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28일 개시된 미국·이스라엘의 대이란 군사작전은 인공지능(AI)에 의해 수행된 최초의 대규모 정규전으로 기록될 것이다. 브래드 쿠퍼 미 중부사령관이 “AI 도구가 작전의 속도와 강도를 두 배로 끌어올렸다”고 평가했듯, 개전 첫 24시간 내 1000개 이상의 표적이 피격되고 38일간 1만1000건 이상의 타격이 수행된 것은 2003년 ‘충격과 공포’ 작전의 두 배 규모다. 이는 단순한 기술적 진보가 아니라 인간의 의사결정 속도만으로는 추격 불가능한 ‘전장의 특이점(the singularity of the battle field)’ 도래를 시사한다. 미래전 전환은 한층 가속화될 것이다.
주목할 점은 이러한 양상이 AI 알고리즘 자체만의 성과가 아니라는 사실이다. 다영역에 산재한 이종(異種) 데이터를 표준화·실시간 유통하는 기반 네트워크와 이를 분석·결심으로 전환하는 데이터 중심 지능형 통합체계가 반드시 선행돼야 한다. 미국이 지난 수년간 합동전영역지휘통제(JADC2) 사업에 막대한 자원을 투입해 온 것은 바로 이 지점에 있으며, 이번 전쟁은 그 누적된 성과의 실증 사례라 할 수 있다.
미국은 처음부터 JADC2를 연합(Combined) 개념을 내포한 CJADC2로 추진해 왔다. 각 군별로 분절된 지휘통제 체계를 합참 수준에서 통합한 경험을 동맹·우방국 연합작전에 확장 적용함으로써, 동맹 협력의 질적 승수효과를 극대화하려는 것이다. 파이브 아이즈(호주·캐나다·뉴질랜드·영국·미국) 및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NATO)와의 표준 공유는 이미 가시화됐다.
한미동맹을 유지해 온 한국에 CJADC2는 분명한 기회이자 도전이다. 한국은 AI 전쟁 전환에 필수적인 핵심 기술과 운영 경험을 연합방위 체제를 통해 단축된 학습곡선으로 확보할 수 있다. 그러나 동시에 미국 표준에 일방적으로 종속될 경우 데이터 주권과 주권적 AI 개발에 구조적 제약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도 분명히 인식해야 한다.
이 지점에서 주목해야 할 것은 미국의 CJADC2가 기본적으로 개방형 설계라는 사실이다. 나토의 연방형 임무 네트워크(FMN)는 동맹국이 공유 범위를 스스로 설정하고 핵심 영역의 주권을 유지하면서도 상호운용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구상돼 있다. 파이브 아이즈 국가들의 선례도 이러한 연동 방식의 가능성을 보여준다. 결국 관건은 K-JADC2가 얼마나 높은 수준에 도달할 수 있는가다. 데이터는 AI 전쟁의 본질적 기반이며, 알고리즘이 아무리 발달해도 전쟁 수행 수준의 상한은 데이터의 품질·양·유통 속도에 의해 결정된다는 구조적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이에 더해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을 고려할 때, 한국은 한미 연동 체제를 단계적으로 발전시키면서 그 하위 호환 버전을 역내 우방국에 제공하는 ‘가교(Bridge) 전략’을 구사할 필요가 있다. 동남아·중동 다수 국가들은 미군 수준의 고도화된 CJADC2 사양을 즉시 수용하기 어려운 예산·보안·인력 제약을 안고 있다. 한국이 K방산 플랫폼에 연합 표준 호환 전술단말과 게이트웨이를 결합한 중간층 패키지를 제공한다면, 도입국은 합리적 비용으로 연합 네트워크에 접속하고 한국은 데이터 축적과 규모의 경제로 K-JADC2 단가를 낮출 수 있다. JADC2가 단순 무기체계가 아닌 하나의 산업에 가까운 방대한 사업이라는 점에서, 이는 방산 수출의 새 영역을 개척하는 동시에 미국의 지역 전략에도 기여하는 차세대 안보·국방전략 개념이 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주목할 점은 AI 기반 전쟁이 작전 효율을 비약적으로 끌어올리는 이면에 탄약 소요량의 폭발적 증가를 초래한다는 사실이다. 중동전쟁 25일간 패트리어트 계열 요격탄 1800여 발이 소진됐으며 이는 미국 연간 생산량의 2년치에 해당한다. 역내 안정적 억제력 유지를 위해 동맹·우방국 중심의 방위산업 생태계 구축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로 부상했다. 요컨대 한국의 전략적 가치는 지속적으로 증대되고 있다. 이제 보다 능동적이고 자신감 있는 자세로 새로운 한미관계를 열어가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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