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넷플릭스 글로벌 순위 1위를 달리고 있는 한국 드라마 ‘참교육’이 화제다. 특전사 출신 교권보호국 요원들이 무너진 학교 질서를 바로잡는다는 다소 과격한 설정의 작품이지만, 시청자들이 열광하는 이유는 액션 때문만은 아닌 듯하다.
드라마가 건드린 것은 많은 사람이 가슴 한편에 묻어 두고 있던 질문이다. “그래서 체벌은 정말 없어져야 했던 걸까?”
드라마를 본 사람들 사이에는 때아닌 체벌 논쟁이 한창이다. 교권 회복을 위해 체벌을 부활해야 한다는 주장과 어렵게 없앤 폭력을 다시 들여와선 안 된다는 주장이 팽팽하게 맞선다.
1990년대와 2000년대에 학교를 다닌 사람들에게 체벌은 일상이었다. 지금은 군대에서도 사라진 “대가리 박아”라는 말까지 학교에서 버젓이 사용됐다. 지금 기준으로 보면 가혹행위에 가깝지만 당시엔 교사도, 학생도 “원래 당연히 존재하는 것”이라고 받아들였다.
그러나 2011년 3월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개정으로 교육 목적의 체벌은 전면 금지됐다. 이후 학생인권조례까지 확산되면서 교실 풍경은 급격히 바뀌었다. 결국 2011년 이전의 학생과 이후의 학생은 같은 ‘학교’를 다녔다고 말하기 어려울 정도로 다른 경험을 하게 됐다.
흥미로운 점은 체벌이 사라진 지 겨우 한 세대가 지났을 뿐인데 벌써 “교권이 약해졌다”며 체벌 부활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과거에는 체벌이 문제였고, 지금은 체벌이 없는 현실이 문제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등장했다. 불과 한 세대도 되지 않아 상식이 뒤집힌 셈이다.
물론 체벌 금지는 시대의 진전이었다. 다만 어떤 제도든 선의만으로 유지되진 않는다. 그때는 ‘악행’으로 규정하고 법으로 금지했던 체벌이 불과 한 세대도 되지 않아 필요성 논쟁을 불러일으키게 된 데는 체벌이 없는 제도적 환경을 악용하는 일부 학생의 도를 넘은 일탈이 큰 몫을 했다.
이런 변화는 비단 학교에만 국한된 이야기가 아니다.
연인 관계도 마찬가지다. 예전 드라마를 보면 헤어진 연인의 집 앞에서 밤새 기다리고, 회사를 찾아가고, 수십 통의 편지를 보내는 주인공이 등장했다. 그런 모습이 순수 또는 순정으로 여겨지는 시대였지만 지금은 다르다. 이러한 행위는 스토킹처벌법에 따라 형사처벌 대상이 될 수 있다.
직장도 마찬가지다. 예전에는 정시 출근, 정시 퇴근은 나태함의 상징으로 여겨졌다. 회식은 불참할 수 없는 상명하복의 조직문화였다. 휴가와 연차를 쓰는데도 눈치를 봐야 했고, 야근은 열정으로 여겨졌다. 하지만 직장 내 괴롭힘 금지 제도가 도입된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다. 선배 세대는 “우리는 더 심한 것도 견뎠다”고 하고, 후배 세대는 “그게 왜 당연했느냐”고 물으며 세대 간 갈등도 커졌다.
성인지 감수성 논의도, 음주운전의 사회적 인식 변화도 비슷하다.
많은 사람이 법을 자연법칙처럼 생각하지만 법은 자연법칙과 달리 끊임없이 변한다. 사회가 무엇을 용납하고 무엇을 용납하지 않을지를 계속 다시 정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법은 시대를 비추는 거울이다. 불과 15년 전 상식이 지금은 틀린 게 되고, 지금의 상식 역시 언젠가는 바뀔 수 있다.
최근 가장 뜨거운 법 개정 논쟁 가운데 하나는 형사미성년자, 이른바 촉법소년 제도다. 과연 현재의 기준은 앞으로도 유지될까. 하나는 분명하다. 법이 허락하는 관용이 계속될지 여부는 전적으로 그 법을 규율하는 사람들에게 달려 있다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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