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이 세상을 바꾸고 있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AI는 인간의 질문에 사람처럼 대답하는 고도화된 검색엔진 정도로 여겨졌다. 이젠 보고서를 작성하고, 코드를 만들고, 번역을 하고, 심지어 전략을 제안하는 수준까지 발전했다. 많은 사람이 묻는다. “AI 시대에는 어떤 직업이 살아남을 것인가?”
그러나 질문을 조금 바꿔 볼 필요가 있다. 살아남는 직업보다 중요한 것은 살아남는 사람이다. 그 답은 의외로 단순하다. 바로 ‘도메인 엑스퍼트(Domain Expert)’가 되는 것이다.
도메인 엑스퍼트란 특정 분야에 깊은 전문성과 현장 경험을 가진 이를 뜻한다. 의사는 의료 분야의 도메인 엑스퍼트이고, 변호사는 법률 분야의 도메인 엑스퍼트다. 군인 역시 군사 분야의 도메인 엑스퍼트다. AI가 아무리 방대한 데이터를 처리해도 어떤 판단이 옳은지 결정하는 맥락 감각은 현장을 몸으로 익힌 사람에게서만 나온다.
AI는 정보를 빠르게 찾고 정리할 수 있다. 하지만 실제 현장에서 어떤 판단이 필요한지, 어떤 변수가 존재하는지, 어떤 경험이 중요한지는 알지 못한다. 전투상황에서의 의사결정, 부대 운영, 장병 관리, 국가안보와 관련된 현실적 판단은 오랜 경험과 전문성을 가진 사람만이 할 수 있다. 실제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드론 운용과 전선 판단이 교범이 아닌 현장지휘관의 즉각적 경험치에 의존했다는 사실은 AI 시대에도 전문가의 직관과 판단력이 여전히 핵심 자산임을 보여 준다.
앞으로는 AI를 잘 사용하는 이보다 자신의 분야를 깊이 이해하는 사람이 더 강해질 것이다. AI는 전문가를 대체하는 게 아니라 전문가를 더욱 강하게 만드는 도구이기 때문이다.
군인들은 어떤 일상으로 미래를 준비해야 할까?
첫 번째는 ‘군사 전문성의 깊이’를 키우는 것이다. 세계의 전쟁은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가, 드론과 AI는 전장을 어떻게 바꾸고 있는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중동전쟁은 무엇을 보여 주는가. 자격증과 학점도 필요하지만, 이런 질문에 스스로 답할 수 있는 사람이 미래 군대의 핵심 인재가 된다. 현상을 해석하는 능력은 교육과정이 아니라 꾸준한 탐구 습관에서 자란다.
두 번째는 글 쓰는 습관이다. 생각은 글을 통해 정리된다. 하루에 단 몇 줄이라도 자신이 배운 것과 느낀 것을 기록해 보자. 독서노트도 좋고, 전술 연구 메모도 좋다. 글쓰기는 지식을 지혜로 바꾸는 가장 강력한 도구다. 실제로 뛰어난 지휘관과 전략가는 대부분 기록과 글쓰기에 능했다. 생각을 언어로 구조화하는 훈련은 복잡한 상황을 명확히 보는 지휘 능력과 직결된다.
세 번째는 AI를 동료처럼 활용하는 것이다. AI를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 오히려 누구보다 적극 이용해야 한다. 군사사 연구, 외국 군대 사례 분석, 보고서 초안 작성, 외국 자료 번역 등에서 AI는 큰 도움을 준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AI에 올바른 질문을 던질 수 있는 수준의 전문성이다. 같은 AI를 이용해도 전문가와 비전문가의 결과가 전혀 다른 이유는 여기에 있다. AI 성능은 사용자의 전문성에 의해 완성된다.
네 번째는 자신만의 분야를 만드는 것이다. 모든 군인이 똑같은 경쟁을 할 필요는 없다. 어떤 이는 드론 전문가가 될 수 있고, 어떤 사람은 군사 역사 전문가가 될 수 있다. 또 어떤 이는 장병 상담이나 조직문화 분야 전문가가 될 수도 있다. 자신만의 전문 영역을 구축한 사람은 전역 이후에도 강력한 경쟁력을 유지한다. 계급은 언젠가 내려놓지만, 전문성은 조직을 떠나도 사라지지 않는다.
결국 미래는 AI가 인간을 이기는 시대가 아니다. AI를 활용한 전문가가 그렇지 못한 사람을 앞서는 시대다. 군인의 본질은 국가를 지키는 것이지만, 미래의 군인은 단순히 무기를 다루는 이가 아니라 안보와 기술, 조직과 인간을 함께 이해하는 지식전문가가 돼야 한다.
오늘 하루 30분의 독서, 10분의 기록, 하나의 새로운 질문이 미래 경쟁력을 만든다. 도메인 엑스퍼트의 시대가 오고 있다. 그 시대 가장 강한 군인은 제일 많은 정보를 가진 사람이 아니라 자신의 분야를 가장 깊이 이해한 이다.
해당 댓글을 삭제하시겠습니까?
이 기사를 스크랩 하시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