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괄안보 시대, 군인이 지켜야 할 헌법의 가치

입력 2026. 04. 07   14:42
업데이트 2026. 04. 07   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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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글로벌 공급망 불안정과 사이버공간을 통한 보이지 않는 위협, 국경을 넘어 확산하는 감염병까지 우리가 마주한 안보환경은 과거와 차원이 다른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 

물리적 국경을 방어하던 ‘전통적 군사안보’의 틀을 넘어 이젠 국민의 삶 전체를 보호하는 ‘포괄안보(Comprehensive Security)’가 국가 생존의 핵심 과제로 부상한 것이다. 이러한 복합 위기 속에서 우리 군이 흔들림 없이 나아갈 수 있는 나침반은 결국 대한민국의 최고 규범이자 통치 설계도인 ‘헌법’으로 귀결된다.

흔히 헌법을 법학자의 영역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사실 헌법은 국가의 내적 결속을 다지고 외부 위협에 대응하는 가장 강력한 ‘심리·사회적 방어망’이다. 1948년 제정 이후 9차례 개정을 거친 대한민국 헌법사는 권력의 사유화를 막고 국민주권을 확립해 온 민주화의 과정 그 자체였다. 특히 1987년 9차 개헌은 정치적 안정성을 확보함으로써 오늘날 대한민국이 포괄안보체계로 나아갈 수 있는 확고한 민주적 기반을 마련했다. 

대한민국 헌법 130개 조항은 이미 포괄안보의 전 영역을 선제적으로 아우르는 토대를 갖추고 있다. 

정치·군사 안보 측면에서 제1조(국민주권)와 제5조(국군의 국토방위 의무)는 국가 권력의 정당성과 우리 군의 존재 목적을 명확히 규정한다. 경제·과학기술 안보 측면에서 제119조(경제 민주화)와 제127조(과학기술 혁신)는 기술 자강과 경제체제 안정을 꾀하는 법적 근거가 된다. 또한 사회·보건·환경 안보 측면에서 제34조(사회보장), 제35조(환경권), 제36조(보건권)는 재난과 질병으로부터 국민을 보호해야 할 국가의 의무를 명시하고 있다. 이런 관점에서 헌법을 수호한다는 것은 단순히 법질서를 유지하는 차원을 넘어 국가 공동체의 존립 기반을 지키는 숭고한 일이라고 할 수 있다. 

오늘날의 안보는 군사력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헌법이 담고 있는 자유와 권리, 공동체의 가치를 깊이 이해하고 이를 지키려는 의지가 함께할 때 비로소 대한민국 안보는 더욱 굳건해진다.

포괄안보 시대의 군인은 단순한 전투원을 넘어 헌법적 가치를 현장에서 실천하는 공공의 수호자다. 장병 한 사람 한 사람이 헌법의 무게를 가슴에 새길 때 우리 군은 국가의 존립 기반을 지키는 가장 강력한 방패가 될 것이다.

헌법은 책 속의 낡은 조문이 아니라 우리가 지켜야 할 국가의 실천적 약속이다. 바로 그 약속을 지키는 최전선에 대한민국 국군이 서 있다.

오정성 해군대령 국방대학교 안보과정
오정성 해군대령 국방대학교 안보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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