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조직에서 자살사고 예방은 선택이 아닌 필수 과제다. 최근 군단 주관으로 열린 ‘자살 연결고리 차단 및 특별 대책회의’에서는 다양한 사례와 함께 사고로 이어지는 연결고리를 사전 차단하고 예방할 수 있는 방안들이 논의됐다. 이를 통해 자살사고는 특정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조직 전체가 함께 책임지고 예방해야 할 영역임을 다시금 확인할 수 있었다.
군에서는 크고 작은 사고가 반복적으로 발생한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우리 부대만 아니면 된다” “우리 부대는 사고가 없었으니 괜찮다”는 안일한 인식은 바꿔야 한다고 생각한다. 사고는 언제, 어느 조직에서든 발생할 수 있으며, 단지 아직 드러나지 않았을 뿐이라는 경각심이 필요하다. 특히 바쁜 임무 수행 속에서 장병들의 미세한 변화나 위험 신호를 놓치기 쉬운 현실은 자살사고 예방을 더욱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다.
실제 현장에서도 사소해 보이는 관심이 큰 위기를 막아낸 사례가 있다. 전입 전부터 심리적으로 어려움을 겪던 한 병사가 개인적 상실감과 의욕 저하로 인해 주변과의 소통을 단절하고 자해를 시도했다. 힐링캠프 입소와 현역복무부적합 처리에도 동의하지 않았고, 동료들 역시 지쳐 관심을 주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그러나 지휘관은 이 장병에게 지속적으로 관심을 갖고 꾸준히 소통을 이어갔다. 어느 날, 일상적인 해당 병사의 SNS 메신저 프로필에서 평소와 다른 변화를 감지한 지휘관은 즉시 당직사령에게 해당 병사의 현재 상태를 확인토록 지시했다. 그 결과 극단적 선택을 시도하려던 상황을 사전에 인지하고 대응할 수 있었으며, 해당 장병은 안전하게 군 복무를 마치고 무사히 사회로 복귀할 수 있었다.
이 사례는 우리에게 중요한 교훈을 준다. 많은 사람이 지인의 SNS 프로필, 말투, 표정 변화에는 민감하게 반응하면서 정작 가까이 있는 전우들의 작은 신호에는 무심하게 지나치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작은 관심만으로도 타인의 심리 변화를 어느 정도 확인할 수 있으며, 이는 인명 손실을 예방하는 효과적인 방법이 될 수 있다.
군 조직에서 인명과 관련된 문제만큼은 단 한 명의 장병도 소홀히 할 수 없다. 한 명의 손실은 개인과 가족은 물론 군 전체에 깊은 상처로 남기 때문이다. 이러한 자살사고 예방을 위해서는 제도적 장치뿐만 아니라 구성원 간 신뢰와 소통이 뒷받침돼야 한다. 무엇보다 우리 모두 주변 동료, 상·하급자들과의 관계에서 말투, 표정, 행동 변화에 대한 세심한 관심, 그리고 사소한 신호도 놓치지 않으려는 자세가 필요하다.
작은 관심은 결코 작은 일이 아니다. 누군가의 목숨을 살리고 삶의 이유와 중요성을 일깨우는 자살사고 예방의 시작이다. 앞으로도 우리 육군 장병 모두가 작은 관심을 바탕으로 주변 전우들의 게이트 키퍼 역할을 다해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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