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인은 태어나지 않는다, 전장에서 만들어질 뿐이다

입력 2026. 05. 18   15:06
업데이트 2026. 05. 18   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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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찰통제관 임무를 수행하며 수많은 장병의 훈련과정을 지켜봤다. 매 차수 반복되는 훈련 속에서 다양한 장면을 마주하지만, 26-1차 육군과학화전투훈련단(KCTC) 전투훈련에서 유독 기억에 남았던 육탄독수리여단 138기보대대 3중대 소속 하정민 이병의 사례를 들려주고자 한다.

그는 소위 말하는 ‘에이스’의 조건을 갖춘 용사가 아니었다. 화려한 사회 경력을 자랑하지도, 남들보다 압도적 체격을 가진 용사도 아니었다. 하지만 훈련 전 전투기술 숙달 단계에서 보여 준 그의 ‘눈빛’과 ‘질문’은 다른 이들과 확연히 달랐다. 그는 자신의 주특기인 펜저파우스트(PZF-III) 운용 능력에만 안주하지 않았다.

화생방 상황 발생 시 즉각적인 대응방법, 수류탄 운용의 효율성, 지형에 따른 적 기갑전력의 취약점 등 전장 상황 전반에 대해 끊임없이 질문을 던졌다. 특히 “신백로상 적 전차가 접근한다면 가장 취약한 위치는 어디이겠습니까?”라는 질문은 단순한 호기심으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그것은 전장에서 살아남고 임무를 완수하기 위한 치열한 탐구였다.

훈련이 본격화하자 그의 철저한 준비는 곧 경이로운 행동으로 증명됐다. 소뿔산 기지국 인근 방어작전 중 적 기갑전력이 아군 방어선을 압박하며 땅이 울리는 궤도 소리를 내며 접근했다. 긴박한 상황에서 그는 단 한순간도 망설이지 않았다. 하차 보병으로 전환한 그는 지형을 이용해 기동하며 PZF-III를 활용한 3차례의 유효 사격을 했다. 그 결과 적 전차의 거센 공세는 멈췄고, 아군 방어선은 유지될 수 있었다.

그의 역할은 거기서 끝나지 않았다. 이어진 공격작전 중 발생한 응봉산 방호 임무에서도 그는 전장의 공백을 메우는 결정적 역할을 했다. 개인 군장뿐만 아니라 무거운 통신장비까지 짊어지고 험준한 산악지형을 극복했다. 그는 전투훈련 중에는 공용화기 사수이면서 통신병이었고, 필요할 때는 소총수 역할까지 맡았다. 전장 상황이 빠르게 변하는 가운데 그는 묵묵히 자신의 위치에서 임무를 수행하며 전투 흐름이 끊기지 않도록 만들었다.

이번 KCTC 훈련현장에서 다시금 확인한 사실이 있다. 전장의 마침표를 찍는 건 최첨단 장비가 아닌 그것을 운용하는 ‘사람’이라는 점이다. 자신의 한계를 규정짓지 않고 전장 전체를 이해하려 했던 그 용사의 노력은 우리 군이 지향해야 할 미래 전사의 표상 자체였다.

‘군인은 태어나는 게 아니라 만들어지는 것’이라는 격언처럼 진정한 전사는 혹독한 훈련과 철저한 준비를 거쳐 현장에서 비로소 완성된다.

오늘도 거친 훈련현장에서 또 다른 전사의 탄생을 기다린다. 준비된 자만이 누릴 수 있는 승리의 영광을 위해 스스로를 단련하며 사선으로 뛰어들 대한민국 모든 장병에게 경의를 표한다.

박승원 상사 육군과학화전투훈련단
박승원 상사 육군과학화전투훈련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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