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경 넘어 지성의 교류 K국방의 저력을 배우다

입력 2026. 04. 05   11:23
업데이트 2026. 04. 05   1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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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군3사관학교서 프랑스 육군소위들을 만나다
군사교류 결실…佛 육군소위 첫 파견
높은 수준 교육으로 학술적 성과 일궈
언어·문화 장벽 넘어 연대 가치 확인
국방교류 강화·3사 위상 제고 마중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한·프 수교 140주년을 맞아 지난 2일부터 3일까지 프랑스 대통령으로는 11년 만에 방한했다. 양국 교류의 중요성이 부각되는 가운데 프랑스 생시르 육군사관학교(육사) 소속 소위 3명이 육군3사관학교(3사)에서 3개월간 연구하며 논문을 작성 중이어서 한·프 군사외교의 실질적인 성과로 주목받고 있다. 이는 양국 국방교류 강화의 마중물이 되는 것은 물론 3사의 우수한 인적자원과 교육시스템을 대내외에 알리는 기회가 되고 있다. 최한영 기자/사진 제공=이수우 병장

 

육군3사관학교에서 3개월간 연구하며 논문을 작성 중인 발렌자 가이아·고티에 드니·에르고 니콜라 프랑스 육군소위(왼쪽부터).
육군3사관학교에서 3개월간 연구하며 논문을 작성 중인 발렌자 가이아·고티에 드니·에르고 니콜라 프랑스 육군소위(왼쪽부터).

 


올 1월부터 3개월간 3사에서 연구

3사에 따르면 고티에 드니·에르고 니콜라·발렌자 가이아 프랑스 육군소위는 올해 1월 26일부터 4월 17일까지 한국에 머물며 논문을 작성하고 있다. 프랑스 육군소위가 3사에 파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프랑스 육사는 3년 과정으로, 2학년 수료 후 1년간 소위 계급으로 심화 교육과정을 이수한다. 이 중 3개월 국제학기 기간 본인 관심사에 따라 나라를 정해 체류하며 연구를 수행한다.

프랑스 육군 소위들의 결정에는 최근 들어 높아진 한국의 위상이 한몫했다. 가이아 소위는 “한국은 아시아 안보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며 “한강 작가의 『소년이 온다』를 읽은 것도 한국에 관한 관심을 높여줬다”고 말했다. 니콜라 소위는 “한국 역사와 특성을 배우고 싶은 호기심에 6·25전쟁 당시 프랑스대대의 역할에 관한 관심이 더해지며 한국에서 연구하기로 마음먹었다”고 언급했다.

3사가 미래 발전역량을 갖추기 위해 해외 사관학교들과 교류협력을 추진해 온 것도 밑바탕이 됐다. 3사는 2021년 9월 주한 프랑스대사관 무관부의 방문을 계기로 프랑스 육사와 상호 방문을 지속해 왔다. 지난해 9월에는 김호길(대령) 당시 교수부장 일행이 프랑스 육사와 학술·교육협력 협약을 체결하고 3사 생도 위탁교육, 프랑스 소위 수탁교육 등에 합의했다. 이에 따라 3사 심찬우·이상혁 생도가 지난 1월 20일부터 6월 12일까지 프랑스 육사 위탁교육을 받고 있다.

 

 

프랑스 육군소위와 이들을 지도하는 3사 교수진.
프랑스 육군소위와 이들을 지도하는 3사 교수진.

 

권지민(왼쪽) 교수가 니콜라 소위를 지도하고 있다.
권지민(왼쪽) 교수가 니콜라 소위를 지도하고 있다.

 


전담 지도교수 배정해 연구 도와

이 과정에서 프랑스 육군소위 수탁교육도 현실화했다. 3사는 전담 지도교수를 배정하고 개인별 전공·연구내용을 고려해 지도토록 했다. 드니 소위를 지도한 박동휘(중령) 군사사학과 교수는 “수탁장교들의 연구 주제를 사전에 확인한 다음 교수부에서 유사 전공 교수를 찾아 매칭했다”며 “3사가 처음 시작한 프로그램이라는 사실과 학교, 나아가 우리 군 발전에 이바지할 수 있다는 점에 이끌려 참여 의사를 적극 밝혔다”고 말했다.

