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무여건 UP GRADE 병영이 바뀐다
작전 안전체계 구축…육군수도포병여단
적색·분홍색 등 ‘안전 가디언 보드’
직관적으로 위험 수준 판단 가능
임무 전 구호 외치며 꼼꼼히 확인
K9A1 자주포 앞 ‘안전 리플릿’ 교육
‘일일 위험성 평가 시스템’ 도입
데이터 기반 선제적 관리체계 구축
안전 생활화…육군 표준 모델 정립
지난 2일 찾은 육군수도포병여단. 포상 앞에 설치된 ‘안전 가디언(Guardian) 보드’에는 적색, 분홍색, 녹색으로 구분된 위험도가 표시돼 있었다. 장병들은 임무에 들어가기 전 보드 앞에 멈춰 서서 위험요소를 꼼꼼히 확인했다. ‘사고를 예방하는 훈련이 곧 전투력’이라는 새로운 기준이 확고하게 자리 잡은 모습이었다. 글=박상원/사진=조용학 기자
“안전이 곧 전투력”…현장에서 시작된 변화
이날 수도포병여단은 ‘더 안전한 내일의 날’을 선포하고 부대 운영의 중심을 안전으로 전환했다. 행사는 안전문화 결의대회를 시작으로 위험성평가체계(ARAS·Army Risk Assessment System) 교육, 안전전문평가단 임명, 위험예지훈련 순으로 진행됐다.
현장에서는 ‘위험성 평가’ 패치를 부착한 장병들이 주먹을 들어 올리며 결의를 다지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구호에 그치지 않고, 임무 수행 전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하겠다는 의지가 행동으로 드러난 모습이었다.
특히 포상 인근에 설치된 ‘안전 가디언 보드’는 이번 변화의 방향성을 가장 직관적으로 보여주는 장치였다. 안전 가디언 보드는 여단이 자체 제작한 안전관리 도구다. 작전·훈련 장소별 위험요소와 필수 안전수칙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도록 구성한 현장형 안전 게시판이다.
‘포상 작전·훈련 안전’ 항목 아래에는 △대포 기동경로 출입금지 △유도병 배치 △인화성 물질 경고 △끼임 주의 △포탑 선회 충격 주의 △화기 금지 등 실제 임무와 직결된 안전수칙이 그림과 함께 제시돼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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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병들은 해당 표식을 하나씩 짚으며 위험요소를 공유했고, 자연스럽게 ‘위험 인지→확인→점검’ 절차를 반복했다. 이는 형식적인 점검을 넘어, 임무 수행 전 전원이 같은 위험 인식을 공유하는 과정으로 기능하고 있었다.
여단은 이러한 보드를 포상, 사격장, 탄약고, 정비고 등 100여 개 지점에 설치해 현장 중심 안전 인프라를 구축했다. 색상으로 구분된 위험도 표시는 장병들이 직관적으로 위험 수준을 판단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여단 예하 석정대대 K9A1 자주포 포상 옆에서는 장병들이 ‘안전 리플릿’을 들고 교육받고 있었다.
리플릿에는 자주포 사격 절차별 위험요소와 대응 방안이 단계별로 정리돼 있었고, 포반장은 이를 기반으로 실제 상황을 가정한 교육을 진행했다. 장병들은 귀에 손을 대고 통신 상황을 가정하며 절차를 숙달했다. 동시에 단계별 안전수칙을 반복 확인했다. 이어 비사격 절차 훈련을 계속했다.
이런 방식은 기존 이론 중심 교육에서 벗어나 장비와 현장 중심 ‘체감형 안전교육’으로 전환된 모습이었다.
여단은 자주포 사격, 천무 운용 등 포병 특화 임무를 반영한 60여 종의 위험성 평가 리플릿을 자체 제작해 포대급까지 비치했다. 장병과 군무원들은 임무 수행 전 리플릿을 활용해 핵심 위험요소를 즉시 확인하고 점검할 수 있다. 부대원들이 안전의 중요성을 더욱 쉽고 깊이 있게 인지하면서, 부대의 안전사고를 사전 차단하는 효과를 거두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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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 가능성 낮추는 시스템 구축
여단은 ‘일일 위험성 평가 시스템’을 도입해 안전관리 체계를 한 단계 끌어올렸다. 매일 오후 진행되는 회의에서는 다음날 예정된 모든 훈련을 대상으로 위험요소를 재점검하고, 기상과 환경 변화까지 반영해 보완 대책을 수립한다. 기존 ‘훈련 전 사전 점검’ 중심에서 ‘실시간 대응’ 중심으로 전환된 구조로, 현장 상황 변화에 즉각 대응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부대 관계자는 “안전은 지시가 아니라 실천”이라며 “매일의 평가가 곧 훈련이라는 인식을 통해 안전을 체질화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변화는 사고 예방을 넘어 장병들의 근무여건 개선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장병들은 임무 수행 전 위험요소를 명확히 인지하고 대비함으로써 불확실성을 줄이고, 보다 안정된 환경에서 임무에 집중할 수 있게 됐다.
특히 고위험 장비 운용이 많은 포병부대 특성상 이 같은 안전체계는 장병들의 심리적 안정과 직결되며, 결과적으로 전투력 유지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여단은 이번 선포식을 계기로 ‘더 안전한 내일의 날’을 해빙기가 시작되는 4월 정례 활동으로 발전시키고, 일일 위험성 평가를 통해 축적된 데이터를 체계적으로 분석·관리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훈련은 물론 병영생활 전반의 위험요소를 사전에 식별하고 차단하는 ‘데이터 기반 선제적 안전관리 체계’를 구축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이충희(준장) 여단장은 “장비 운용이 핵심인 포병부대에서 안전은 대비태세 확립의 가장 기본이자 절대적인 기반”이라며 “앞으로도 포병 특성에 최적화된 실천적 안전 활동을 지속 발굴해 육군 안전훈련의 표준 모델로 정립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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