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인으로서 학문의 길을 걷는다는 것은 감사한 기회인 동시에 무거운 책임감을 요구한다. 지난 3년간 세종대에서 위탁교육 중 수중음향을 전공하면서 실제 전장환경을 보다 정확하게 이해하고 이를 훈련에 어떻게 반영할 수 있을지 지속적으로 고민했다. 이러한 연구 결과로 올 1월 5일 음향학 분야 국제학술지(SCIE)인 ‘어플라이드 어쿠스틱스(Applied Acoustics: Elsevier, Q1)’에 논문이 게재됐다. 이 연구는 세종대 이근화 교수님의 지도 아래 수행했다. 논문 제목은 ‘현실적인 선박 음향신호를 위한 데이터 기반의 프로펠러 날개 끝 보텍스 캐비테이션 소음 모델링(Data-based modeling of propeller tip-vortex cavitation noise for realistic acoustic ship signature)’이다.
이번 연구의 핵심 대상은 함정 프로펠러에서 발생하는 캐비테이션 소음으로, 프로펠러 주변의 압력 변화에 따라 기포가 생성·소멸되는 과정에서 생긴다. 캐비테이션 소음은 수중에서 함정을 탐지하고 식별하는 주요 신호이며, 실제 해양환경에선 프로펠러의 회전조건과 유체 흐름에 따라 불규칙하고 복잡하게 발생한다. 하지만 기존의 물리 모델링 방법은 이들 소음을 단순한 잡음 형태로 모의했으며, 이에 따른 분명한 한계가 존재했다.
이런 한계를 보완하고자 생성형 딥러닝 모델인 GAN(Generative Adversarial Networks)을 국방 M&S(Modeling & Simulation) 분야에 적용했다. 실제 측정 데이터를 학습한 딥러닝 모델로 소음의 파형을 생성하고, 함정의 속도 변화에 따른 발생빈도·시점을 확률적으로 모의함으로써 시뮬레이션의 현실성을 높였다.
실전과 유사한 훈련을 가상공간에서 수행하는 비중이 증가하는 군사훈련환경에서 시뮬레이션의 현실성은 훈련 효과와 직결된다. 본 연구로 생성형 인공지능(AI) 기술이 복잡한 물리현상을 데이터 기반으로 학습함으로써 기존 방식으로는 표현이 어려웠던 신호 특성을 구현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
본 연구는 국방 M&S, 특히 모델링 단계에서 AI가 수행할 수 있는 역할을 보여 줬다는데 의의가 있다. 국방 M&S는 수식과 물리 기반으로 현실을 단순화한 모델을 통해 분석과 훈련을 지원하는 도구였지만, 본 연구사례와 같이 복잡한 현상을 보다 정밀하게 반영하기 위해선 데이터와 AI를 활용한 접근이 점차 중요해질 것이다.
본 연구가 국방 M&S의 현실성을 높이는 데 참고사례로 활용되고 AI 기반 기술을 국방 분야에 적용하는 논의에 작은 기여가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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