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지 않는 전쟁 한가운데서… 가능성을 보여주는 전쟁으로…

입력 2026. 06. 01   16:11
업데이트 2026. 06. 01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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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전직교육원 취업 성공 수기
최민준 한화시스템·예비역 공군중사

외국 도입 장비 코드 식별·변경 한계
내 손으로 우리 장비 만들고 싶어 전역
군대식 문장 기업 언어로 바꾸려 노력
AI 피드백 반영 면접 스킬·답변 다듬고
동료들과 스터디 통해 실전 감각 익혀
논문 추가 게재…연구자 정체성 유지
자신감, 내 분야 탐구한 시간과 비례

제 손엔 조종사의 생명이 달려 있었습니다. F-15K 전투기에 적용된 전자전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며 적 레이다의 전파를 가로채고 분석하며 교란하는 ‘보이지 않는 전쟁’의 한가운데 있었습니다. 북한의 새로운 레이다를 대응하기 위해 매일같이 시뮬레이션을 돌리며 새로운 알고리즘을 설계했지만 외국에서 도입한 장비의 소스코드는 볼 수도, 바꿀 수도 없었습니다. 내 손으로 우리 장비를 바꾸고 싶어도 권한이 없었기에 전역을 결심했습니다. 

최민준 한화시스템·예비역 공군중사
최민준 한화시스템·예비역 공군중사



국방전직교육원에서 방향을 찾다

남이 만든 무기가 아니라 우리 기술로 하늘을 지키기 위해 전직에 도전하면서 저는 가장 먼저 국방전직교육원의 홈페이지에 들어가 참여할 수 있는 과정을 살폈습니다.

첫 번째로 취업역량기본과정을 이수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1분 자기소개 요령, 직무 중심의 서류 작성법, 자기소개서 구성 방법을 배웠습니다. 교육 이후에도 강사와 주기적으로 연락해 자기소개서 및 경력 기술서 피드백을 받으며 군대식 보고서 문장을 기업이 원하는 언어로 바꾸는 훈련을 했습니다. 수정 전에는 서류 심사에서 한 건도 통과하지 못했는데 수정 후 본격적으로 서류가 통과되기 시작했습니다.

두 번째로 취업박람회에 참여했습니다. 참여 기업 목록을 추리고 내 경력과 연계할 수 있는 회사를 분석했습니다. 각 기업의 연구개발 방향과 최근 개발한 무기체계를 확인한 뒤 박람회 현장에서 인사 담당자를 직접 찾아가 군 시절 명함을 건네며 인포카드를 작성했습니다. 내가 가진 경력과 역량이 해당 기업의 기술과 어떤 시너지를 낼 수 있는지 설명하자 두 개 기업 담당자가 관심을 보였습니다. 박람회의 여러 부스에서 인공지능(AI) 면접을 볼 기회도 있었습니다. 결과는 하위 11%. 면접 태도, 시선 처리, 답변 속도 등 모든 지표가 충격적이었습니다. 저는 이 데이터를 분석하며 스스로 약점을 파악했고, 이후 모의 면접을 통해 점수를 개선해 나갔습니다.

마지막으로 찾아가는 현장채용설명회에 참여했습니다. 현장채용설명회는 기업 담당자들이 구직자를 찾아와 설명과 질의응답을 하는 자리입니다. 기업이 원하는 인재상과 기술 트렌드를 들으며 취업을 유리하게 준비할 수 있는 조언을 구할 수 있었습니다. 이후 자기소개서의 첫 단락을 기업 인재상에 맞춰 재구성하며 ‘과제-행동-결과’ 중심으로 다시 작성했습니다.

 

 



본격적인 취업 준비

① AI와 함께 면접 연습하는 방법

서류 제출 후 가장 약점으로 판단했던 면접 준비에 들어갔습니다. 수많은 면접 준비법을 찾아보다가 ‘AI를 면접 코치로 써 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떠올랐습니다. 챗GPT에게 작성한 이력서와 지원한 기업의 정보를 입력하고, 면접관 역할을 맡겼습니다. AI가 던지는 질문에 실제 면접처럼 답변하는 모습을 녹화한 뒤 피드백을 받았습니다. AI는 답변 내용뿐만 아니라 시선 처리, 반복되는 어휘, 불필요한 습관까지 냉정하게 지적했습니다. 이후 피드백을 반영해 모의 면접을 반복한 결과 두괄식으로 60초 이내에 답변할 수 있었고, 실제 면접에서도 안정된 태도를 유지할 수 있었습니다. 시간과 공간의 제약에도 AI는 나의 부족함을 가장 냉정히 비춰주는 거울이었습니다.

② 사람들과 함께 부족함을 채우다

AI만으로는 채워지지 않는 ‘사람의 감각’을 익히기 위해 면접 스터디에 참여했습니다. 시간을 맞추기 어려워 온라인으로 진행했지만, 전역을 앞둔 동료들과 서로 답변을 교정하며 실전 감각을 익혔습니다. AI가 알려주지 못하는 ‘사람의 숨결’과 ‘현장의 감각’을 배울 수 있는 뜻깊은 시간이었습니다. 완벽하진 않았지만 이런 경험 덕분에 면접장에서의 긴장감이 한결 누그러졌습니다.

③ 멈추지 않는 공부로 확신을 쌓다

마지막으로 ‘준비의 끝은 없다’는 생각으로 공부와 연구를 멈추지 않았습니다. 군에서의 연구 경험을 살려 논문을 추가로 게재하며 연구자로서의 정체성을 유지했고, 빅데이터 분석기사 시험을 준비하며 전자전이나 차세대 기술을 데이터 기반 분석으로 확장할 가능성도 탐구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진짜 자신감은 말을 잘하는 기술이 아니라 내 분야를 깊이 탐구해 온 시간에서 나온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다시 하늘을 향한 도전

AI 피드백과 스터디, 끊임없는 공부 끝에 마침내 한화시스템의 면접 기회를 얻었습니다. 군 시절 F-15K 전투기의 전자전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며 느꼈던 한계를 내 손으로 극복하고 싶었습니다. PT 면접에서는 제가 연구해온 전자전 알고리즘과 실무 경험을 토대로 레이다 기술의 발전 가능성을 설명했습니다. 특히 현장에서 쌓은 다양한 경험이 면접관들의 시선을 모았습니다. 이후 저는 한화시스템에서 외국 장비의 한계에서 벗어나 우리 하늘을 지키기 위해 KF-21 Block II AESA 레이다 개발을 담당하게 됐습니다.


여정을 앞둔 당신에게

전역은 도망이 아니라 내가 선택한 방향으로 이륙하는 일이라고 믿었습니다. 물론 그 뒤의 길은 험난했습니다. 익숙한 제복을 벗은 뒤 공백, 좌절, 포기의 순간들이 밀려왔습니다. 하지만 군에서 다져 온 전문성은 내게 새로운 비행을 위한 튼튼한 활주로가 될 것이라고 믿었습니다. 그러니 이제 당신만의 이륙을 준비해 보십시오. 당신의 비행은 이미 시작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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