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안전, 전투력을 지키는 또 하나의 무기

입력 2026. 06. 17   16:36
업데이트 2026. 06. 17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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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산업 현장에서는 안전의 중요성이 그 어느 때보다 강조된다.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이후 기업의 안전보건관리체계 구축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고, 산업안전·건설안전·화공안전·재난안전 등 다양한 분야에서 연구와 제도 개선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그러나 국가안보의 최일선에서 임무를 수행하는 군과 방위산업 분야의 안전은 아직 독립된 전문영역으로 충분히 논의되지 못하고 있다.

군과 방위산업 현장은 일반 산업 현장과 다르다. 실사격훈련, 탄약 및 폭발물 취급, 항공기와 함정 운용, 무기체계 시험 평가, 고에너지 물질 관리 등 고위험활동이 일상적으로 이뤄진다. 사고가 발생하면 인명피해에 그치지 않고 장비 손실, 임무 공백, 전력 유지 차질로 이어질 수 있다. 첨단 무기체계가 고도화할수록 위험은 단순한 기계적 결함이 아니라 사람, 장비, 소프트웨어, 조직, 절차가 복합적으로 얽힌 시스템의 위험으로 나타난다.

최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전사업장에서 일어난 폭발사고는 방산시설 안전관리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보여 줬다. 무기 제조사업장 내 세척실에서 생긴 폭발은 방산 분야의 위험이 단순한 산업안전 차원을 넘어 국가안보와 전력 유지에까지 영향을 줄 수 있음을 시사한다. 국방안전의 중요성은 병역자원 감소와도 맞닿아 있다. 인구절벽으로 병력 규모가 줄어드는 시대에는 장병 한 사람의 전문성과 숙련도가 곧 전투력이다. 숙련된 조종사, 정비사, 탄약·폭발물 취급요원, 무기체계 시험 평가 인력의 손실은 단순한 인원 손실이 아니라 전력 운용 능력의 손실이다. 안전은 복지의 문제가 아니라 전투력 보존의 문제다.

이 지점에서 안전공학의 역할이 중요하다. 안전공학은 사고 이전에 위험을 예측하고 통제하는 학문이다. 위험성 평가, 시스템 안전 분석, 인간공학, 신뢰성 공학, 화재·폭발 공학, 안전문화, 데이터 기반 사고 예측은 국방 분야에 반드시 필요한 전문 역량이다. 특히 인공지능(AI), 유·무인 복합체계, 자율무기, 지휘통제체계가 확대되는 미래 전장에선 기술 개발만큼이나 안전성 검증과 운용 리스크 관리가 중요해진다.

서울과학기술대 국방경영·안전공학과의 역할도 여기에 있다. 국방경영과 국방안전을 융합해 군과 방위산업 현장에 필요한 전문인력을 양성하고, 국방 위험성 평가와 안전문화 정착, 무기체계 운용 안전, 방위산업 안전관리 분야의 연구 기반을 마련하는 것은 미래 국방안전 발전의 핵심 과제다. 이제 국방안전은 산업안전의 일부가 아니라 전투력 유지와 국가안보를 뒷받침하는 핵심 공학 분야로 발전해야 한다. 전투력의 핵심은 안전공학에서 시작된다.

노순미 안전공학 박사 서울과학기술대학교
노순미 안전공학 박사 서울과학기술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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