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클리 경제 이슈 - 끝나지 않는 ‘저작권 잔혹사’
해외 불법 공유사이트 ‘투망가온라인’
저작권해외진흥협회 노력으로 문 닫자
日 귀화 ‘뉴토끼’ 운영자 “서비스 중단”
저작권 연간 피해액 6000억 원 달해
문체부 “국제 공조로 근절” 강력 의지
공짜 클릭 유혹 넘어간 이용자도 처벌
군 장병 K콘텐츠 저작권 수호자 기대
웹툰·웹소설은 스마트폰 하나만 있으면 누구나 손쉽게 접근이 가능한 대표적인 디지털 콘텐츠입니다. 세계적 인기를 누리며 종주국인 우리나라의 위상을 높여 주고 있지요. 국군 장병들도 웹툰·웹소설을 읽으면서 시간을 보냈을 텐데요. 그러나 이면에는 플랫폼과 창작자의 수익구조를 훼손하고 시장의 성장을 가로막는 거대한 범죄가 K콘텐츠 생태계를 좀먹고 있었습니다.
재미있는 웹툰·웹소설을 공짜로 열람할 수 있다며 소비자를 유혹하는 불법 공유가 범인입니다. 민·관이 협력해 작품 보호체계를 가동하고 유통 차단조치에 힘쓰면서 불법 공유 웹 사이트들이 운영 종료를 선언하는 쾌거를 거두고 있지만 후폭풍이 상당합니다.
저작권해외진흥협회(COA)에 따르면 최근 스페인어권 웹툰 불법 공유 사이트 ‘투망가온라인(TuMangaOnline)’이 불법 유통행위를 중단했습니다.
COA는 문화체육관광부(문체부)의 지원을 받으며 해외에서 발생하는 콘텐츠 저작권 침해 피해에 맞서는 단체입니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네이버웹툰, 레진엔터테인먼트, 리디, 키다리스튜디오, 투믹스, 탑코미디어가 소속돼 있습니다. COA는 스페인 수사기관 및 사법기관과 공조해 사이트 폐쇄와 형사처분을 이끌어 냈어요. 투망가온라인은 지난해 3월 기준 누적 방문 횟수만 8600만 건에 육박하는 초대형 사이트여서 폐쇄 의미가 남다릅니다.
이 소식이 알려지자 웹툰·웹소설 시장에서 유명한 ‘뉴토끼’도 돌연 서비스를 중단했습니다. 장병 여러분에게도 익숙한 이름일 거예요. 뉴토끼는 2018년 영업을 시작한 이후 유료로 서비스되는 작품을 무료로 배포하고 도박이나 성인 광고를 게재해 이익을 거둬 왔습니다.
트래픽 분석업체 시밀러웹에 따르면 지난 3월 기준 뉴토끼의 누적 방문 횟수는 1억2600만 회 안팎으로 추산됩니다. 우리나라 웹 사이트를 방문순위로 줄을 세운다면 10위권에 드는 엄청난 규모예요. 뉴토끼와 비슷한 성격인 ‘마나토끼’와 ‘북토끼’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동안 규제 당국도 가만히 있진 않았지만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사이트 차단 절차에 착수해도 인터넷 주소(URL)를 조금씩 변형해 이용자를 이동시키는 방식으로 범행이 이어지면서 술래잡기가 반복됐어요. 뉴토끼 운영자가 공권력을 비웃으며 일본으로 귀화한 탓에 수사가 교착상태에 빠지기도 했고요.
뉴토끼가 사이트를 정리한 이유는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지만 COA의 성과와 문체부의 규제 강화가 맞물리면서 뉴토끼 운영자도 위기감을 느꼈다는 해석에 무게가 실립니다. 더 이상 해외도 안전하지 않다는 인식이 형성된 것입니다.
콘텐츠업계가 추정한 불법 유통에서 비롯된 연간 피해금액은 6000억 원에 달합니다. 2018년 3월부터 2026년 4월까지 8년간 피해금액은 4조7808억 원으로 집계됐습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표한 ‘2025년 웹툰산업 실태조사’에서도 웹툰작가 10명 중 4명(39.3%)은 자신의 작품이 무단 도용된 사례를 직접 목격했다고 답변했습니다.
불법 유통 사이트의 퇴출은 정식 유통 사이트에 호재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뉴토끼·마나토끼가 간판을 내린 지난 4월 27일부터 5월 1일 사이 주요 웹툰 애플리케이션의 신규 설치 건수가 증가했습니다. 네이버웹툰의 하루 평균 신규 앱 설치 건수는 평균 1만5537건을 기록했는데요. 전주(1만1853건) 대비 약 31% 늘어난 수치입니다. 같은 기간 카카오페이지의 하루 평균 신규 앱 설치 건수도 4119건에서 7305건으로 77% 치솟았습니다. 이는 올바른 소비가 시작될 때 시장이 얼마나 빠르게 살아날 수 있는지를 보여 주는 대목입니다.
다만 콘텐츠업계에서는 아직 축배를 들기에 이르다는 지적입니다. 주범 검거와 범죄수익 환수가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지금도 수많은 작가가 생계를 위협받으며 작품을 만들고 있지만 불법 복제 피해 복구는 요원합니다. 이에 콘텐츠 불법 유통 근절을 위해선 근본적인 대책 마련과 무관용 엄중 처벌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한국디지털콘텐츠창작자협회(KDCCA)는 불법 사이트 운영 종료는 범죄수익 은닉과 증거 인멸을 위한 전략적 잠적일 뿐이라며 사이트 운영자들을 상대로 제기한 집단소송을 멈추지 않겠다는 방침입니다.
기존과 유사한 사이트가 우후죽순 생겨날 확률도 높습니다. 뉴토끼 운영자 역시 폐쇄 공지에서 “이후 유사한 이름을 사용하는 모든 사이트는 본서비스와 무관한 사칭”이라고 강조하며 ‘제2의 뉴토끼’를 표방한 불법 복제 사이트 등장을 예고했습니다.
문체부와 법무부의 대응은 적극적입니다. 저작권법 개정에 따라 지난달 11일부터 불법 사이트 긴급차단 및 접속 차단 제도를 시행했습니다. 기존의 복잡한 심의 절차를 거치지 않고도 불법 사이트를 발견하는 즉시 차단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마련된 것입니다. 신속한 범죄인 인도를 목표로 국제 공조수사를 강화하고 불법 사이트 우회 접속 자동탐지시스템 구축도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노력으로 지난 11일 뉴토끼 운영자 송환에 성공했습니다. 불법 사이트를 자진해 없앴더라도 뉴토끼 운영자는 법적 책임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관측됩니다. 공짜 클릭의 유혹에 넘어간 뉴토끼 이용자도 방조범이나 공범으로 처벌받을 수 있습니다.
최휘영 문체부 장관은 “온라인 저작권 범죄에 대응하기 위해 관계기관 사이의 유기적인 협력체계와 국제 공조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 보여 준 사례”라며 “문체부는 저작권 침해로 고통받아 온 콘텐츠업계를 보호하고 불법 사이트가 사라질 때까지 긴장을 늦추지 않겠다”고 강조했습니다.
불법 유통과의 전쟁은 아직 끝난 게 아닙니다. 대한민국을 지키는 국군 장병 여러분이 이제는 K콘텐츠를 지키는 ‘저작권 수호자’가 되기를 기대해 봅니다. 정당한 소비가 창작산업의 미래와 문화강국의 자존심을 지키는 가장 좋은 방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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