가이아 소위를 지도한 박용준(중령) 법정학과 교수는 “연구 주제를 확인해 관련 학술논문, 서적 등을 사전에 수집했다”며 “발렌자 소위가 3사에 온 후에는 주 2회 이상 이론적 배경과 선행연구 검토, 연구 설계, 설문 조사, 인터뷰 지원 등 논문 작성에 필요한 전 과정을 적극 지원했다”고 설명했다.

3사는 프랑스 소위들의 적응을 돕기 위해 4학년 멘토 생도도 배정했다. 지도교수와 멘토 생도들의 관심 속에 이들은 연구에 매진할 수 있었다.

‘한국 육군 병사들의 복무인식이 참전의지에 미치는 영향 연구’가 논문 주제인 가이아 소위는 “병사 196명 대상 설문조사를 기반으로 전투의지에 영향을 미치는 다양한 요소를 통계적으로 분석했다”며 “지도교수(박용준 중령)의 도움으로 연구 구조 설계, 가설 설정, 조사 여건에 맞는 접근 방식 수립 등을 할 수 있었다”고 감사 인사를 전했다.

‘한국의 북한 적 인식’을 연구하는 드니 소위는 “지도교수(박동휘 중령)가 언어 장벽으로 인해 혼자 접근하기 어려운 한국어 자료를 찾는 데 도움을 줬다”고 강조했다. 권지민(소령) 정치외교학과 교수 지도로 ‘러·북 협력에 따른 한국군 대응방안과 인도·태평양지역 국제정세 연구’ 논문을 작성 중인 니콜라 소위는 “주변국 관계 속 한국의 전략적 위치를 보다 넓게 이해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연구 중간 3사, 나아가 한국을 이해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진 것도 수탁장교들에게는 의미 있는 성과다. 니콜라 소위는 “지난 2월 11일 ‘제75주년 지평리전투 전승 기념행사’에 참석한 것이 가장 인상 깊었다”며 “자유민주주의 국가 간 지원의 중요성을 되새기는 한편 이 과정에서 희생된 이들을 기억하게 해줬다”고 말했다. 지평리전투는 1951년 2월 13일부터 15일까지 미2사단 23연대와 프랑스대대가 중공군 공세에 맞서 대승을 거둔 전투다. 가이아 소위는 “지도교수인 박용준 중령 진급식 행사를 보며 한국군 문화 특성을 이해할 수 있었다”며 “가족들이 더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고 군악대 공연이 어우러지며 축제 같았다”고 회상했다.

 

3사 생도들과 체력단련 중인 프랑스 육군소위들.
3사 생도들과 체력단련 중인 프랑스 육군소위들.

 

프랑스 육군소위들과 멘토인 3사 4학년 생도들.
프랑스 육군소위들과 멘토인 3사 4학년 생도들.



한국에서의 경험, 양국 관계 발전으로

귀국을 보름여 앞둔 프랑스 소위들은 한국에서의 경험이 양국 관계 발전으로 이어지기를 바라고 있다. 가이아 소위는 “한국군 장교, 3사 생도들과 쌓은 우정은 학문적인 차원을 넘어 인간적인 유대 형성에 이바지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프랑스 소위들은 3사 교수진의 높은 수준과 장교·생도들이 보여준 환대도 오래 기억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3사 교수들도 프랑스 소위 수탁교육이 학교 위상 강화에 이바지할 것으로 보고 있다. 권 소령은 “프랑스 육사 출신 소위들이 연구를 위해 이곳에 파견을 왔다는 사실은 3사의 우수성을 대외에 알릴 기회가 될 것”이라며 “3사 위상 강화는 물론 생도 모집에도 자연스럽게 영향을 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용준 중령도 “프랑스 소위들이 한국에 대한 좋은 인식을 갖고, 자신들이 연구한 논문이 본국에서 유의미한 자료로 활용되면 3사와 수탁·위탁교육이 정착될 것”이라며 “이는 3사 생도들의 기회 역시 확장된다는 점에서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는 요소”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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