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을 극도의 긴장감으로 몰아넣었던 미국과 이란의 무력충돌이 마침내 종전 양해각서(MOU) 서명으로 일단락됐다. 100여 일 만에 호르무즈해협의 빗장이 열리고 전 세계 공급망이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있지만, 우리 군사전문가들이 마주한 전장의 여운은 결코 가볍지 않다.
이번 전쟁에서 우리는 과거의 전통적인 전투방식과는 전혀 다른 양상을 목격했다. 실제로 이란 지휘부가 첫 번째 공습에서 모두 궤멸된 것은 팔란티어 ‘고담’ 시스템의 엄청난 정보 수집 능력과 이를 바탕으로 수만 번의 공습 시뮬레이션을 한 앤트로픽의 인공지능(AI) ‘클로드’ 덕분이었다.
클로드가 작성한 정교한 전투 작전계획으로 아군 피해를 최소화하고 적의 지휘력을 초기에 붕괴시킬 수 있었던 것이다. 니콜라스 마두로 당시 베네수엘라 대통령 체포 때 사용됐던 이 시스템은 다시 한번 AI 전쟁 1.0의 위력을 실감하게 했다.
첫 공습 때 중국이 자랑하던 공중요격시스템은 적이 오는 줄도 몰랐을 만큼 AI가 짜준 작전계획은 완벽했다. 그렇게 전쟁이 끝나 버린 건 아니다. 오히려 지휘부를 잃은 혁명수비대는 아무런 중앙 통제 없이 개별적 무차별 공격을 퍼부어 미군뿐 아니라 주변 국가들에 엄청난 피해를 주고 말았다.
이번 종전이 대한민국 국방에 던지는 가장 핵심적 화두는 작전과 무기체계의 AI 대전환이라고 할 수 있다.
대한민국은 세계 최고 수준의 제조업 기반과 K방산이라는 고도화된 하드웨어 무기체계를 보유 중이다. 또 이번 전쟁 때 필수적인 미래 무기로 확인된 능동전자주사식위상배열(AESA) 레이다 기반 드론 요격시스템, 무인전투정, 전투로봇 등 AI 전쟁 1.0 시대를 이끌어 갈 무기체계 개발도 착착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전쟁은 무기로만 하는 게 아니다. 그것을 운용하는 인재에 의해 결정된다. 이번 전쟁에서 드러났듯이 공격·방어작전을 AI 기반으로 수립하고 AI 무기체계로 전쟁을 수행하는 것은 경험 많은 군인의 역할이 절대적이다.
총을 들고 싸우는 군인보다 AI를 잘 이해하고 활용하는 군인이 더욱 많이 필요한 시대다. 초급장교와 부사관의 AI 교육을 확대하는 한편 각 사관학교의 교육과정을 AI 시대에 맞춰 대대적으로 혁신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그러기 위해선 천문학적 예산과 첨단 장비 투자가 필수적이다.
삼성전자가 전 임원과 직원에게 AI 교육을 강제하고 반드시 업무에 사용토록 대대적인 교육과정을 시행 중이다. 좋은 인재가 회사의 혁신을 이끄는 법이다. 군도 마찬가지다. AI 교육을 확대하고 모든 업무에서의 활용을 의무화해야 한다.
AI 전쟁 1.0 시대에도 여전히 전투력은 군인의 역량으로 결정된다. 첨단 AI 교육과 AI 전투장비 경험을 확대하고, 최첨단 무기 개발 프로젝트에 참여시키는 등 개인의 성장에 도움이 되는 사관학교 교육혁신에 투자해야 좋은 인재를 확보할 수 있다.
이스라엘군에 청년들의 자발적 입대가 많은 것은 그만큼 커리어에 도움이 돼서다. 대한민국 1020세대는 지금 그 어느 때보다 스마트하고 글로벌한 세계관에 익숙하다. 진정성 있는 혁신과 투자로 미래 준비를 위한 첨단 교육과 경험이 담보된다면 기꺼이 군과 함께할 각오가 돼 있다. 내일의 대한민국을 지켜 낼 청년들이 산업계는 물론 군에서도 세계 최고의 AI 인재로 성장하는 환경이 갖춰지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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