15:25
업데이트 2026. 06. 22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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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투력은 눈에 보이는 무기체계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아무리 뛰어난 장비를 갖추고 있어도 이를 운용하는 장병들의 체력과 건강이 유지되지 않으면 지속적인 임무 수행에는 한계가 있다. 그리고 그 기본에는 매일 반복되는 식사가 있다. 특히 장기간 함정근무와 해외 작전이 잦은 해군 특성을 생각해 보면 급식은 단순한 지원업무를 넘어 전투 지속능력을 유지하는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한다. 

최근 해군의 작전환경은 과거보다 더욱 확대되고 있다. 청해부대 파병과 순항훈련, 각종 연합훈련 등으로 장병들은 장기간 바다 위에서 임무를 수행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함정이라는 제한된 공간에서는 식자재 보관에도 한계가 있고 조리환경 역시 육상과는 큰 차이가 있다. 실제 함정근무를 경험해보면 단순히 끼니를 제공하는 수준이 아니라 제한된 식자재 안에서도 영양균형을 고려하고 효율적으로 식단을 구성하는 일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청해부대 파병을 3회 경험하며 가장 어려웠던 부분 중 하나는 제한된 환경 속에서 다양한 메뉴를 구성하는 일이었다. 현지 식품 여건과 제한된 식자재 속에서도 대원들의 입맛을 만족시키고 영양까지 고려해야 했기 때문에 많은 고민이 필요했다.

현재 해군 조리부사관들은 다양한 제약 속에서도 안정적으로 급식을 운영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변화하는 환경과 장병들의 다양한 요구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관행적 업무에서 벗어난 혁신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단순히 조리를 수행하는 역할에 머무르기보다 식단 구성과 영양관리까지 함께 고려할 수 있는 방향으로 전문성이 확대돼야 한다. 이를 위해 조리부사관들이 주간에도 전문학위나 관련 교육을 받을 여건이 마련될 필요가 있다. 특히 식품영양학 분야에 대한 학습 기회가 확대된다면 급식운영 수준도 더욱 높아질 수 있을 것이다. 나아가 영양사 면허 취득까지 이어질 수 있는 제도적 지원이 함께 이뤄진다면 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는 전문성은 더욱 커질 것으로 생각된다.

전문성을 갖춘 조리부사관은 단순히 음식을 만드는 역할을 넘어 장병들의 활동량과 임무특성을 고려한 식단을 구성할 수 있다. 또 제한된 함정 환경 속에서도 식자재를 효율적으로 활용하고 위생관리와 안전관리까지 세밀하게 수행할 수 있다.

급식은 더 이상 단순한 지원영역이 아니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전투력을 유지하는 중요한 기반이며 장병들의 하루와 건강을 책임지는 필수 요소다. 앞으로는 이에 걸맞게 조리부사관들의 전문성 향상을 위한 교육여건과 다양한 기회가 함께 마련되기를 기대한다.

정영하 원사 해군2함대 2기지지원대대
정영하 원사 해군2함대 2기지지원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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