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최근 벌어진 중동전쟁은 현대전의 중요한 변화를 보여 준다. 드론과 정밀유도무기, 사이버 공격이 결합된 전장에서 군사시설과 인프라는 반복적으로 타격받고 있다. 전선과 후방의 경계도 점차 흐려지고 있다. 이러한 환경에서 군사력을 평가하는 기준 역시 달라져야 한다.
이제 전투력은 단순한 방어 능력이 아닌 적의 타격으로 인한 피해에도 군의 기능을 유지하고 작전을 지속할 수 있는‘회복탄력성’에 의해 좌우된다고 볼 수 있다. 회복탄력성은 장병 개인의 심리적 회복력을 의미하는 게 아니다. 지휘체계, 통신 인프라, 의료지원, 산업기반 등 한 국가의 군사시스템 전반이 적의 타격 이후에도 기능을 유지하고 신속히 복구할 수 있는 전략적 수준의 회복탄력성을 의미한다.
이에 다양한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향후 국방개혁에서 검토돼야 할 과제를 제언하고자 한다. 첫째, 군사시설과 군수거점을 분산하고 주요 기능을 다중화하는 구조적 전환이 요구된다. 드론의 위협이 일상화된 만큼 대(對)드론 방어체계 구축도 중요한 과제다.
둘째, 지휘통제 분야에서는 통신망 교란이나 지휘시설 타격 상황에서도 작전을 지속할 수 있도록 분산형 지휘체계와 대체 통신망, 사이버 및 전자전 대응 능력을 강화해야 한다. 동시에 지휘관 유고나 통신두절 상황에서도 상급 지휘관의 의도를 바탕으로 임무를 지속하도록 ‘임무형 지휘’를 확립해야 한다.
셋째, 군수 분야에선 분산 보급과 전방 근접 정비, 신속한 장비 복구 능력을 강화하는 동시에 첨단 무기체계 부품과 핵심 자원의 안정적 확보를 위해 글로벌 방산 공급망의 다변화와 공급망 회복탄력성 확보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넷째, 의무 분야에서는 대량 사상자 발생에 대비한 의무지원체계의 생존성과 의료지원 및 후송 능력의 지속적 유지 역시 중요한 과제다. 이러한 요소들은 단순한 지원 기능이 아니라 전쟁 지속 능력을 좌우하는 핵심 기반이기 때문이다.
변화는 제도만으로 이뤄지지 않는다. 국방개혁의 주체는 사람이다. 복합적인 안보환경에 대응하기 위해선 군 내부 인력뿐만 아니라 기술·산업·정책 분야의 전문성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 개방형 직위를 확대하고 병과 경계를 넘어 다양한 군 기능을 종합적으로 이해하는 통섭적 인재를 적극 등용하기 위한 병과 공통직위, 교환보직 유연화 등을 통한 인사혁신이 병행될 때 전략적 회복탄력성 구축도 빠르게 현실화할 수 있을 것이다. 선진 강군을 구현하기 위해 전략적 회복탄력성이 국가안보 전략과 함께 국방개혁을 평가하는 새로운 기준으로 자리매김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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