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유와 성장을 도모하는 독서경영대학

입력 2026. 05. 28   15:32
업데이트 2026. 05. 28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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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군5보병사단에서 대대장으로 첫 지휘관을 맡은 뒤 독서경영대학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 독서경영대학은 경기 연천군의 지원을 기반으로 민·관·군이 협력해 진행하고 있다. 

최근 육군의 트렌드 중 하나는 공간력이다. 대대급 부대에 전폭적인 예산 지원을 하고 장병들의 아이디어를 결합해 병영문화를 바꾸는 혁신이 이뤄지고 있다. 하드웨어적 환경이 바뀌면 삶의 질이 달라진다. 하지만 자신의 생각과 사고, 고정관념을 바꾸거나 현실을 받아들이는 수용력, 상황과 조화를 이루는 마인드셋은 외부 공간력만으로는 부족하다. 이를 해결할 수 있는 게 ‘심리적 공간력’, 즉 마음의 그릇을 키우는 것이다. 심리적 공간력이 확보되면 물리적 공간력이 확보됐을 때의 이점을 장병들의 마음에도 적용할 수 있다. 이를 위해 가장 좋은 수단은 독서라고 생각한다. 독서는 자신의 내면과 타인을 이해할 수 있는 ‘마음근육’을 키울 수 있고, 마음근육이 생기면 어떤 상황에서도 긍정적인 의미를 찾는 힘을 기를 수 있다.

미 해군제독이었던 제임스 스톡데일은 베트남전쟁 당시 해군 항공 비행 중 북베트남에서 대공포에 격추됐으나 가까스로 생존한다. 하지만 그를 기다리는 건 적진에서 8년의 포로 생활이었다. 온갖 고문으로 고통받던 기간 그를 버티게 한 것은 그리스 철학자 에픽테토스가 쓴 ‘엥케이리디온’이라는 스토아철학이었다. ‘엥케이리디온’은 고대 그리스어로 ‘손에 들고 다닐 만한 작은 것’을 의미하는데, 현대의 ‘핸드북(Handbook)’으로 이해하면 된다.

당시 스톡데일 제독을 제외한 많은 포로가 포로 생활에서 벗어나기 위한 막연한 낙관이 오히려 기대에 못 미치는 실망스러운 현실임을 직면하고 스스로 사망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그는 냉혹한 현실을 직시하고 함께 어울린다는 에픽테토스의 메시지를 신념으로 자신을 다스리며 8년의 포로 생활을 이겨 냈다. ‘스톡데일 패러독스’라는 이름으로 역사에 남은 이 이야기는 심리적 공간력이 주는 독서와 자기성찰의 힘이 무한하다는 것을 보여 준다.

군대는 다양한 지역, 각기 다른 이력과 가정환경, 모든 게 다른 조건의 장병들이 한 공간에서 생활하는 곳이다. 이러한 공간에서 사람과 사람 사이의 이해와 처세, 자기인식과 타인에 대한 공감, 이해가 절실히 필요하고 그것은 전투력 발휘의 기본이 된다. 대대장으로서 장병들과 독서경영대학에 참여해 독서코칭을 하면서 심리적 공간력을 확보하고 전우들이 치유되고 단결할 수 있는 힘이 생긴다는 것을 체험했다.

우리는 다음 세대에 좋은 것을 보여 주려 노력한다. 입대 전에는 보호자들이 그렇게 하듯이 장병들에게도 좋은 것을 심어 주려는 노력을 계속해야 한다. 그중 하나가 독서를 하면서 체득하게 되는 통찰이라고 생각한다. 군인은 불확실한 상황에서도 평소 훈련을 바탕으로 적절한 직관을 발휘해 그것을 극복해야 하는 사람이다. 그러려면 쉴 틈이 있어야 한다. 생각을 정리하고 학습된 것을 연결하는 창조력이 필요하다. 이 또한 독서로 가능하다. 독서경영대학은 인간만이 지닌 고유한 능력을 식별하고 기술이 지배하는 시대에 현명한 의사결정과 문제 해결 능력을 갖출 수 있게 한다고 자부한다.

가온 군수지원대대(가온·한곳으로 모임, 보급·정비·수송 기능의 통합) 독서경영대학을 통해 우리 장병들이 통찰력을 키우고 직관을 기르며 문제 해결력을 구비함과 동시에 심리적 공간력을 확보해 관계의 아픔을 치유하고 단결할 수 있는 에너지를 갖기를 기대한다.

정성우 중령 육군5보병사단 군수지원대대
정성우 중령 육군5보병사단 군수지원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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