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생활을 돌아보면 나는 서로 다른 자리에서 같은 일을 해왔다. 정훈장교로 군 복무를 시작해 정훈부사관을 거쳐 지금은 2군단 공보협력담당 군무원으로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신분과 역할은 달라졌지만, 그 안에서 내가 배운 가치는 하나였다. 군의 생각과 장병들의 이야기를 사람들에게 제대로 전하는 일의 중요성이다.
정훈장교 시절, 내가 작성한 보도자료와 촬영한 사진이 처음 언론에 보도됐던 날이 아직도 기억난다. 작은 기사 한 편이었지만, 그 순간 느꼈던 희열은 무엇보다 컸다. 내가 정리한 내용이 세상 밖으로 나가 우리 부대의 모습을 알린다는 사실이 신기하면서도 뿌듯했다. 그때 깨달았다. 정훈 업무는 단순히 글을 쓰고 사진을 찍는 일이 아니라 조직의 이야기를 가장 정확한 모습으로 전달하는 일이라는 걸 알게 된 것이다.
정훈부사관으로 복무하던 시절에는 코로나19로 장병들의 일상이 크게 제한되던 때였다. 외출과 외박은 물론 함께 추억을 남길 기회조차 많지 않았다. 전역을 앞둔 장병들에게 무엇이라도 남겨주고 싶다는 생각에 중대와 소대 단위 사진을 촬영하고 인화해 전달했다. 얼마 뒤 몇몇 전역 장병에게 감사 문자를 받았다. “군 생활 동안 남긴 거의 유일한 단체사진입니다” “오래 간직하겠습니다”라는 메시지를 보며 큰 울림을 느꼈다. 나의 작은 마음 하나가 누군가에게 오래 남을 소중한 추억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지금은 군무원으로 근무하며 현역 시절 맡았던 업무들을 다시 이어가고 있다. 때로는 보도자료를 작성하고 현장을 기록하며 군의 모습을 국민에게 전한다. 익숙한 업무라고 생각했지만 다른 위치에서 다시 바라보니 그 의미가 더 선명하게 다가왔다.
정신전력교육을 준비하는 일, 현장을 사진과 영상으로 남기는 일, 지휘관의 메시지를 전우들에게 전하고 군의 메시지를 외부에 전달하는 일은 서로 다른 업무처럼 보이지만 결국 하나로 연결된다. 장병들에게는 자긍심과 방향을, 국민에게는 신뢰와 이해를 전하는 일이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이뤄지는 작은 노력들이 조직을 움직이고 군과 국민을 잇는 힘이 된다는 사실을 이제는 분명히 안다.
앞으로도 나는 군의 현장을 가장 가까이에서 그 안에 담긴 장병들의 땀과 헌신이 온전히 전해질 수 있도록 맡은 역할에 최선을 다할 것이다. 사진 한 장, 문장 한 줄이 누군가에게는 군을 이해하는 첫인상이 되고,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자신의 군 생활을 돌아보게 하는 소중한 한 페이지가 될 수 있다는 책임감을 잊지 않겠다. 정훈의 가치를 마음 깊이 새기며 군과 국민을 잇는 다리로서, 군의 이야기를 가장 진실하게 전하는 사람이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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