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rst In, Last Out.” 공병장교로 임관하며 늘 가슴에 품었던 이 문장은 공병병과의 슬로건이자 전장에 가장 먼저 들어가 길을 열고, 모든 전우가 안전하게 철수한 뒤 제일 마지막에 현장을 떠나겠다는 결의이기도 하다.
육군7공병여단에서 공병소대장으로 임무를 수행하며 지난달 미2사단/한미연합사단 공병부대 장병들과 함께한 한미 연합 장애물 개척훈련은 그 결의를 현장에서 몸소 느낄 수 있었던 소중한 경험이었다.
우리는 로드리게스 훈련장에서 5박6일간 한미 장병이 같이 훈련을 준비하고 급조식 도로 대화구·철조망 설치, 지뢰 제거작전, 급조식 파괴통 제작 등 실물 폭파훈련을 했다. 그 과정에서 방법의 차이는 있지만 우리 군과 미 공병부대 장병들이 하는 교육훈련의 궁극적 목표는 ‘적은 막고 전우의 길은 터 주자!’는 것임을 깨달았다.
이번 훈련에서 한미 양국 공병이 폭파 교리와 노하우를 공유하며 교범에 고착돼 있던 시각을 넓힐 수 있었다. 우리는 한국의 사계절을 고려한 다양한 기후와 산지가 많은 지형을 고려한 안정성에 특화된 폭파 회로 구성을 미군과 공유했다. 미군은 실전을 경험하며 다져 온 효율적인 폭파 회로 방식을 우리에게 전했다. 방법과 순서는 조금씩 달랐지만 훈련 전 안전 확보를 위한 위험성 평가, 폭파 시 불발 위험 제거 및 효율성을 극대화하기 위한 계산식 검증 등 공동의 인식을 갖고 파트너십을 발휘했다. 단순히 같이하는 연합 훈련을 넘어 하나의 팀이 된 듯한 순간이었다.
한미 공병부대원들이 서로의 교리와 노하우를 적용해 구축한 폭파 장애물로 적의 기동로를 무너뜨릴 때는 적을 막는 거대한 방패가 됐고, 아군의 진출로를 가로막는 장애물을 폭파시켜 단숨에 제거할 때는 전우의 길을 터 주는 열쇠가 됐다.
거대한 폭발음과 함께 대지와 대기를 흔드는 강한 진동을 느끼며, 공병소대장으로서 본연의 임무와 정체성을 확립할 수 있었다. 우천 속에서 폭약을 다루며 진지한 모습으로 훈련에 임해 준 소대원들의 눈빛에서 말하지 않아도 알 수 있는 신뢰가 느껴졌다. 평소의 장난기 어린 모습은 사라지고, 어려운 여건에서도 불만 없이 미군들과 소통하며 묵묵히 임무에 임하는 모습을 보며 ‘내 뒤를 맡길 수 있겠다’는 듬직함과 임무 수행 시 자신감이 생겼다.
이번 한미 연합 장애물 개척훈련을 통해 우리 청호부대는 연합작전 기반을 단단히 다졌을 뿐만 아니라 공병으로서 자긍심을 고취할 수 있었다. 그 자부심을 실천하기 위해 임관 당시 품었던 ‘First In, Last Out’ 정신을 바탕으로 이제는 ‘적을 막고 전우의 길을 터 주는 Way Maker’로서 우리 부대에 주어진 임무를 완벽히 처리해 나갈 것을 다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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