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중심의 예비군훈련, 예비전력의 완성

입력 2026. 04. 07   14:42
업데이트 2026. 04. 07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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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비군훈련의 출발점은 언제나 ‘예비군이라는 사람’이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첨단 기술이 강조될수록 결코 놓쳐선 안 될 기본적 사실이 흐려지고 있진 않은지 돌아보게 된다. 기술이 목적이 되고, 사람이 수단이 되는 역전현상은 경계해야 할 지점이다.

이러한 고민은 영화 ‘패치 아담스’(1999)의 한 장면을 떠올리게 했다. 영화에서 학생들은 환자를 병명과 증상으로만 대하며 기록에만 몰두한다. 그러나 주인공 아담스는 환자의 이름을 먼저 묻고 눈을 마주친다. 그 순간 환자는 자신이 차트 속 질환이 아닌 존중받는 한 사람임을 깨닫고 이내 미소를 되찾는다. 이 장면은 ‘기술보다 사람이 먼저’라는 메시지를 분명하게 전해 준다.

예비군훈련도 다르지 않다. 과학화 장비와 체계적인 제도가 발전하더라도 예비군 한 사람 한사람을 존중하는 마음이 없다면 그 모든 건 형식에 그칠 수밖에 없다. 우리는 예비군을 관리 대상이 아니라 사람을 교육하는 대상으로 바라봐야 한다.

예비군훈련은 현역 장병과 달리 법령과 제도에 따라 운용된다. 그렇기에 지휘관·교관·편성관 등 예비전력을 담당하는 인원의 태도와 마음가짐은 곧 훈련의 완성도로 이어진다. 겉으론 체계적이지만 현장에서 공감과 신뢰를 얻지 못하는 훈련은 우리가 지향하는 예비전력의 모습이 아닐 것이다.

예비군훈련은 기술과 예술의 조화라고 여긴다. 기술은 훈련의 정확성과 효율을 높이지만, 예술은 사람의 마음을 움직인다. 두 요소가 함께할 때 훈련은 의미 있는 경험으로 남는다. 따라서 우리는 과학화된 훈련을 발전시키는 데 그치지 않고, 예비군이 훈련현장에서 존중감과 진심을 느낄 수 있는 교육과 운용을 함께 고민해야 한다.

이런 고민과 실천의 과정을 거치며 지난해 육군본부 최우수예비군 교관으로 선정되는 결과를 얻었다. 개인의 성과라기보다 예비군을 전력이기 이전에 사람으로 존중하며 교육하고자 했던 방향에 대한 평가였다고 받아들인다. 이 결과는 앞으로 예비군 교육을 더욱 무겁게 고민하고 책임 있게 임하라는 메시지로 다가왔다.

이에 올해는 안보전략학과 대학원에 진학해 예비전력과 예비군훈련에 관해 보다 깊이 있는 공부를 이어 가고자 한다. 더 높은 평가를 위해서가 아니라 훈련현장에서 마주하는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조금이라도 더 의미 있는 시간을 만들어 주고 싶어서다.

앞으로 우리가 지향해야 할 예비전력의 모습은 화려한 외형이 아니라 사람 중심의 예비군훈련으로 현장에서 신뢰를 쌓아 가는 내실 있는 전력이다. 예비군훈련이 한 사람의 시간과 마음을 존중하는 자리로 남을 수 있도록 예비전력을 맡은 사람으로서 그 책임을 조용히 감당해 나가고자 한다.

김학성 군무주무관 육군51보병사단 철마여단
김학성 군무주무관 육군51보병사단 철마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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