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킨다, 가장 가혹한 조건에서도…
구한다, 가장 위험한 현장에서도…
대형 화재·건물 붕괴 상황 가정
민·관·군 연계 실전형 훈련 실시
통합방위체계·즉각 대응력 강화
민간 역량 넘어서는 대형 참사
지원요청 늘며 부대 체계 완성돼
육군특전사 흑표부대 장병들
극한의 환경에서 탁월한 능력 발휘
국방부 전군 평가 최우수 부대 선정
현대 안보의 개념은 전통적인 군사적 위협을 넘어 재난·기후변화 등 비군사적 위협까지 포함하는 포괄적 안보로 진화하고 있다. 육군은 이러한 패러다임 변화에 발맞춰 재난대응 역량을 지속 강화해 왔다. 그 중심에는 최정예 특전대원으로 구성된 육군 재난대응부대가 있다. 적을 제압하기 위해 연마한 특수전 기술이 재난 현장에서는 국민의 생명을 구하는 강력한 무기가 되고 있다. 글=이원준/사진=이윤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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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표부대 소속 특전대원 긴급 출동…시민 구조 총력
지난 10일 충북 증평군 증평종합운동장. 육군특수전사령부 흑표부대 소속 특전대원 40여 명이 긴급 출동한 차량에서 일제히 내렸다. 주둔지를 출발한 지 15분 만이었다. 운동장 시설에서 화재가 발생하며 현장에 있던 시민들이 위기에 빠진 상황이 부여됐다.
이날 훈련에는 흑표부대 재난대응부대를 주축으로 증평군청, 충북소방 119특수대응단, 증평보건소 등 관계기관이 참여했다. 대형 재난 상황에서 민·관·군이 함께 움직이며 합동 대응능력과 공조체계를 점검하는 데 중점을 뒀다.
오후 1시30분, 훈련 시작과 함께 재난대응부대 진화조가 먼저 움직였다. 두꺼운 방염복을 갖춰 입은 특전대원들이 소방대원과 나란히 방수 호스를 잡고 건물 입구 ?향으로 접근했다.
불길이 사그라들자 외부탐색조가 투입됐다. 건물 옆 주차장에 있는 차량을 살피는 것이 이들의 임무였다. “요구조자 확인! 의식 없음!” 차 안에서 의식불명의 부상자가 발견됐다. 군·소방 합동구조팀이 곧바로 투입됐다. 이들은 유압장비를 활용해 차 문을 강제로 개방, 시민을 안전히 구조했다.
그 사이 상공에선 정찰드론이 비행하며 실시간으로 현장 상황을 확인했다. 건물 내부에 고립된 시민들을 확인한 재난대응부대는 통로개척조를 건물 입구로 투입했다. 붕괴한 잔해가 진입로를 막고 있었기 때문이다. 특전대원들은 그라인더를 비롯한 각종 장비를 동원해 하나씩 잔해를 걷어냈다. 중장비를 사용하면서도 손놀림은 흔들리지 않았다. 특수전 훈련으로 단련된 침착함이었다.
오후 1시52분, 건물 내부 진입이 개시됐다. 구조팀은 사다리를 세워 2층으로 올라섰다. 이들의 손에는 내부 투시 랜턴이 들려 있었다. 연기로 가득 찬 어둠 속, 랜턴 불빛이 실내를 훑었다. “요구조자 확인!” 건물 안에서도 부상자들이 차례로 발견됐다. 훈련은 고립된 시민 4명을 모두 안전하게 구조하는 것을 끝으로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 훈련 소요 시간은 40분 남짓. 골든타임 안에 모두를 살려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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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난 유형별 맞춤 훈련 연중 실시…국민의 버팀목 역할
특전대원이 이날 보여준 능숙한 구조 능력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진 것이 아니다. 육군 재난대응부대는 재난 유형별로 맞춤화된 훈련을 연중 실시한다.
연기와 화염으로 가득 찬 격실을 돌파하는 화재 건물 진입 훈련, 탁도가 높은 수중에서의 잠수 구조훈련, 싱크홀이나 지하 공간 같은 협소한 위험구역을 신속히 탐색하는 훈련까지. 모든 과정이 실전과 동일한 조건에서 이뤄진다.
장비도 전문 구조대에 뒤지지 않는다. 올해부터는 방호성능을 갖춘 전문 구조복이 새롭게 보급됐다. 기존 전투복 대신 구조 상황에 특화된 전문복을 입고, 구조용 헬멧·장갑·안전화 등 개인 보호장구도 최고 수준으로 갖췄다.
