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법으로 살펴본 러·우 전쟁 북한군 포로송환

입력 2026. 04. 17   16:40
업데이트 2026. 04. 19   1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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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TV에서 ‘북한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라는 주제의 프로그램을 시청했다. 북한군 포로 이강은(가명)과 백평강(가명)이 출연했는데, 이 둘은 2024년 12월 러·우 전쟁에 파병돼 참전했다가 2025년 1월경 우크라이나군에 생포됐다. 인터뷰 내용 중에는 “포로가 된 게 억울하고, 포로가 된 것은 죄다. 조국을 배반한 느낌이다. 만약 북한으로 송환되면 3대가 멸족당할 거다”며 북한에 대한 충성심과 죽음의 두려움이 언급됐다. 이들은 인터뷰 말미에 “포로송환 시 대한민국으로 가고 싶다”고 밝혔다.

우리나라는 러·우 전쟁 교전 당사국이 아닌 제3국에 해당하는데, 대한민국으로 포로송환이 과연 가능한지 궁금했다. 먼저 북한군이 ‘전쟁포로’ 지위를 얻기 위해선 전쟁법상 ‘교전당사국으로서 합법적 전투원’의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북한은 자국의 러시아 파병을 2024년 10월 공식 인정했고 ‘제네바협약’(공통 2조)에 명시된 ‘국제적 무력충돌’에서 적대행위를 수행했기에 교전 당사국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또한 북한군은 ‘제네바 제3협약’(제4조)에 명시된 것처럼 조직적인 지휘체계, 무기 휴대하 작전을 수행하다가 붙잡힌 인원이어서 포로요건을 충족하며 ‘전쟁포로의 처우에 관한 협약’에 의해 전쟁포로 지위를 부여받게 된다.

국제법상 포로인 북한군에 대한민국의 개입이 가능할까? 국제법 원칙상 대한민국은 당사국이 아니므로 북한군 포로 문제에 직접 관여하기 어렵다. 또한 6·25전쟁 당시 유엔 측에 포획된 북한군이 자국송환을 거부하자 북한은 ‘제네바 제3협약’(제118조)에 명시된 ‘억류국은 포로에 대해 충돌 당사국 간 적대행위 종료 시 바로 송환하라’는 내용에 근거해 자국송환 원칙을 주장한 바 있다. 이러한 법적 근거와 사례 등을 고려해 보면 대한민국으로의 북한군 포로송환은 마냥 쉽지 않을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국제법인 ‘농르풀망(Non-refoulement) 원칙’에는 ‘박해가 우려되는 지역으로 망명자를 다시 송환해선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와 함께 ‘제네바 제3협약’(제109조)에는 ‘포로의 의사에 반하는 송환을 금지’하고 있다. 국제적십자위원회(ICRC) 해당 협약 해설서에도 ‘자발적 송환에 반대하는 포로가 자국으로 송환 시 국제법의 일반원칙에 반할 수 있는 경우엔 예외적으로 억류국은 포로송환의 의무가 없다’고 서술하고 있다. 또한 6·25전쟁 당시 북한의 자국송환 주장에 유엔군사령부는 ‘정치적 박해에 직면할 수 있는 포로의 강제송환은 포함하지 않으며, 송환을 위해 포로에게 압박을 가해선 안 된다’고 명시했고, 이 문제는 포로의 의사를 존중하는 방식으로 처리됐다.

‘대한민국 헌법’(제6조)에도 ‘일반적으로 승인된 국제법규는 국내법과 같은 효력을 가지며 외국인은 국제법과 조약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그 지위가 보장된다’고 명시하고 있으며, 대한민국은 1966년 ‘제네바 제3협약’에 가입함으로써 국제사회와 뜻을 함께하고 있다.

북한군 포로의 대한민국 송환 문제는 국제법상 긍정적 방향으로 해석될 여지가 충분해 보인다. 그러나 국제정치 차원으로 보면 자칫 우리나라가 북한군에 대한민국으로의 송환을 유도하고 강제하는 것처럼 비칠 수 있기에 교전 당사국들과 ICRC에 우리 의견을 곡해가 없도록 지혜롭게 잘 전달하는 방안 역시 면밀한 검토가 필요할 것으로 생각된다.

김성중 소령 육군정보학교 북한정보학처
김성중 소령 육군정보학교 북한정보학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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