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레마와 기회비용으로 본 직업군인의 선택과 책임

입력 2026. 04. 10   14:50
업데이트 2026. 04. 12   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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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인정 소령 육군대학
강인정 소령 육군대학



군인을 직업으로 선택했다는 사실은 종종 모든 고민의 끝처럼 여겨지곤 한다. 주변에서는 ‘스스로 선택한 길이니 모든 어려움을 감내해야 한다’는 말로 그 무게를 갈음하곤 한다. 그러나 군에 대한 선택은 결코 마침표가 아니다. 오히려 수많은 판단과 책임이 교차하는 거대한 여정의 시작점에 가깝다. 군인의 삶은 제복을 입은 순간부터 매일, 매 순간 끊임없는 선택의 기로에 놓이기 때문이다. 

먼저 ‘딜레마’라는 단어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그리스어 ‘di(둘)’와 ‘lemma(전제)’에서 유래한 이 단어는 두 가지 선택지 중 어느 쪽을 택하더라도 쉽지 않은 결론에 이르는 상황을 말한다.

직업군인인 나의 딜레마는 내가 처음 군을 직업으로 결정할 때 발생한 것이 아니라 임무 완수라는 공적 가치와 개인의 삶이라는 사적 가치가 충돌할 때 매번 발생한다. 임무를 우선하면 가족과의 시간이나 개인의 안녕이 뒤로 밀리고, 개인의 삶을 돌보려 하면 조직에 대한 책임감이 무겁게 어깨를 누른다. 어느 쪽을 선택해도 마음 한구석이 가벼워지지 않는 이 갈림길은 군 생활 내내 반복되는 숙명과도 같다.

경제학적 관점에서 보는 ‘기회비용’ 또한 군인에게는 과거의 선택에 머물러 있지 않다. 기회비용은 어떤 선택으로 인해 포기한 최선의 대안을 의미하지만, 군인의 삶에서 이 비용은 매일 새롭게 누적된다.

‘만약 내가 다른 길을 걸었다면’이라는 가정은 내게 단순한 미련이 아니다. 그것은 현재 내가 서 있는 위치와 내가 수행하는 임무의 가치를 끊임없이 되묻게 하는 실질적인 기준이 된다. 내가 포기한 시간과 기회들이 결코 헛되지 않음을 증명하기 위해 현재의 판단에 더 신중을 기하고 행동에 무게를 실어야 하는 것이다.

이러한 고민은 최근 육군대학 소령지휘참모과정에 재정장교로 입교하면서 더욱 구체적인 확신으로 변했다. 처음에는 생소한 전술과 작전 용어, 각 병과의 복잡한 임무들이 낯설게만 느껴졌다. 하지만 합동 교육을 통해 다양한 병과 장교들과 머리를 맞대고 작전 시나리오를 검토하며 중요한 사실을 깨달았다.

군의 모든 기능은 독립적으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톱니바퀴처럼 상호연계된 거대한 체계 속에서 작동한다는 점이다. 재정병과의 기능 역시 단순한 예산 집행을 넘어 전술적 승리를 뒷받침하고 군의 지속 가능성을 보장하는 핵심 축임을 이해하게 됐다. 이 과정을 통해 재정장교로서 내가 가야 할 목표는 더욱 선명해졌다.

직업군인의 삶은 언제나 정교한 균형을 요구한다. 개인과 조직, 현재의 안락함과 미래의 대비 사이에서 완벽한 정답이란 존재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다만 우리는 그 불완전한 선택마저 온전한 내 몫의 책임으로 받아들이며 오늘도 각자의 위치에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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