재난대응부대 능력은 철저한 검증을 통해 유지된다. 육군본부 통제로 연 2회 실시되는 긴급구조지원능력 평가가 그 핵심이다. 군 자체 평가 기준에 더해 해양경찰청·소방청 등 전문평가관이 직접 참여해 객관적이고 전문적인 기준으로 능력을 검증한다. 그 결과, 국방부 주관 전군 재난대응부대 평가에서 육군은 지속적으로 최우수 부대로 선정되고 있다.
육군 재난대응부대의 역사는 199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성수대교 및 삼풍백화점 붕괴, 대구 지하철 화재 등 민간 역량만으로 감당하기 어려운 대형 참사가 이어지면서 군에 긴급 지원 요청이 급증했다. 이에 육군은 1996년부터 특전사에 인명구조 전문 장비와 물자를 보급하기 시작했다.
이후 2004년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이 제정됨에 따라 우리 군은 긴급구조지원기관으로서 법적 지위를 확립했고, 2014년 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상시 즉각 출동체계를 갖춘 현재의 재난대응부대 체계가 완성됐다. 최근 기후변화로 태풍·집중호우 등 여름철 재난 발생 가능성이 거진 만큼 육군 재난대응부대는 국민이 안심하고 일상을 영위할 수 있도록 지키는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할 방침이다.
인터뷰 이기홍 대령 육군본부 군수운영·재난관리과장
“위기의 순간 빠르게 달려가 생명·안전 사수하겠습니다”
- 최근 기후변화로 재난이 대형화·장기화하는 추세에서 육군 재난대응부대의 역할 변화는?
“과거 재난지원은 지방자치단체를 비롯한 관계기관의 요청을 받으면 자산을 투입하는 사후지원 중심이었다면, 지금은 군이 먼저 연락해 신속히 지원하는 방식으로 달라졌습니다. 재난이 발생했을 때 요청을 기다리고 움직이면 이미 골든타임을 놓치게 됩니다. 이에 따라 육군은 재난 발생 초기 역량과 자산을 먼저 공유하고, 필요한 전력을 최단 시간 내 현장에 투입하는 선제적 지원체계를 안착시켰습니다.”
- 특전대원이 주축이 된 육군 재난대응부대의 강점은?
“육군 재난대응부대는 특수전 훈련을 연마한 최정예입니다. 접근하기 어려운 험준한 산악지형, 탁도가 높은 수중, 붕괴 위험이 큰 건물 내부 등 극한의 환경에서 가장 탁월한 능력을 발휘합니다. 적을 제압하기 위해 단련한 고도의 특수작전 능력이 재난 현장에서는 국민의 생명을 구하는 가장 완벽한 무기로 전환됩니다. 이것이 육군 재난대응부대 고유의 강점입니다.”
- 장병 안전과 임무수행 여건을 보장하기 위한 육군의 노력은?
“‘장병이 안전해야 완벽한 구조지원이 가능하다’는 원칙 아래 현장과 안전에 투자를 아끼지 않았습니다. 방호성능을 갖춘 전문 구조복을 도입하고, 구조용 헬멧과 장갑 등 개인 보호장구를 최고 수준으로 지급했습니다. 소방구조대와 동등한 수준의 특수 구조장비도 확충해 안전과 구조 효율성을 동시에 확보했습니다.”
- 긴급구조지원 능력 평가에서 지속적으로 우수한 성과를 내는 비결은?
“군 자체 기준에 머물지 않고 소방·해경 등 외부 전문가들의 객관적인 평가를 통해 끊임없이 역량을 강화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아울러 지자체 등 관계기관과의 합동훈련을 정기적으로 실시해 공조체계를 다지고 현장 노하우를 공유해 온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 여름철 재난 현장 출동을 앞둔 재난부대원에게 한말씀 부탁드립니다.
“재난 현장의 최전선으로 나서는 우리 재난부대원은 국민의 생명을 지키는 육군의 핵심 주역입니다. 사명감과 함께 무엇보다 자신의 안전을 확보하면서 임무를 완수해 주기 바랍니다. 국민께도 한말씀드립니다. 육군은 안보 최전선뿐 아니라 재난 현장에서 상시 대기하고 있습니다. 위기의 순간 가장 먼저 달려가 생명과 안전을 사수하겠습니다. 안심하고 건강한 여름을 보내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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