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군1함대 강원함 ‘815 러닝크루’ 장병들을 만나다

입력 2026. 04. 28   15:53
업데이트 2026. 04. 28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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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려라 815 
전투력이 뛴다
녹색문화 연다

함 선체 번호 가슴에 새기고
체력향상·에너지 절약 도모
‘완벽 전비태세’ 원동력으로

 

지난 23일 아침. 해군1함대 군항에는 알록달록한 러닝화를 신은 장병들이 바닷바람을 가르며 거친 숨을 내쉬고 있었다. 자동차 대신 두 발로 내달리며 동료들과 함께 출근하는 것. 서로를 응원하고 격려하는 밝은 모습에서 발걸음은 더욱 가벼워 보였다. 달리기를 통해 체력과 소속감을 키우면서 국가적인 에너지 절약 활동에도 적극 동참하는, 해군1함대 2500톤급 호위함(FFG-Ⅰ) 강원함 ‘815 러닝크루’ 장병들의 출근길 풍경이다. 글=조수연/사진=한재호 기자

 

해군1함대 강원함 장병들이 군항 일대를 달리고 있다.
해군1함대 강원함 장병들이 군항 일대를 달리고 있다.


815 선체번호에서 출발

함정 근무는 좁은 공간에서의 쉼 없는 일과와 고강도 임무의 연속이다. 장기간 출동 등으로 인한 제한된 함내 생활에 활력을 불어넣고, 체력 향상이라는 갈증을 풀어내기 위해 강원함 장병들이 선택한 돌파구는 ‘달리기’였다. ‘815 러닝크루’의 시작은 강원함의 선체 번호(815)에서 출발했다. 함정의 상징인 번호를 가슴에 새기고 뛰어보자는 조성로(중령) 함장의 제안이 불씨가 됐다. 심신 단련과 815의 상징성 제고를 고민하던 차에, 육상선수 출신인 조연(중위) 통신관이 크루장을 자처하며 지난 2월 본격적인 닻을 올렸다.

처음에는 체력 단련을 위한 소규모 모임에 불과했다. 하지만 5㎞ 이상을 뛰어본 적 없던 장병들이 함께 달리며 ‘한계를 돌파했다’는 경험이 입소문을 타면서 변화가 일었다. 6명으로 시작한 크루는 어느덧 40명 이상이 참여하는 함정 내 최대 규모 동아리로 성장했다. 방정식(소령) 전투체계관을 비롯한 간부들과 수병들이 함께 땀 흘리며 ‘결속력’과 ‘소속감’은 한층 단단해졌다.


장병들이 러닝에 앞서 몸을 풀고 있다.
장병들이 러닝에 앞서 몸을 풀고 있다.


일석이조…출퇴근 러닝으로 유류비 절감도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크루 활동이 ‘출퇴근 시간’으로 확대되면서부터다. 최근 중동 정세 불안에 따른 정부와 군의 에너지 절약 기조가 강조되고, 부대 내 차량 2부제가 시행되는 등 달라진 출퇴근 환경을 장병들은 오히려 기회로 삼았다. 자동차 키를 내려놓고 러닝으로 출퇴근하는 영외자들이 늘어나며, ‘유류비 절감과 에너지 절약’은 물론 ‘체력 향상과 단결력 증대’라는 일석이조 효과를 거두고 있다.

강원함은 이러한 자발적 동참에 날개를 달기 위해 포상휴가 등 인센티브 제도를 도입했다. 각자 뛴 거리를 공유하고, 매달 최고 거리를 달린 승조원을 공지·포상한다.

자신과의 싸움을 이겨내고 한계를 극복하면서 성취감도 얻는다. 누가 시켜서가 아닌, 자발적으로 흘려낸 땀방울이 보상으로 돌아오자 장병들의 출퇴근길 러닝은 견고한 ‘녹색문화’로 자리 잡았다.


러닝을 마치고 파이팅을 외치는 장병들.
러닝을 마치고 파이팅을 외치는 장병들.


오감만족…‘8.155㎞’ 뛰며 전우애·애함심 다져

매주 수요일 일과 후는 815 러닝크루의 공식 러닝 데이다. 이때는 희망자들이 모여 강원함을 상징하는 ‘815’에 맞춘 ‘8.155㎞’를 달린다. 뜻이 맞는 전우들과 거친 숨을 나누고 달린 후에는 저녁 식사를 함께하는 장병들의 루틴은 함정 생활의 새로운 자극이 되고 있다. 나아가 기념일에는 의미를 더하는 러닝을 펼쳐 애함심도 다지고 있다. 매일 달리며 무의식중에도 자신이 승선한 배를 생각하게 된다는 것이 승조원들의 공통된 목소리다. 이러한 활동은 함정 본연의 임무인 전투력 향상으로 직결되고 있다. 출퇴근에 에너지를 쏟으면 피곤하지 않을까 생각할 수도 있지만, 꾸준한 러닝으로 다져진 기초 체력은 흔들리는 함상에서 고강도 작전을 버텨내는 밑거름이 되고 있다. 한 달 동안 누적 100㎞ 이상을 뛰는 장병들이 늘어나며 건강한 자극이 전방위로 퍼지고 있다.

“모든 조직이 그렇듯 지휘부가 동참하지 않으면 동기가 줄어들기 마련입니다. 대원들과 함께 뛰며 땀 흘리는 과정에서 애함심과 단결력이 눈에 띄게 강해졌습니다. ‘밝고 바르게 힘차게’라는 우리 부대관리 슬로건처럼, 815 러닝크루는 개인의 건강은 물론 강원함 전체의 전비태세 완비에 기여하는 핵심 원동력이 되고 있습니다.”

조 함장이 밝은 표정으로 말했다. 지시로 이뤄지는 통제형 체육활동을 넘어, 스스로 달리며 한계에 도전하는 강원함 장병들. 에너지 절약이라는 시대적 요구에 가장 역동적인 방식으로 응답한 이들의 뜀박질이 강원함의 멈추지 않는 엔진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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