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포스 언박싱] 단순한 곡예비행이 아니다… 기술력과 팀워크로 하늘에 새긴 예술이다

입력 2026. 04. 09   16:56
업데이트 2026. 04. 09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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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포스 언박싱 ⑪ 봄 하늘 수놓는 블랙이글스 

시저 패스 등 고난도 기동 24개 완성
기상 조건 맞춰 세 가지 버전 준비
어떤 환경에도 멋진 퍼포먼스 선사
관람객에 재미·즐거움·감동 안겨

 

완연한 봄, 전국 곳곳에서 열리는 다채로운 축제에 약방의 감초처럼 빠지지 않는 존재가 있다. 바로 대한민국 공군특수비행팀 ‘블랙이글스(Black Eagles)’다. 뜻밖의 굉음에 놀라던 시민들도 이내 상공을 가르는 화려한 기동에 시선을 빼앗기고 만다. 압도적인 관객 호응을 이끌어 내는 블랙이글스의 매력은 과연 어디서 나오는 것일까? 오늘 ‘에어포스 언박싱’에서는 화려한 비행 이면에 숨겨진 블랙이글스의 인기비결을 샅샅이 파헤쳐 본다. 임채무 기자/사진=국방일보 DB

 

지난 5일 봄꽃축제가 열린 서울 여의도 윤중로 상공에서 공군특수비행팀 블랙이글스가 에어쇼를 펼쳐 빅 애로우 대형을 선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5일 봄꽃축제가 열린 서울 여의도 윤중로 상공에서 공군특수비행팀 블랙이글스가 에어쇼를 펼쳐 빅 애로우 대형을 선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블랙이글스’의 탄생


공군특수비행의 역사는 1953년 10월 1일 국군의 날 행사에서 F-51 무스탕 4대가 편대비행을 선보인 것에서 출발한다. 이후 1967년 F-5A 전투기를 도입하면서 지금의 ‘블랙이글스’라는 이름이 처음 등장했다. 당시 한영규 중령과 강민수 대위의 열띤 토론 끝에 정해진 이 명칭은 타국 특수비행팀에 뒤지지 않는 조류의 왕 ‘독수리’의 권위와 위엄을 상징하는 ‘검은색’을 결합해 강인한 공군의 이미지를 담아낸 결과물이다. 1978년 잠정 중단됐던 팀은 1994년 A-37B 공격기로 재창설됐고, 2008년 국산 초음속 훈련기인 T-50B로 기종을 전환하며 현재의 완벽한 모습을 갖추게 됐다.


촘촘하게 설계된 ‘특수비행’

블랙이글스 에어쇼의 첫 번째 디테일은 관람객이 기동과 기동 사이의 ‘시간 공백’을 느끼지 못하도록 촘촘하게 설계된 비행 구성이다. 특히 변화무쌍한 기상 조건에 맞춰 세 가지 버전의 쇼를 준비해 어떤 환경에서도 빈틈없는 퍼포먼스를 선보인다.

먼저 하이 쇼(High Show)는 맑은 날씨에 8000피트 이상의 고도를 충분히 확보하고 펼치는 구성이다. 수직 상승, 고속 롤링 등 역동적이고 입체적인 기동이 주를 이룬다. 로 쇼(Low Show)는 기상이 좋지 않을 때 3500피트 이하 고도에서 진행되며, 정밀한 기동을 보여주는 데 집중한다. 플랫 쇼(Flat Show)는 구름이 가장 낮게 깔렸을 때 지면과 가까운 고도에서 수평 기동 위주로 선보이는 고도의 기술적 퍼포먼스다.

 

 

롤백&AB룹 기동.
롤백&AB룹 기동.

 

공군특수비행팀 블랙이글스가 시저 패스 기동을 선보이고 있다.
공군특수비행팀 블랙이글스가 시저 패스 기동을 선보이고 있다.

 

공군특수비행팀 블랙이글스가 태극 기동을 선보이고 있다.
공군특수비행팀 블랙이글스가 태극 기동을 선보이고 있다.

 

토네이도 랜딩.
토네이도 랜딩.



에어쇼 인기의 비밀

블랙이글스의 기동은 총 24개로 이뤄져 있다. 2008년 기동성이 뛰어난 국산 초음속 훈련기 T-50B를 도입하면서 고난도 기동이 대거 추가돼 지금의 구성이 완성됐다. 각 기동에 담긴 의미와 비행 기술을 알고 보면 에어쇼의 몰입감은 배가된다.

도약의 상징, 체인지 루프(Change Loop)는 에어쇼의 시작을 알리는 웅장한 기동이다. ‘빅 애로우(Big Arrow)’ 대형으로 진입해 2회 수직 원형 기동을 한 뒤 펜타 및 카나드 대형에서 ‘스타’ 대형으로 변모하며 미래 항공우주군으로의 도약을 형상화한다.

국격의 표현, 무궁화 기동은 지난 2월 8일부터 12일까지 열린 사우디아라비아 ‘세계 방위산업 전시회(WDS) 2026’에서 첫선을 보인 기동이다. 하늘에 태극 마크를 그리고 그 아래 5개의 무궁화 꽃잎을 수놓아 대한민국의 끈기와 불굴의 정신을 표현한다.

야성미 넘치는 모습만 생각했다면 오산이다. 하트 앤 큐피드 기동은 두 대의 전투기가 수직으로 분리되며 거대한 하트를 그리고, 좌측에서 진입한 다른 한 대가 큐피드의 화살처럼 그 중심을 꿰뚫어 관람객에게 재미와 즐거움을 동시에 안긴다.

시저 패스(Scissor Pass)는 극한의 스릴을 느낄 수 있는 기동이다. 양방향에서 마주보며 날아온 전투기가 지상 충돌 직전처럼 아슬아슬하게 교차할 때 지상에서는 탄성이 터져 나온다. 6대의 항공기가 모두 수직으로 날아올라 강하 자세에서 각각 6방향으로 분리 비행하며 상공을 가로지르는 하방 폭탄파열기동(downward bomb burst) 등도 꾸준히 사랑받아왔던 기동이다.


눈과 귀 사로잡는 화려함

블랙이글스의 무대가 더욱 실감 나게 다가오는 이유는 화려한 비행뿐만 아니라 이를 뒷받침하는 요소 덕분이다. 내레이터는 행사 1시간 전부터 음향 상태를 점검하고, 비행 중에도 통제탑과 조종사의 교신을 실시간으로 들으며 현장의 모든 변수에 대처한다. 여기에 비트가 빠른 음악이나 웅장한 곡, 심지어 전 세계가 열광하는 K팝까지 적절히 배합해 관중의 몰입도를 극대화한다.

이러한 모습 뒤에는 조종사들이 훈련할 때 내레이터와 음향 담당자도 지상에서 똑같이 호흡을 맞추며 보완점을 찾는 치열한 과정이 있다.

블랙이글스의 비행은 단순한 곡예가 아니라 대한민국 공군의 정밀한 비행 기술과 팀워크, 그리고 첨단 항공 기술력이 집약된 종합예술이다. 다가오는 주말, 하늘을 수놓는 검은 독수리들의 비행을 마주한다면 그 속에 담긴 조종사들과 지원 요원들의 땀방울을 함께 떠올려 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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