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투는 멈추지 않는다. 그리고 전투가 계획되는 한 지원 또한 멈출 수 없다.”
필자가 지휘하는 전투근무지원대대는 최근 4박5일 동안 520㎞에 이르는 장거리 기동 전투근무지원훈련을 했다. 이번 훈련은 전군 최초의 장거리 기동형 전투근무지원훈련으로, 부대가 보유한 모든 장비와 물자를 실제 전시와 동일하게 차량에 적재한 상태에서 전 구간을 기동하며 수행했다.
경기 양주에서 출발해 강원 양양에 이르는 축선을 따라 이동하며 매일 새로운 지역에서 순수지원시설을 설치하고 전투부대를 지원한 뒤 다시 철수하는 과정을 반복했다. 기동은 단순히 이동하는 것이 아니라 이동하는 순간에도 전투를 지속할 수 있는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특히 전투근무지원대에 기동은 곧 ‘지원의 연속성’을 의미한다.
이번 훈련에서 가장 중점을 둔 부분도 여기에 있었다. 부대가 보유한 모든 장비와 물자를 실제처럼 적재하고 이동한다는 것은 물리적 부담을 넘어 지휘와 통제, 안전관리, 시간 운용 등 모든 요소가 동시에 요구되는 고난도의 과업이다. 하나의 요소라도 어긋나면 전체 작전 흐름에 영향을 줄 수 있으므로 그 어느 때보다 치밀한 준비와 통제가 필요했다. 이 과정에서 지휘관의 역할은 더욱 중요했다. 장거리 기동과 반복되는 설치·철수 속에서 작은 판단 하나가 사고로 이어질 수 있고, 반대로 그 판단 하나가 부대를 안전하게 이끄는 기준이 되기도 한다. 일정의 완급을 조절하고, 위험요소를 사전에 식별하며, 무리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임무를 완수하도록 방향을 제시하는 것. 그것이 이번 훈련을 통해 다시금 확인한 지휘의 핵심이었다.
특히 ‘전투적으로 훈련하되 안전하게 완수한다’는 원칙을 끝까지 유지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했다. 장거리 기동과 피로 누적, 야간의 쌀쌀한 기온 등은 모두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잠재 요소였기 때문이다. 장병들은 기본을 지키며 맡은 임무를 끝까지 수행했고, 그 결과 단 한 건의 사고 없이 훈련을 마무리할 수 있었다.
이번 훈련에서는 전투부대와 연계한 실제 전투근무지원훈련도 병행했다. 장거리 기동 간 추진보급을 시행하고, 현지에서 보급소를 개소해 탄약과 유류, 각종 물자를 분배함으로써 실제 전시와 유사한 환경을 조성했다. 이를 통해 전투부대와 지원부대가 분리된 개념이 아니라 하나의 체계로 유기적으로 결합해야 한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었다. 또한 PLS(Palletized Load System)를 사전에 운용하며, 미래 군수지원의 방향성도 함께 점검했다. 자동화된 적재·하역 체계는 분명 시간과 인력 측면에서 큰 강점을 가지고 있었으며, 실제 야전 운용환경에서 고려해야 할 제한요소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러한 경험은 단순한 장비 숙달을 넘어 향후 전력화 이후 즉각적인 전투력 발휘를 위한 중요한 기반이 될 것이다. 그러나 훈련의 가장 큰 성과는 사람이었다.
장거리 기동과 반복되는 작업 속에서도 묵묵히 자신의 임무를 수행한 장병들, 보이지 않는 곳에서 서로를 격려하며 끝까지 자리를 지킨 전우들, 그들의 헌신과 책임감이 있었기에 이번 훈련은 완성될 수 있었다.
‘전군 최초 520㎞ 장거리 전투지원훈련.’ 그 여정은 ‘우리는 어디까지 지원할 수 있는가’에 대한 질문이었고, ‘어떤 상황에서도 끝까지 임무를 완수할 수 있는가’에 대한 스스로의 확인 과정이었다. 그리고 그 답은 현장에서 이미 확인됐다. 전투부대는 멈추지 않았고, 지원 또한 멈추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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