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시대 ‘논어’에서 배우는 독서의 의미

입력 2026. 05. 20   15:06
업데이트 2026. 05. 20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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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기술은 언제나 기대와 불안을 동시에 불러왔다. 인쇄술, 사진기, 산업기계 등 오늘날 현대 문명의 주요 기술도 등장 초기에는 기존의 가치관과 충돌했고 범죄 수단, 환경오염, 산업재해와 같은 부작용을 낳기도 했다. 중요한 것은 맹목적 두려움이나 무비판적 수용이 아니라 가능성과 위험을 함께 인식하면서 책임 있게 활용하는 균형 잡힌 태도다.

이러한 관점은 인공지능(AI)을 이해하는 데도 중요한 시사점을 제시한다. 특히 생성형 AI와 관련해 제기되는 허위조작정보 확산, 판단 오류, 고용구조 변화 같은 위험성만을 이유로 그 가능성 자체를 부정하는 것은 현실적이지 않다. 다만 AI는 과거 기술과는 다른 면밀한 접근이 필요하다. AI는 방대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결과를 빠르게 생성할 뿐만 아니라 인간의 지식과 판단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어서다.

국가안보 영역에서 AI는 더욱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최근 수행된 전쟁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AI는 전장 데이터 분석, 표적 식별, 지휘 및 결심 등에 활용되며 전쟁 속도와 양상을 빠르게 변화시키고 있다. AI가 인간의 생명이나 국가의 책임이 결부된 문제에 개입하는 상황은 공상과학(SF) 영화에 등장하는 극단적 시나리오를 거론하지 않더라도 심각한 문제를 초래할 가능성을 높인다.

이 같은 상황에서 『논어』의 “배우기만 하고 생각하지 않으면 얻음이 없고, 생각하기만 하고 배우지 않으면 위태롭다(學而不思則罔, 思而不學則殆)”는 가르침은 AI 시대 군인에게 중요한 기준을 제공한다.

AI를 배우지 않으면 변화하는 전장환경과 기술 흐름을 이해하기 어렵고, 충분한 성찰 없이 AI에 의존하면 기술의 속도와 결과에 종속될 수 있다는 점에서 수천 년 전의 교훈은 여전히 유효하다. AI 시대의 군인에게 필요한 것은 그 기능과 한계를 올바로 배우고 책임 있게 성찰할 수 있는 균형 잡힌 판단 능력이다.

그 역량의 토대에는 독서가 있다. 독서는 단순히 지식 축적이 아니라 다양한 사례와 관점을 통해 사고의 폭을 넓히는 훈련이 될 수 있다.

숏폼 콘텐츠와 SNS처럼 파편화된 정보가 넘쳐나고 AI가 이를 더욱 가속하는 상황에서 독서는 사태의 본질을 깊이 생각하고 빠른 답변 뒤 숨은 내면과 한계를 볼 수 있게 한다.

AI 시대 군인의 독서는 선택이 아니라 책임 있는 임무 수행을 가능하게 하는 기본 훈련으로 이해돼야 한다. 독서를 하면서 형성된 배움과 성찰은 군인이 AI를 맹신하지도, 배척하지도 않으면서 변화하는 안보환경에서 스스로 판단하며 책임질 수 있는 지적 기반이 되기 때문이다.

임정인 중령 육군52보병사단 정훈실
임정인 중령 육군52보병사단 정훈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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