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의 승패를 가르는 것은 단순히 무기나 병력 규모만이 아니다. 오히려 보이지 않는 영역, 즉 ‘어떤 질문을 던지느냐’가 전쟁의 향방을 가르는 핵심 요소가 될 수 있다. 국민과 부하들의 생존이 달린 긴박한 전쟁 중 지휘관의 적절한 질문은 자칫 경직될 수 있는 사고를 열고, 정보의 가치를 재구성하며, 집단지성을 통한 최선의 결정을 끌어내는 출발점이기 때문이다.
질문의 중요성은 현대사회 전반에서도 뚜렷하게 나타난다. 특히 인공지능(AI) 시대에 들어서면서 그 중요성은 더욱 부각된다. 어떤 프롬프트를 입력하느냐, 어떤 질문을 하느냐에 따라 그 산물은 극명하게 달라진다. 단순 정보 요청에 그치는 질문과 맥락을 고려하고 목적이 분명한 질문 사이엔 큰 차이가 존재한다. 결국 AI를 잘 사용하는 사람은 ‘단순 정보를 잘 찾는 이’가 아니라 ‘질문을 잘하는 사람’이다.
이와 관련해 박용후 작가는 저서 『생각의 주도권을 디자인하라』에서 중요한 통찰을 제시한다. 그는 ‘지금 알고 있는 것 중 어떤 것이 틀릴 수 있는가?’라는 어쩌면 조금 불편한 질문을 하라고 강조한다. 이는 사고의 유연성을 잃지 않고 오류를 줄이기 위한 지적인 태도다. 우리가 당연하다고 믿는 전제가 실제론 틀렸을 가능성을 인정할 때, 비로소 더 나은 판단과 혁신적인 해결책이 가능해진다.
이러한 질문은 전시 지휘관들에게도 필수적이다. 지휘관이 독단적 명령을 내리는 방식은 빠른 결정을 가능하게 할 순 있지만, 복잡하고 불확실한 현대전에서 치명적인 오판으로 이끌 위험성이 크다. 참모들에게 적절한 질문을 던지고 다양한 관점에서 나온 의견을 경청하며 토의하는 과정에서 집단지성이 형성돼 최선의 결정을 내릴 수 있다. 또한 지휘관 단독 결심보다 같이 심사숙고한 결심에 참모들의 실행력은 더 높을 수밖에 없다.
질문은 단순한 정보 획득수단이 아니라 사고를 확장하고 판단의 질을 높이는 핵심 도구다. 상황 발생 시 지휘관이 먼저 판단하고 결심해 명령을 내린다면 참모들은 입을 닫을 것이다. 참모들의 입을 열게 하는 질문을 잘 설계하는 게 당면한 적을 향한 가장 확실한 비대칭전략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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