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시대 던지는 질문들 3
모든 분야에서 ‘인공지능(AI)’이란 단어가 범람하는 시대다. 출판계도 예외는 아니다. AI가 바꿔 놓을 미래와 관련 기술, 활용법 등을 소개하는 책들이 하루가 멀다 하고 쏟아진다. 하지만 정작 AI를 활용하는 인간은 소외된 상황에서 AI 시대를 어떻게 살아 내야 할지, AI로 인해 인간은 쓸모없는 존재가 되는 건 아닌지에 대한 질문에 답하는 책들이 잇따라 출간돼 눈길을 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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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7세 철학자가 전하는 인간다움·가치
‘현존하는 세계 최고령 저자’로 기네스의 공식 인증을 받은 107세의 철학자 김형석 교수는 『AI 시대에 인문학은 무엇인가』란 신간으로 AI 시대 인간은 무엇을 생각하며 살아야 하는지 자신만의 답을 내놓는다.
저자는 세상이 빠르게 변하고, 각자 의견이 갈리고, 무엇이 옳은지 혼란스러운 시대일수록 사람에 관한 이해, 가치에 대한 성찰, 공동체를 위한 지혜에 의지해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그러면서 기술이 발전할수록 인간답게 사는 일이 더욱 중요해진다고 강조한다. AI가 기술적 문제를 해결할 순 있어도 인간 정신과 가치관을 대신할 수는 없으며 인간 없이 AI도 있을 수 없다는 것. AI는 ‘효율’을 말하지만, 인문학은 효율 너머의 ‘가치’에 초점을 맞추는 셈이다.
AI는커녕 컴퓨터조차 없었던 시대에 태어난 노철학자가 바라보는 AI 시대와 그 시대를 살아갈 방법에 대한 통찰력이 눈부시게 드러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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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계가 복제할 수 없는 ‘연결노동’ 초점
앨리슨 J. 퓨 미국 존스홉킨스대 사회학과 교수는 신간 『사람의 마지막 직업』에서 AI 시대의 ‘직업’ 이야기를 들려준다. 모든 것을 기억하고 순식간에 답을 내놓는 시대에 문제를 제기하며 기계가 결코 복제할 수 없는 노동 영역에 초점을 맞춘다.
어떤 직종에서나 다른 사람과 교감하는 능력, 다른 사람의 내면을 읽는 능력을 발휘해 일하는 사람들이 있다.
저자는 다른 사람의 감정을 이해함으로써 성과를 산출하는 노동을 ‘연결노동(connective labor)’이라고 부르며 그 가치와 중요성을 강조한다.
저자는 사람의 자리를 AI가 대신하면서 공장 조립라인에 쓰일 법한 논리를 연결노동에도 적용하기 시작했다고 비판한다.
상담사, 의사, 교사, 목사, 지역사회 운동가, 미용사 등 연결노동을 대표할 만한 직종에서 일하는 이들 100여 명을 심층 인터뷰한 저자는 연결노동에 인간만의 고유한 역할이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고 전했다.
연결노동이 ‘인간의 마지막 직업’이 될 것이라고 전망한 그는 “연결노동이 무엇이며 사람들 사이에 무엇을 형성하는지도 모르는 채 연결노동을 축소하고 억제하고 자동화하다가는 크나큰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짚었다. AI 시대 직업의 미래를 걱정하는 이들이라면 참고할 만한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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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대체’ 반기…노동의 질 저하 지적
신간 『로봇은 오지 않는다』의 저자 안토니오 카실리 프랑스 텔레콤파리대 교수는 한 걸음 더 나아간다. AI와 로봇 기술이 혁명적인 발전을 이루고 있지만 “기계가 인간 노동을 대체할 것”이라는 통념에 반기를 든다. 기술이 노동을 사라지게 하기보다는 새로운 형태의 노동을 만들고 보이지 않는 곳으로 이동시켜 왔다는 것이다. AI가 학습할 수 있도록 이미지와 텍스트를 분류하고 배달이나 쇼핑 플랫폼 배송기사들은 새벽까지 도로를 달리는 게 대표적인 예.
근본적인 문제는 노동(직업)이 사라지는 것보다 노동의 질이 떨어지는 것이라고 지적한 저자는 “자동화를 가능하게 만든 것은 바로 인간 노동자들”이라며 “디지털 인프라에 대한 그들의 기여를 인정하는 것이야말로 노동자 보상과 현재의 권력구조를 재조정하는 첫걸음”이라고 말했다. 김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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