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방에서 느낀 국민의 신뢰

입력 2026. 06. 01   15:08
업데이트 2026. 06. 01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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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군5보병사단 표범여단에서 지휘관 차량 운전병으로 복무하고 있는 일병 김민준입니다. 제가 근무하는 GOP(일반전초) 전방은 늘 긴장과 책임이 공존하는 공간입니다. 야간에 지휘관을 수행하며 GOP 철책 불빛과 철책선 너머를 응시하는 경계병의 눈빛을 마주할 때면 이곳이 대한민국 안보의 최전선임을 실감하게 됩니다.

저는 지휘관을 모시는 운전병으로서 작전지역 곳곳을 기동합니다. 최근에는 금학산, 고대산, 보개산 일대에서 운전병 임무를 수행하며 여단장님과 함께 도보로 지형정찰을 다녀왔습니다. 평균 7시간에 걸친 산행을 통해 지금까지 경험해보지 못한 육체적 한계를 마주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지형정찰을 마치고 부대로 복귀하던 중 방문한 지역 식당에서 뜻밖의 일을 경험했습니다. 식사를 하시던 한 어르신께서 군복을 입은 저희를 보시고 “전방에서 고생이 많다”며 비용을 계산하셨다고 말씀하시며 유유히 떠나셨습니다.

또 다른 날에는 처음 뵙는 마을 어르신께서 제 손을 꼭 잡으시며 “추운 날씨에도 나라를 지켜줘서 고맙다. 그 덕분에 편안하게 지낼 수 있다”고 말씀해 주시면서 쌈짓돈을 용돈으로 주셨습니다. 그들의 따뜻한 한마디 격려에는 우리 군(軍)을 향한 깊은 신뢰와 응원이 가득했습니다.

그날 전방의 공기는 차가웠지만 제가 느낀 국민의 마음은 따뜻했습니다. 저는 그 순간 우리가 지키는 대상이 추상적인 ‘국가’가 아니라 바로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이라는 사실을 다시 생각하게 됐습니다. 그리고 내가 입고 있는 군복이 국민의 신뢰와 막중한 책임감을 의미한다는 것을 마음 깊이 새겼습니다.

GOP는 늘 고요합니다. 그러나 그 고요함은 결코 평온함이 아니라 보이지 않는 긴장 위에 세워진 질서입니다. 우리는 24시간 빈틈없는 대비태세를 유지하며 그 질서를 지키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책임감의 근원에는 국민의 믿음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저는 군복을 입은 민주시민입니다. 국민의 세금으로 무장하고, 국민의 이름으로 임무를 수행합니다. 그렇기에 더욱 절제되고 겸손한 자세로 임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국민께서 보내주신 존중은 특권이 아니라 책임이며, 격려는 자부심이 아니라 다짐이 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오늘도 저는 전방의 도로를 불철주야 달립니다. 굽이진 산길과 철책선을 따라 이어진 초소를 지나며 마음속으로 되새깁니다.

‘국민의 신뢰를 안전하게 모시자.’

국민 여러분의 따뜻한 격려에 깊이 감사드립니다. 그 믿음에 부끄럽지 않은 군인으로서, 그리고 군복을 입은 성숙한 민주시민으로서 끝까지 제 자리를 지켜가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김민준 일병 육군5보병사단 표범여단
김민준 일병 육군5보병사단 표범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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