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경기에서 투수가 던질 수 있는 구종(球種) 중에 기본은 직구다. 직구는 빠르고 정직하며 투수의 자존심을 보여주는 공이라 할 수 있다. 군인들도 ‘직구 같은 삶’을 선호한다. 이른바 정통코스라 불리는 부대나 작전업무를 담당하는 부서는 늘 선호 대상이다. 조직의 중심에서 능력을 펼칠 수 있는 자리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필자 역시 부대 및 보직을 고민할 때마다 그런 업무를 선호했고 그것이 군인의 올바른 선택이라고 믿었다. 그러나 실제 군 생활의 전환점이 된 두 번의 진급, 소령과 중령 진급에서 결정적인 역할을 한 부대와 보직은 직구가 아니었다. 이른바 ‘변화구’ 같은 장소와 보직이었다. 처음에는 걱정도 있었지만, 그곳에서 정통 직구의 조직에서는 배울 수 없었던 또 다른 경험을 하고 배우게 됐다. 낯선 환경에서 한 고민과 시행착오는 나를 더 단단하게 만들었고 시야를 넓혀줬다.
지금 지휘관으로 복무하고 있는 보병여단 포병대대도 이와 닮았다. 여단의 중심은 보병이지만 전장의 승리는 결코 한 병과의 능력과 힘으로만 이뤄지지 않는다. 포병 병과는 보병, 기갑, 공병 등 여러 병과와 함께 호흡하며 제병협동의 한 축을 담당하고, 화력을 통합운용하는 핵심 역할을 수행한다. 특히 보병여단 포병대대는 가장 가까운 거리에서 타 병과와 함께 훈련하고 작전을 수행하며 직간접으로 전투를 경험하고 이해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이는 화력지원을 넘어 지휘관으로서의 다양한 생각을 하게 하고 안목을 넓혀주는 소중한 경험이다. 직구처럼 힘으로 상대를 압도하는 한 가지 방법만이 아니라 타이밍을 뺏고 헛스윙을 유도하는 변화구와의 조합이 군 생활과 전투에서 성공확률을 높일 수 있다.
전쟁의 양상도, 군이 요구하는 역량도 달라지고 있다. 직구만으로는 승리를 확신할 수 없는 시대다. 다양한 경험과 변화구 같은 터닝 포인트가 오히려 자신과 군을 변화시키며 깊고 단단하게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한다. 중요한 것은 어디에 있었는가가 아니라, 그 자리에서 무엇을 배우고 어떻게 성장했는가다.
최근 임관한 신임장교들, 또 많은 간부가 새로운 부대로 가게 된다. 설렘과 함께 걱정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변화의 순간을 두려워하지 말기 바란다. 군은 여러분이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갖추기 위해 끊임없이 변화하고 있다.
여러분 앞에 놓인 자리가 직구가 아닐지라도, 그 변화구 속에는 더 큰 배움과 기회가 숨어 있다. 군인은 낯선 환경과 예상치 못한 경험으로 시야를 넓히며 성장하는 것이고, 그렇게 성장한 순간이 조직의 발전으로 이어지며 더 큰 책임과 역할을 감당하는 힘이 된다.
“두려워하지 마라. 그리고 변화구를 던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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