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도전’이란 두 글자 앞에서 망설인다. 그러나 그 한 걸음을 내딛는 순간 이야기는 시작된다. 나의 시작은 2019년 한 편의 국방일보 기고문에서 비롯됐다. ‘4년 후 새로운 철인의 탄생을 기대하며’라는 기고문이었다. 무엇보다 그 글을 쓴 사람이 해병대 현역 군인이었다는 사실이 마음을 움직였다. 임무와 훈련으로도 벅찬 군 생활 속에서 스스로를 극한으로 밀어 넣으며 세계군인체육대회에 참가한 모습은 단순한 도전기를 넘어 하나의 신념으로 다가왔다. 기고문을 읽는 내내 가슴이 뛰었다. 언젠가 세계군인체육대회 대한민국 국군 대표로 서고 싶다는 꿈도 처음 품게 됐다.
해병대 핵심 가치는 충성, 명예, 도전이다. 그중에서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해 온 가치는 도전이다. 그래서 철인 3종은 자연스럽게 다가온 운명 같은 과제였다.
철인 3종은 요령으로 버틸 수 있는 운동이 아니다. 수영, 사이클, 달리기 어느 것 하나만 소홀해도 완주는 멀어진다. 기록 이전에 끝까지 가느냐, 포기하느냐의 싸움이다. 그 점이 해병대가 말하는 도전과 닮아 있었다.
2024년 우연히 철인 3종을 하는 해병대 후배들을 알게 됐고, 해병대와 철인 3종은 해병대가 말하는 ‘도전’의 가치를 가장 정직하게 표현하는 운동이란 사실을 알리고 싶었다. 그렇게 해병대 철인 3종 팀이 만들어졌다. 우리는 각자 자리에서, 각자 속도로 도전을 계속해 나가는 팀이다. 그 흐름 속에서 더 큰 도전을 결심하게 됐다.
2025년 전남 구례군에서 열린 아이언맨 대회에 참가했다. 그보다 앞서 훈련은 일과가 끝난 뒤 혹은 하루를 시작하기 전에 이뤄졌다. 몸이 따라주지 않는 날도 있었고 ‘이 선택이 맞는 걸까?’ 스스로 묻게 되는 순간도 반복됐다.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준비 과정이 때로는 허무하게 느껴지기도 했지만, 결코 나와의 타협을 허락하지 않았다.
대회는 그간 믿어 온 도전의 의미를 다시 확인시켜 줬다. 도전은 특별한 결심이 아니라 힘들다는 이유로 포기하지 않는 하루하루의 선택이라는 것을 몸으로 이해하게 됐다. 그렇게 완주한 뒤 한 가지는 분명해졌다. 도전은 목표가 아니라 삶의 방향이 됐다. 그날의 완주 기록은 11시간10분44초. 숫자보다 오래 남은 것은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다는 사실이었다.
동료들의 응원, 선후배의 격려, 해병대라는 이름이 등을 밀어 줬다. 나의 도전은 곧 우리가 공유하는 자부심이 됐고, 군복을 입고 흘리는 땀방울 하나하나에 더 큰 의미가 담겼다. 세계군인체육대회라는 꿈도 이제는 막연한 동경이 아니라 준비하고 증명해야 할 목표로 자리 잡았다. 누구나 ‘도전’이라는 두 글자 앞에서 망설인다. 그러나 그 한 걸음을 내딛는 순간부터 도전의 이야기가 시작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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