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순환의 법칙

입력 2026. 04. 08   15:19
업데이트 2026. 04. 08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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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은 늘 그렇듯이 새로운 시작의 설렘을 안겨 준다.

서양에서는 시간을 직선처럼 과거에서 미래로 흐르는 직선적 개념으로 인식한다고 한다. 동양적 사고에서 시간은 원형을 그리면서 순환하는 원형적 개념으로 본다. 이 원형적 시간관 속에서 계절은 단 한 번도 약속을 어긴 적이 없다. 겨울이 지나면 반드시 봄이 오고, 낮이 지나면 밤이 찾아온다. 이 단순한 순환은 우리에게 설렘과 평온을 주기도 하지만 동시에 잊지 말아야 할 경고도 전달한다. 좋은 시절, 행복한 시절이 다시 돌아오듯이 우리가 아파했던 시간이 또다시 찾아올 수도 있다는 것이다.

군(軍)에서 안전은 곧 전투력이다. 안전사고로 발생하는 비전투 손실이 전투력에 직접적이고 치명적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군의 특성상 평시 임무나 훈련 중 임무를 수행하다 보면 필연적으로 다양한 중대형 장비를 운용해야 한다. 그때 반드시 위험예지훈련을 병행해 사고를 예방토록 하고 있지만, 불행하게도 우리에겐 늘 예기치 못한 크고 작은 사고 위험이 동반된다.

차량·항공기·함정 운용 간 사고, 폭발·화재 등 반복되는 비전투 손실은 아주 작은 관심의 부재에서 시작되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사고의 사슬에서 단 하나의 작은 고리만이라도 비켜 갔다면 그 비극을 끊을 수 있었을 것이라는 관심 부재의 뒤늦은 후회와 아쉬움을 가지면서 우리는 또다시 일상으로 되돌아간다. 순환하는 시간 속에서 그 후회와 아쉬움을 ‘예방’으로 전환하지 못한다면 비극은 언제든 다시 우리를 찾아올 것이다.

유교적 순환론의 관점에서 보면 사고는 우리가 소홀히 했던 지점에서 다시 싹을 틔운다. 건조한 환경에서 피어오른 인간의 오만함이 아름다운 산과 들을 불태우고 해빙기의 느슨해진 지반이 붕괴를 일으킨다. 올해도 자연은 같은 조건에서 우리를 시험할 것이다. 자연은 정직하게 순환하지만, 인간의 망각은 치명적이다. “이번에는 괜찮겠지”라는 안일한 태도는 순환 속에서 축복이 아닌 비극을 불러올 것이다.

사고의 사슬을 끊어 내고자 하는 태도로 생활 속 이면의 보이지 않는 위험을 살필 수 있다면 망각과 안이한 생각으로 반복되던 사고를 충분히 막을 수 있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다시 오는 봄날의 꽃을 감상하는 눈뿐만이 아니라 그 이면에 도사리는 위험을 살피는 ‘깨어 있는 마음의 눈’이다.

올해의 봄이 우리 군에 아픔이 아닌 진정한 설렘과 평온의 기쁨으로 남으려면 우리는 과거의 페이지를 다시 펼쳐 봐야 한다. 안전의 매듭을 더욱 단단히 조여야 할 때다.

함조환 전문군무경력관 가군 육군항공학교
함조환 전문군무경력관 가군 육군항공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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